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처분 신청에 고소까지…과열되는 대한변협 회장 선거

입력 2023-01-0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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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2월 28일 대구대구지방변호사회에서 열린 ‘제52대 대한변호사협회 협회장 선거 후보자 초청 합동연설회'에서 대구지방변호사회 이석화(왼쪽부터) 회장과 기호 1번 김영훈 후보, 기호 2번 안병희 후보, 기호 3번 박종흔 후보가 나란히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안병희 후보 측)
▲ 지난해 12월 28일 대구대구지방변호사회에서 열린 ‘제52대 대한변호사협회 협회장 선거 후보자 초청 합동연설회'에서 대구지방변호사회 이석화(왼쪽부터) 회장과 기호 1번 김영훈 후보, 기호 2번 안병희 후보, 기호 3번 박종흔 후보가 나란히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안병희 후보 측)

제52대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선거를 앞두고 가처분 신청과 고소가 난무하면서 과열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간 변협 회장 선거는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는 경향이 있었지만 민간 법률플랫폼과의 갈등은 물론 후보자가 변협 현 집행부를 비판하면서 법조계 안팎으로 이목이 쏠리는 상황이다.

대법관ㆍ검찰총장 후보자 추천권 갖는 변협 회장…선거 ‘3파전’

법조계에서 변협 회장이 갖는 영향력은 남다르다. 변협 회장은 변호사 등록 허가ㆍ취소뿐 아니라 법률사무소와 법무법인 설립ㆍ인가, 대법관ㆍ검찰총장ㆍ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ㆍ상설특별검사 후보자 추천 권한을 지닌다. 다른 협회장과 달리 변협 회장은 부처 장ㆍ차관에 준하는 권한을 가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번 선거에는 김영훈(58ㆍ사법연수원 27기), 안병희(60ㆍ군법무관시험 7회), 박종흔(56ㆍ연수원 31기) 변호사가 3파전을 벌인다. 김영훈 변호사와 박종흔 변호사는 현재 변협 부협회장과 수석 부협회장을 각각 맡고 있다. 안병희 변호사는 현 변협 집행부와 날을 세우고 있다.

김영훈 변호사는 △변호사 단결로 사설 플랫폼 아웃 △법학전문대학원 학제 개편으로 유사직역 통합 및 변호사 배출 감축 △국선변호사 보수 대폭 인상, 형사 성공보수 부활 등 변호사 소득 증대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안병희 변호사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확대 도입 △불필요한 변호사 광고 제한 규정 철폐 △전국단위 직역수호특별위원회 신설 등 직역 수호와 직역 확대 △광고 주체를 변호사로 한정하는 내용의 변호사법 개정으로 민간 법률플랫폼 저지 등을 주장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박종흔 변호사는 △사설 플랫폼 척결 △여성ㆍ청년변호사의 권익 신장 △변호사 필수주의 도입 등 직역창출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 제52대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선거에 출마한 안병희 변호사가 지난해 12월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변호사 협회장 선거관리위원회가 결정한 선거 홍보물 관련 가처분 신청을 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제52대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선거에 출마한 안병희 변호사가 지난해 12월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변호사 협회장 선거관리위원회가 결정한 선거 홍보물 관련 가처분 신청을 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진흙탕 싸움' 전개되는 변협 회장 선거

그동안 큰 잡음 없이 치러졌던 변협 회장 선거지만 이번엔 다르다. 선거 공보물 내용을 두고 후보자와 협회가 실랑이를 벌이는가 하면 후배 변호사가 폭행을 당했다며 후보자로 나선 변호사를 고소하는 일도 벌어졌다.

안병희 변호사는 선거운동을 위한 1차 공보물에 '특정 단체 출신 변호사들이 변협과 서울지방변호사회 주요 직책을 교차로 맡아 회무를 독점하고 플랫폼, 유사 직역 관련 소송을 '셀프 수임'하고 임원 수당을 대폭 '셀프 인상'했다'는 내용을 담았다. 변협 선거관리위원회는 해당 내용이 변호사단체 명예와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금지한 '협회장과 대의원 선거 규칙'을 위반했다며 즉각 1차 수정을 요구했다.

안 변호사 측은 일부 내용을 수정했지만 변협은 내용이 담긴 면을 전체 삭제하라고 요구했고, 재검토 결과를 반영하지 않으면 인쇄물을 선거권자들에게 보내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 안 변호사는 1차 공보물 발송 시기에 맞춰 선관위가 지적한 내용을 삭제했지만 2차 공보물 발송 때 1차 수정본을 그대로 발송해달라며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재판부는 안 후보 측 이의제기가 타당하다고 인정했다.

안 변호사는 일련의 사태가 벌어진 원인으로 현 집행부를 지목했다. 그는 "현 대한변협 집행부는 대부분 현직을 유지하며 부협회장 출신인 김영훈 후보의 선거운동원으로 활동하고 있다"며 "자기들이 회무를 장악하는 데에만 급급하다.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인 지금이라도 정정당당하게 선거를 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변호사는 후배 변호사의 손목을 잡아 비틀고 밀친 혐의로 고소당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고소장을 낸 후배 변호사는 2020년 1월 제51대 변협회장 선거 결선투표 당시 채증을 위해 동영상 촬영을 하던 중 안 변호사가 "왜 자신의 얼굴을 찍느냐"며 손목을 비틀고 밀치는 등 폭행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이 사실을 알리자 안 변호사는 후배 변호사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고, 후배 변호사 역시 피해 장면이 담긴 영상과 함께 고소장을 접수했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법조계 "변협회장 선거, 품위 지켜줬으면"

변협 회장 선거는 '그들만의 리그'로 불렸지만 이번에는 '로톡' 등 민간 법률플랫폼과 함께 후보자를 둘러싼 사건들이 맞물리며 관심도가 높아졌다. 법률플랫폼 해결 방안을 놓고 세 후보 의견도 다르다. 김 변호사는 '사설 플랫폼 아웃'을 공언했고 안 변호사는 현 집행부 기조와 달리 징계보다는 근본적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박 변호사는 변협이 만든 공공플랫폼 '나의 변호사'를 활성화하겠다는 대안을 내놓고 있다.

변호사들 사이에서는 선거가 품위 있게 마무리되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이권을 다투는 경쟁이지만 네거티브 전략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서울의 한 30대 변호사는 "문제를 지적하는 것은 좋지만 자칫 같은 업계 종사자끼리 비난하는 일은 멈췄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40대 변호사는 "로톡을 사용한 변호사를 징계하느냐 마느냐로 의견이 나뉘는 데다, 결선투표 폐지로 결과를 예측하기가 힘들어졌다"며 "밖에서 보기에 볼썽사납지 않은 모습으로 선거가 끝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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