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막 내린 다보스포럼…양극화ㆍ빈부격차 문제는 뒷전

입력 2023-01-20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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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에 대면행사…정ㆍ재계 인사 참여
'분열된 세계에서의 협력' 주제로 개최
기후 위기ㆍ우크라이나 지원 등 공감
신흥국 경제난ㆍ양극화 등 쟁점서 밀려

▲클라우스 슈밥 다포스포럼 회장 (AP 연합뉴스)
▲클라우스 슈밥 다포스포럼 회장 (AP 연합뉴스)

세계경제포럼(WEFㆍ다보스포럼) 연차총회가 20일(현지시간) 막을 내렸다.

3년 만에 대면 행사로 재개된 올해 다포스포럼은 전 세계 정ㆍ재계와 학계 인사 2700여 명이 참석했다.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세계 각국 정상 52명과 UN을 비롯한 국제기구 수장들도 나섰다.

이번 행사는 ‘분열된 세계에서의 협력’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그러나 분열된 세계에 대한 우려가 공유됐을 뿐 협력 방안에 관해서는 의견을 맞추지 못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지난 16일 시작해 5일간 진행한 다보스포럼에서 참석자들은 각국의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했다.

개막 이튿날 안토니우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은 특별연설을 통해 기후위기를 비롯해 인류가 직면한 위기 상황을 "5급 허리케인"에 비유했다.

그는 “지구 온도 상승 1.5도 제한은 사라지고 2.8도 상승으로 돌진 중”이라며 “우리는 기후위기 싸움에서 지고 있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각국이 모호한 탄소배출량 기준으로 감축 목표량을 바꾸기 쉽게 만들어 놓은 것이 주된 배경이라고 보고 투명한 탄소 감축 계획에 대한 기준 마련을 촉구했다.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기후위기 해법이라고 주장했지만, 보조금으로 자국 산업만 키우려는 불공정 조치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IRA는 미국 보호주의 경제 정책이라는 비판 속에 행사 기간 논란거리가 됐다.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이 17일 포럼 세션에서 미국의 IRA 입법에 대해 “파리기후협약 이후 가장 중요한 기후 협정”이라고 옹호하자, 유럽연합(EU) 진영의 비판이 뒤따랐다.

같은 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특별연성에서 “보조금을 비롯한 특정 요소를 두고 우려가 제기되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다음 날 EU는 IRA에 대응해 역내 친환경 산업을 육성할 입법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은 보호주의가 글로벌 무역을 위축시키고 저성장을 불러온다고 주장했지만, 미국과 EU의 경제 패권 속 눈치 싸움에서 저성장 타개책을 세울 기회를 놓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저성장이 유력시된다는 다보스포럼의 보고서는 개막일인 16일부터 나왔다. 각국을 대표하는 50명의 경제학자 가운데 3분의 2 이상이 올해 글로벌 경기가 침체에 빠진다고 예상한 내용이었지만, 시선은 IRA로 쏠렸다.

류허 중국 부총리는 특별연설에서 “저성장 우려 속에서도 올해 중국 경제가 성장세로 돌아올 것이 확실시된다”라며 해외 투자자 관심을 얻고자 노력했다.

이런 가운데 보호주의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망가진 글로벌 시장의 공급망을 복원하자는 한국 정부의 목소리는 논의에 공감을 샀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특별연설에서 “공급망의 복원력 강화는 자유와 연대라는 정신을 바탕으로 풀어나가야 할 것”이라며 “튼튼한 연대를 통해 복원력 있는 공급망을 구축하고, 세계시민의 공존을 추구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2023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 단독 특별연설에서 '행동하는 연대를 위하여'를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이번 정상 특별연설은 2010년 이명박 전 대통령, 2014년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9년 만에 대면으로 이뤄졌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2023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 단독 특별연설에서 '행동하는 연대를 위하여'를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이번 정상 특별연설은 2010년 이명박 전 대통령, 2014년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9년 만에 대면으로 이뤄졌다. (연합뉴스)

다보스에 온 인사들의 목소리가 좀처럼 모인 건 우크라이나 지원이었다.

전쟁 장기화 속에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습으로 민간인들이 피해를 겪고 있다는 젤린스키 대통령의 부인 을레나 젤린스키 여사의 특별연설은 참가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젤린스키 대통령도 온라인 연설로 “자유 세계가 생각하는 시간을 테러국가는 살인하는 데 이용한다”라면서 지원을 요청했다.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은 절대로 중단되지 않을 것”이라며 “180억 유로(약 24조7000억 원)를 장기 차관 형태로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해 제공하겠다”라는 언급했다.

안보 관련 포럼에 참석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은 독일제 탱크를 신속하게 우크라이나에 지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이번 포럼에서는 양극화, 불평등을 해소할 방안을 논의하는 세션도 열렸다.

가뭄을 비롯한 경제난을 겪는 아프리카 민간 경제를 성장하게 할 방안을 토론하는 세션, 보호무역주의와 세계 각국의 긴축 정책 속에 경제 상황이 취약해진 신흥국 투자 방안 등이 다뤄졌다.

그러나 이런 사안들은 다보스의 유력 인사 연설이나 외교 쟁점 등에 쏠린 탓에 밀려났다고 평가받았다.

2000년대 들어 다보스포럼이 난민과 빈부 격차 등의 문제를 논의 주제에 포함하기 시작했지만, 실제로는 반향을 얻지 못하는 상황이 거듭돼왔다.

올해 미국과 중국, 영국과 프랑스 등 주요국 정상들이 불참한 점도 다보스포럼이 점차 권위를 잃어가는 것 아니냐는 문제가 제기된다. 탈세계화 경향이 짙어지면서 국제기구가 조율 기능을 잃고 있다는 분석과도 맥을 같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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