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불완전판매 "몰랐어도 CEO 책임"… '금융판 중대재해법'에 술렁

입력 2022-11-29 16:40 수정 2022-11-29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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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중 세부 계획안 발표… 관련 법령 개정 방안도 마련

금융위원회가 29일 발표한 ‘금융권 내부통제 제도개선 TF(태스크포스)’ 중간 결과의 핵심은 최고경영자(CEO)와 임원, 이사회의 내부 통제와 관련된 책임을 강화하는 것이다.

사고 발생 시 “해당 사실을 알 수 없었다”라는 변명 대신, “사고 방지를 위해 어떤 노력을 취했는지”를 적극 소명토록 한다는 것이다. 그간 내부통제 관리의무를 단순 부과했던 것을 넘어 총괄적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인데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금융당국은 중대 금융사고가 발생할 경우 최고경영자(CEO)의 책임을 강화하고, 내년까지 구체적인 세부 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필요할 경우 법령 개정 방안도 마련할 예정이다.

최근 DLF(해외금리연계형 파생결합펀드) 등 사모펀드 환매사태 등에서 대표이사의 내부통제 책임 문제가 부각됐으나 해당 금융사의 최고 경영자는 DLF 사태와 관련한 징계에 대해 불복 소송을 제기, 대법원까지 올라간 상태다.

다만 현실적으로 대표이사가 모든 금융사고를 방지하는 것은 어려운 만큼 책임 범위는 사회적 파장이나 소비자·금융회사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한 ‘중대 금융사고’에 한정할 계획이다. 금융권에서는 ‘중대한 금융사고’를 어떻게 규정할 지에 관심을 쏟고 있다.

금융위는 이와 관련해 중대 금융사고의 범위는 일정 금액 또는 일정 기간 이상의 불완전 판매, IT 전산사고(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 등), 횡령, 불법외환거래 등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5월 발생한 우리은행 직원의 700억 원대 횡령 사고 등이 이에 해당하는데, 보다 명확한 범위는 추후 논의 통해 구체적으로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또 이미 발생한 사건·사고에 대한 소급적용 여부도 관심사다. 금융위는 이날 소급 적용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법령을 개정하기 이전에 발생한 금융사고에 대해서도 경우에 따라 소급 적용이 가능하다”고 했다. 사고 발생 시점을 기준으로 적발 시점까지 CEO의 내부통제 개선 여부에 따라 소급 적용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다만 이와 관련해서도 추후 의견수렴 등을 거쳐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사회에 대한 내부통제 책임도 강화된다.TF는 금융회사 이사회가 경영진의 내부통제 관리업무를 감독하도록 이사회의 내부통제 감시·감독의무도 명문화할 계획이다. 이사회의 관리 의무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사회의 관리·감독 부실이 드러났을 경우 금융지주 회장이나 사외이사들도 제재 대상이 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융위 측은 이와 관련해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기에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도 “금융지주 회장도 자회사 경영관리 및 적절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운영할 의무가 있기에 책임을 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TF중간 결과 발표에 금융권에선 금융당국의 과도한 개입으로 금융산업이 위축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금융위는 내부통제 규제 강화 측면이 아닌 금융사고 방지를 위한 취지라는 입장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번 제도개선은 금융회사가 내부통제를 외부로부터 주어진 규제가 아닌, 경영전략이자 조직문화로 받아들이도록 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대표이사가 수익창출을 위한 성과관리와 금융사고 방지를 위한 위험통제를 균형 있게 수행해 궁극적으로 금융사고 발생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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