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현철 변호사 “복합위기 시대…M&A 장기 전략이 중요”

입력 2023-01-2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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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안현철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변호사

“‘선행조건’ 협상 한층 치열해질 것”
2023년 M&A 시장 키워드 ‘시너지’
“규제보단 경제주체 심리 더 중요”

▲ 안현철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변호사가 지난 19일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복합위기 시대 성공적인 M&A를 위해서는 장기적인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 제공 =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 안현철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변호사가 지난 19일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복합위기 시대 성공적인 M&A를 위해서는 장기적인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 제공 =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경제에서 변동성이 커지면서 인수ㆍ합병(M&A) 시장도 불확실성이 증대됐습니다. 도장 찍으면 종결까지 의문이 없었던 과거와 달리 이젠 분쟁이 많아진 것이죠.

안현철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변호사는 지난 19일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갖고, 변화하는 M&A 추세를 간결하게 진단했다. 불확실성 증대에 따른 분쟁이 바로 그것. M&A 계약 체결 뒤 종결까지 미국 기준금리 인상, 전쟁 발발 등 다양한 상황이 급변하면 거래 당사자 간 이견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M&A, 에너지·인프라, 건설 등 영역에서 15년간 자문해온 그는 앞으로 '선행조건' 협상이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정 내용이 충족돼야 거래가 마무리되는데 이를 소위 '선행조건'이라고 합니다. 예전부터 선행조건 협상이 쉽지 않았지만 이제는 더 격렬해질 가능성이 큽니다. 계약서를 쓰는 단계에서 예전엔 생각하지 못했던 상황을 가정하고 어떻게 처리할지 쓰게 되니 계약서가 두꺼워질 수밖에 없죠. 과거에는 '플레이어'라고 하는 사람끼리 '우리 사이에 그런 거까지 필요하냐'고 했는데 지금은 위약금이나 위약벌을 넣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논의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안 변호사는 경제가 '복합위기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판단했다. 그가 생각하는 복합위기란 여러 가지 변수들이 예측할 수 없게, 동시에 발생하는 위기를 뜻한다. 전쟁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같은 전염병을 비롯해 금리 인상 등 경제요인까지. 복합적인 요인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게 되면 기업이 M&A를 포함한 사업 계획을 세우기 어려워진다는 것이 안 변호사 생각이다.

"복합위기 시대에 M&A를 성공적으로 끝내기 위해서는 '장기전략'을 잘 세워야 합니다. 복합위기 전에는 유동성이 풍부해 M&A가 많았고 단기 전략이 주를 이뤘죠.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는 가정을 두고 전략을 짰던 겁니다. 가치에 따른 M&A가 많았던 것도 이 때문이죠. 가치 평가를 해보고 싸다고 생각하면 샀습니다. 이제는 대기업 등 경제 주체들이 장기적인 전략을 수립해 어떤 M&A를 했을 때 그룹의 큰 그림에 맞는지, 상황이 달라지더라도 가치가 있는 M&A인지 검토해야 할 시점입니다. 정말 필요하면 비싸도 사는 시대죠."

그는 장기전략과 함께 '시너지'를 2023년 M&A 시장을 관통하는 키워드로 꼽았다.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으로 본래 영위하는 업종 외에 다른 업종과 시너지를 내기 위한 M&A가 중요해졌다는 것. 시너지를 고려해 국내 회사라도 해외 회사와 M&A를 추진하고, 유통 전문회사가 제조업과 금융회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하면 과감하게 M&A를 시도한다고 부연했다.

"과거에는 업종이 다른 회사 간에 M&A를 하거나 사업 확장하는 경우가 많지 않았어요. 이제는 업종이 다르더라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면 M&A를 하는 추세죠. 현대중공업그룹도 미국 빅데이터 기업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팔란티어)와 합작회사를 만들어서 생산기술 고도화를 꾀하고 있죠. 경쟁자를 인수해서 규모의 경제를 노린 지난날과 달리 시너지에 대한 고민이 많아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일각에서는 국내 M&A 건수가 해외에 비해 적어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안 변호사는 고개를 저었다. 선진국과 비교해도 M&A 관련 규제가 많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건수나 크기 등도 국내 경제 규모와 견줘보면 그리 적지 않다고 언급했다. 그는 올해 국내 경제 전망이 비관적이지 않다고 밝히면서 올해 하반기께 M&A가 많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저야 M&A를 담당하는 변호사니 건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죠(웃음). 하지만 건수를 규제와 연결해서 얘기하기는 어렵습니다. 미국과 비교했을 때 규제 때문에 M&A가 적다고 보진 않아요. 퍼센티지로 따지면 한국 M&A가 활발하지 않다고 볼 수도 없고요. 규제보다는 상황이나 경제 주체들 생각이 M&A에 더 영향을 미치죠. 심리가 중요한 것이지요. 앞으로도 국내 기업들이 세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나아가는데 법률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조력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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