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증시, 2008년 금융위기 ‘데자뷔’...연준 FOMC 주목

입력 2022-10-31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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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행-선행 PER 역전
신흥국 기업 순익 빠른 감소 가능성 시사
역전 나타난 것은 2008년 10월이 마지막
골드만, 내년 3월 금리 5% 도달 전망

▲인도 하이데라바드의 한 가구 매장에서 종업원이 앉아서 스마트폰을 보고 있다. 하이데바라드(인도)/AP뉴시스
▲인도 하이데라바드의 한 가구 매장에서 종업원이 앉아서 스마트폰을 보고 있다. 하이데바라드(인도)/AP뉴시스
신흥국 증시에서 실제-예상 주가수익비율(PER) 역전이 발생했다. 신흥국 기업 순이익 감소세가 가팔라질 수 있다는 신호다. 해당 현상이 마지막으로 나타난 때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008년 10월이었다. 신흥국 증시가 세계 긴축 움직임의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이번 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정이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MSCI신흥시장지수에서 최근 12개월 순익을 반영한 후행 PER가 9.55배로 향후 12개월 순익 추정치를 기준으로 한 선행 PER(10.1배)에 역전됐다. PER는 주가를 주당순익으로 나눈 값이다. 통상적으로 선행 PER는 후행 PER보다 낮다. 순익이 늘어날 것이란 예상이 일반적이어서 선행 PER를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이런 역전 현상은 신흥국 지수 편입 기업들의 순익이 빠르게 감소할 것으로 시장이 보고 있음을 시사한다. 사이먼 퀸자노-에반스 젬코프캐피털매니지먼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기침체 우려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우리가 변곡점에 와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신흥국 증시에서 PER 역전이 발생한 건 2008년 10월이 마지막이었다. 전월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가 수면으로 떠오른 직후다. 블룸버그는 현재 신흥국 증시가 리먼 사태를 떠올리게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올해 신흥국 증시는 거시경제 역풍을 맞아 크게 흔들렸다. 연준의 공격적 긴축, 달러 강세, 저성장 여파로 올해 MSCI신흥시장지수는 31% 하락했다. 선진국 지수가 18% 빠진 것과 대조된다.

신흥시장에 대한 비관론이 커지면서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평균 순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지난 12개월간 순익 감소는 3.8%에 그쳤지만, 전망치를 약 16% 낮추면서 후행 PER가 선행 PER를 밑돌게 된 것이다. 해스나인 말릭 텔리메르 전략가는 “글로벌 수요 약화와 투입 비용 증가로 신흥시장의 순익 전망이 압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퀸자노-에반스는 “신흥국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개선되기 위해서는 연준의 매파 기조가 누그러들고 강달러 움직임도 진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2008년 PER가 역전되고 나서 5개월 만인 이듬해 3월 증시가 랠리를 보였다는 점에서 현재 국면이 바닥일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그러나 당시와 현재는 상황이 다르다는 반론도 나온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연준이 대규모 완화정책으로 부양에 나섰지만 지금은 긴축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들은 “연준이 내달 1~2일 열리는 FOMC에서 0.75%p, 12월에는 0.5%p, 내년 2월과 3월에는 각각 0.25%p 인상해 미국의 기준금리가 5%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그 배경으로 인플레이션이 지나치게 높아서 경제를 냉각시킬 필요가 있다는 점을 들었다.

결국 이번 주 열리는 FOMC에서 연준이 어떤 입장을 표명할지가 향후 신흥국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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