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정부 정책포럼 ‘사의재’…“전 정부 범죄로 둔갑 안 돼”

입력 2023-01-18 13:49 수정 2023-01-18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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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정부 인사 한자리…정책 포럼 '사의재' 출범
상임대표 박능후·정현백·조대엽
고문에는 정세균·이낙연·김부겸 전 국무총리
감사원 수사 등 정치 현안에 적극 대응 예고
친문 결집 세력 시선엔 "文 정부 국정운영 참여자일 뿐" 경계
'대안 정책' 제시 강조…민주당과 정책 협업도

▲18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사의재 창립 기자회견 기념 촬영 현장.  (유혜림 기자 @wiseforest)
▲18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사의재 창립 기자회견 기념 촬영 현장. (유혜림 기자 @wiseforest)

‘친문(친문재인)계’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문재인 정부 당시 장·차관 및 청와대 출신 인사들로 구성된 정책포럼 ‘사의재’가 18일 공식 출범하면서다. 윤석열 정부의 ‘전 정부 지우기’에 맞서 정책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게 사의재의 포부다. 다만, 이재명 당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짙어진 상황에서 친문계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구심점 역할을 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사의재 창립 기자회견에는 100여 석 규모의 회견장이 일찌감치 채워졌다. 문재인 정부에서 장관, 청와대 수석비서관, 국책기관장 등을 지낸 인사들이 현장을 찾았으며 회원 규모는 300여 명에 달한다. 현역 의원 중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범계·전해철·윤건영·윤영찬·고민정·이용선·한병도 의원 등이 참석했다. 사의재는 정치·경제·사회·외교안보 4개 분과를 운영해 전임 정부의 정책을 성찰하고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상임대표를 맡은 박능후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작금의 상황은 정말 좁은 사법의 틀에 갇혔다. 이것을 토론의 광장으로 끌어내서 국가와 민족, 우리 사회의 미래 비전을 보여주고 방법을 찾고자 하는 게 저희의 뜻”이라고 밝혔다. 공동대표에는 정현백 전 여성가족부 장관과 조대엽 전 정책기획위원장이 선임됐다.

▲사의재 포럼의 상임대표를 맡은 박능후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작금의 상황은 정말 좁은 사법의 틀에 갇혔다"며 전 정부 정책 계승 및 발전을 위한 대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유혜림 기자 @wiseforest)
▲사의재 포럼의 상임대표를 맡은 박능후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작금의 상황은 정말 좁은 사법의 틀에 갇혔다"며 전 정부 정책 계승 및 발전을 위한 대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유혜림 기자 @wiseforest)

사의재 출범 첫 일성은 ‘윤석열 정부’를 향했다. 고문을 맡은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회견장을 찾아 “새 정부 출범하고 잘해주기를 우리 모두 국민과 함께 바람을 갖고 기대했을 것”이라며 “벌써 8개월 기간이 흘렀는데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보다는 오히려 걱정과 근심을 주는 그런 정부가 아닌가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낙연·김부겸 전 국무총리도 고문 명단에 이름을 올려 힘을 실어줬다.

이들은 정치 현안에도 적극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감사원은 전 정부를 겨냥해 34개에 달하는 ‘특정사안감사’을 진행하고 있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에서부터 ‘탈원전 정책’, ‘통계조작 의혹’ 등이 대표적이다. 이중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 최고위급 인사들이 연루된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은 오는 20일 첫 재판을 앞두고 있다. 사의재는 ‘표적 감사’라고 보고, 공동 대응에도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사의재 포럼의 고문을 맡은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이날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유혜림 기자 @wiseforest)
▲사의재 포럼의 고문을 맡은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이날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유혜림 기자 @wiseforest)

조대엽 전 정책기획위원장은 “현 정부의 도를 넘어서는 전 정부 지우기나 전 정부 정책 과정을 범죄로 둔갑시키는, 전대 미문의 국정운영은 전 정부 5년의 국민을 지우고 (지난) 5년의 대한민국을 비트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현 정부가 지우거나 범죄화하고자 하는 대한민국의 역사를 국민과 함께 꼼꼼히 확인하고 사실과 거짓을 분명하게 할 것”이라고 대응을 예고했다.

위원장 없이 출범한 ‘외교 분과’가 복잡한 상황을 말해준다. 운영위원장을 맡은 방정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은 본지 질의에 “아무래도 지금 현재 기소되거나 피의자 선상에 올라 있는 분들을 위원장으로 모시기도 어려웠다”며 “다른 분을 모시기도 어렵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고사한 건 아니다”라고 답했다.

사의재 출범을 두고 친문계가 본격적으로 결집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많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향한 검찰 수사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데다 내년 총선도 앞두고 있어서다. 박능후 전 장관은 이 같은 시선에 대해 “친문 세력의 결집이라기보다 문재인 정부에서 국정 운영에 참여했던 분들이 모이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친문이라는 이름으로 모인 것이 아니라 앞 정부에 있었던 국정운영에 대해서 반성하고 성찰하고 개선, 발전시킬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초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방정균 전 시민사회수석도 “문재인 정부 5년의 과정을 되돌아보기 이전에 김대중·노무현·문재인으로 이어지는 민주당 정부의 정책들을 한번 살펴보겠다는 목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한병도 의원은 본지에 “사안의 중요도에 따라서 입법적 대안이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원내와 이야기하고 법안 발의로도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포럼과 관련해서 문재인 전 대통령의 서면 축사 등 별도의 메시지는 없었다. 박 전 장관은 “자발적인 모임이기 때문에 요청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의재는 다산 정약용 선생이 전남 강진에 유배됐을 당시 머무르며 집필에 매진하던 주막집 이름으로, 문 전 대통령을 정조에 빗대 정책 성과를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사의재 포럼의 상임대표를 맡은 박능후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행사를 마치고 악수를 하고 있다.  (유혜림 기자 @wiseforest)
▲사의재 포럼의 상임대표를 맡은 박능후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행사를 마치고 악수를 하고 있다. (유혜림 기자 @wisefo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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