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LA항, 공급망 혼란·파업 불안에 22년 만에 뉴욕에 1위 빼앗겨

입력 2022-12-11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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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항 화물 물동량, 3개월간 전년 대비 25% 감소
팬데믹 기간 공급망 혼란에 동해안이 대안 부상
7월 1일 이후 노동자 2만 명 계약 못해 파업 위험 고조
미·중 갈등 배경 대유럽 교역량 증가도 동부 부각시켜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항구가 22년 만에 ‘미국에서 가장 물동량 많은 항구’라는 지위를 내줬다. 공급망 혼란과 파업 불안이 LA항의 업황 부진으로 이어졌다. 1위 자리는 뉴욕·뉴저지항이 차지했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N방송 등에 따르면 LA항 화물 물동량은 최근 3개월간 전년 대비 25% 감소했다. 이는 2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5년 평균과 비교하면 17.3% 줄어든 실적이다.

대신 뉴욕·뉴저지항을 비롯해 조지아주 사바나와 휴스턴,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 등 동부 항구가 호황을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 교역 중심이 서부에서 동부와 남부로 이동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뉴욕·뉴저지항만공사의 릭 코튼 전무는 “기록적인 수준의 화물 유입이 계속되고 있다”며 “우리의 목표는 가능한 한 많은 사업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서해안 항구들은 그간 아시아와 가깝다는 지리적 이점으로 많은 혜택을 받아왔다. 한국과 중국 등에서 들어오는 막대한 수입물량을 담당했기 때문이다. 2003년까지 시애틀에서 샌디에이고에 이르는 서해안 항구들은 아시아 수입 컨테이너의 약 70%를 처리했는데, 대부분이 LA항과 롱비치항을 거쳐야 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항에 컨테이너들이 쌓여져 있다. 로스앤젤레스(미국)/AP뉴시스
▲미국 로스앤젤레스(LA)항에 컨테이너들이 쌓여져 있다. 로스앤젤레스(미국)/AP뉴시스

그러나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기간 공급망 혼란이 불거지면서 이들은 스포트라이트를 잃기 시작했다. 팬데믹 봉쇄에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진 미국인들은 가정용품을 대량으로 주문했고, 그 결과 올해 1월 캘리포니아 연안에서 입항하지 못한 채 대기하는 선박은 최대 109척에 달했다.

화물 지연은 배송 기간을 몇 주에서 최대 몇 달씩 늘렸고, 이후 의류업체 등 기업들 사이에선 동해안 항구를 통한 새 입항루트를 개척하는 게 중요해졌다. 과거 수입량의 90%를 LA항과 롱비치항을 통해 받았던 아베크롬비앤드피치는 이제 물량의 25%를 동해안 항구를 통해 처리하고 있다.

세코로지스틱스의 크레이그 그로스가트 수석 부사장은 “LA항과 롱비치항에 전적으로 의존하면서 작업을 망친 고객들이 너무 많다”며 “이들은 공급망을 확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부 항만 근로자들의 파업 위협도 항구 지각변동에 영향을 미쳤다. 서해안에서만 약 2만 명 항만 노동자들이 노사 계약 만료일인 7월 1일부터 새로운 계약 체결 없이 근무하고 있고, 이에 현장에선 파업이 언제 시작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화물철도 파업은 의회의 노사 합의안 강제법 통과로 일단락됐지만, 항만 파업은 여전히 시한폭탄으로 남았다.

그밖에 파나마 운하가 2016년 확장된 이후 대형 선박이 미국 서쪽에서 동쪽으로 더 쉽게 이동할 수 있게 됐고 미·중 갈등 고조를 배경으로 미국과 유럽의 교역량이 올해 크게 늘어난 것도 뉴욕·뉴저지항 등 동부 항구가 두각을 나타낸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와 함께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동해안에서 화물 인프라를 확충하는 작업이 가속하고 있어 LA항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질 위기에 처했다. 현재 펜실베이니아주 뉴빌에 물류센터가 신설돼 뉴욕·뉴저지항 물품을 처리할 계획이며, 내년엔 노스캐롤라이나주 가스토니아에 찰스턴항과 사바나항 물품을 처리할 물류센터가 개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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