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미 연준의 보폭 전환, 긴장의 끈 더 조이길

입력 2023-02-03 05:00 수정 2023-02-05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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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어제(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새 금리는 4.50~4.75%다. 지난해 4연속 자이언트스텝을 밟은 연준이 작년 12월 빅스텝에 이어 베이비스텝으로 전환한 것이다. 글로벌 시장이 기대하던 속도조절이 일단 가시화한 셈이다.

국내외 시장은 안도 랠리로 보폭 전환을 반겼다.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지수는 2.0% 급등했다. 달러화지수도 0.9% 하락했다. 국내 주식·채권·외환시장도 트리플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는 점에서 너무 일찍 샴페인을 터뜨리는 것은 아닌지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미 물가는 여전히 연준 목표인 연 2%보다 훨씬 높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지 않은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어제 제약적 수준까지 금리인상을 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면서 두어 차례 추가 인상을 시사했다. 파월의 연준이 매인지, 비둘기인지 헷갈리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한국은행과 우리 정책당국은 보다 신중한 대응으로 국내외 가변적 상황에 대처해야 한다. 당장 한미 간 기준금리 역전폭이 1.25%포인트까지 확대됐다. 자본유출 우려를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미 간 금리 역전폭이 1.25%포인트에 달했던 지난해 12월 채권시장에서 외국인은 4조 원 넘게 자금을 뺐다. 월별 기준 6년 10개월 만에 최대치였다. 금리 역전폭이 1.00%포인트로 줄었던 올 1월에도 3조6000억 원어치를 순매도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얼마 이상이면 위험하다고 판단하는 것이 굉장히 위험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일리가 있다. 하지만 다른 시각도 상존한다. 한국경제학회의 최근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많은 경제전문가들이 용인할 수 있는 금리역전 최대폭으로 0.75%포인트를 꼽았다.

국내 물가 상황 또한 녹록지 않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올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보면 전년 동월 대비 5.2% 올랐다. 석 달 만의 오름폭 확대다. 전기·가스·대중교통 등 공공요금 인상이 줄줄이 예고된 점도 악재다. 한은은 물가 상승세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미 연준의 보폭 전환에 기대어 보고 싶은 것만 볼 게 아니라 긴장의 끈을 조여야 한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어제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최적의 정책조합”을 언급했다. 인플레이션은 돈의 가치를 떨어뜨려 민생경제에 타격을 가하는 보이지 않는 도둑이다. 글로벌 경제, 국가 경제를 파국으로 몰 수도 있다. 고물가가 계속되는 한 한은은 본연의 목표인 물가안정에 중점을 둬야 한다. 한은이 제 할 일을 제대로 할 때 최적의 정책조합도 빛을 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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