시민들은 모르는 서울시 상징 '해치'…캐릭터 띄우기 '땀나네'

입력 2023-03-30 14:41 수정 2023-03-30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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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만든 서울시 상징 동물 ‘해치’
올해 유튜브 ‘해치TV’에 약 2억원 투입
“해치 알리는 목적부터 확실하게 해야”

▲서울시 상징 캐릭터 '해치'. (자료제공=서울시)
▲서울시 상징 캐릭터 '해치'. (자료제공=서울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과거 재임 시절 만든 서울시 캐릭터 ‘해치’를 홍보하기 위해 매년 억 단위의 비용이 쓰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시가 유튜브 ‘해치TV’를 운영하며 투입하는 비용에 비해 대다수 시민에게 잘 홍보가 되지 않고 있어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시는 ‘2023년 해치TV 유튜브 채널 운영 활성화 및 영상콘텐츠 제작확산’ 사업에 2억5000여만 원을 투입해 용역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2008년 도입된 서울시 상징 캐릭터 ‘해치’는 서울의 600년 문화·역사를 담아 시비와 선악을 판단하는 상상 속의 동물을 형상화한 것이다. 당시 오 시장은 해치를 도입하며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 싱가포르의 ‘머라이언’ 같은 상징물처럼 키우겠다는 목표를 내세운 바 있다.

시는 2020년부터 기존 서울시 유튜브에서 해치 코너를 따로 분리해 ‘해치TV’ 채널을 개설했다. 실제로 2020~2022년에는 서울시 유튜브·해치TV를 같이 관리할 업체를 선정하는 용역 공고를 냈지만, 올해부터는 ‘해치TV’만을 따로 관리하는 용역 계약에 2억5200만 원을 투입했다.

시는 해치TV를 통해 1834세대(18~34세 젊은 시청자)의 눈높이에 맞춰 해치에 대한 팬덤을 형성하고, 서울 현장 곳곳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서울 시정을 자연스레 홍보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

해치 활용한 유튜브·조형물에도 대다수 시민은 ‘시큰둥’

▲유튜브 '해치TV'의 영상 목록. (자료제공=유튜브 '해치TV')
▲유튜브 '해치TV'의 영상 목록. (자료제공=유튜브 '해치TV')

하지만 ‘해치TV’에 투입한 비용에 비해서 시민들의 관심을 끄는 데는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해치TV의 구독자 수는 이날 오후 1시 기준 6800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EBS의 ‘자이언트펭TV’(184만 명), 고양시의 ‘고양TV’(1만8500명)에 비해서도 현저히 낮은 수치다.

현재 해치TV의 총 영상 수는 180개로, 시는 평균 조회 수를 1만 회 가량으로 추산하고 있다. 최근 콘텐츠는 우정테스트, 프리허그, 트로트 강습 등을 비롯한 일상 콘텐츠가 대다수지만, 도로 파손 찾기, 보신각의 비밀 등 서울시정과 일정 부분 연관된 콘텐츠도 생성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해치TV에서 해치의 특색을 살리는 콘텐츠나 구독자 수도 약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올해부터는 해치가 새롭게 도약하는 원년으로 삼아보자는 차원에서 해치TV를 별도 용역으로 주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 남산타워에 있는 해치 조형물. (김채빈 기자 chaebi@)
▲서울 중구 남산타워에 있는 해치 조형물. (김채빈 기자 chaebi@)

해치는 유튜브 채널에도 등장할 뿐만 아니라 서울 곳곳에 조형물로 설치됐지만, 시민들은 해치를 잘 모른다는 반응이 대다수다. 현재 남산서울타워, 북서울꿈의숲, 어린이대공원 등 국내외 방문객이 많은 주요 명소에는 해치 조형물이 포토존 형식으로 조성돼있다.

지난 28일 방문한 서울 중구 남산서울타워에는 해치 조형물이 광장 한편에 자리 잡고 있었다. 호주에서 온 캘리(26) 씨는 “한국 놀러 왔는데 남산에서 기념으로 사진 찍으라고 있는 캐릭터인 줄 알았다”며 “서울의 상징인 것까지는 (조형물 밑에 있는) 설명을 보고 알았다”고 전했다.

자녀와 함께 방문한 김동진(33) 씨는 “한강이나 다른 공원도 많이 놀러 갔었는데 아이서울유(I·SEOUL·U) 조형물은 많이 봤어도 해치는 잘 몰랐다”며 “아기들을 위한 인형도 팔면 좀 더 알 수도 있겠다”고 말했다.

강서구 ‘버튜버’·충주시 유튜브 ‘인기 만점’…“명확한 홍보 목적 필요”

▲서울 강서구가 새롭게 시작한 '공무원 버튜버' (자료제공=강서구)
▲서울 강서구가 새롭게 시작한 '공무원 버튜버' (자료제공=강서구)

최근에는 공무원들이 직접 나서서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홍보를 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충청북도 충주시의 공식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현재 32만6000명으로 홍보팀 공무원이 영상에 직접 등장하는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공무원의 일상부터 시작해 충주시의 행사, 관용차 리뷰 등을 진행하며 매번 영상이 올라올 때마다 댓글도 수천 개가 넘게 달리는 등 인기를 얻고 있다.

서울 강서구도 전국 최초로 카메라나 특수 장비를 통해 2D 또는 3D 캐릭터가 인터넷 방송을 진행하는 '공무원 버튜버'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달 21일 공개된 첫 번째 영상에서는 버튜버의 탄생 배경과 함께 강서구에 대한 정보를 쉽고 친근하게 전달했다. 댓글에는 ‘강서구민인 게 자랑스럽다’, ‘버튜버 마이크 새로 사달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강서구 관계자는 “기존에는 ‘i강서TV’를 통해 자체적으로 뉴스를 제공하고 있었다”며 “이번 버튜버는 해당 공무원이 직접 아이디어를 제안해서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유튜브 홍보에도 방향이나 목적을 명확히 할 필요성이 있다고 제언한다. 조재수 중부대 교수는 “서울시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도시고 그에 걸맞은 캐릭터를 만든 점 자체는 좋다”라면서도 “다만 해치TV를 운영한다는 것 자체가 잘못이 아니라 해치TV를 통해서 얻고자 하는 효과가 무엇인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핵심은 시의 정책이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서 미처 다루지 못했던 콘텐츠들이 나와야 시민들이 공감해주고 알아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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