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화수분처럼 쏟아지는 첨단기술…창원 LG스마트파크

입력 2022-10-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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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ㆍ빅데이터ㆍ디지털트윈 집약
근무자 피로도 낮추고 생산성↑
위험한 작업 모두 로봇이 수행
세계人 모이는 ‘가전의 심장부’

▲창원 LG스마트파크 통합생산동 전경. (사진제공=LG전자)
▲창원 LG스마트파크 통합생산동 전경. (사진제공=LG전자)

‘지구가 도는 한 라인은 돈다.’

‘창원 LG스마트파크’ 통합생산동 천장에 붙은 문구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 문구처럼 스마트파크는 쉴새 없이 분주하다. 거대한 공장 외관과 멈추지 않는 냉장고 생산설비를 보니 ‘전 세계 가전의 심장부’라는 말을 실감한다.

2022년 10월 기준, LG전자는 경남 창원시에 ‘스마트파크1’와 ‘스마트파크2’를 운영 중이다. 각각 대지면적 기준 25만6000㎡(7만8000평), 42만㎡(17만5000평) 규모. 이날 방문한 스마트파크1의 크기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축구장 약 35개 규모의 스마트파크1은 통합생산동과 3개의 생산동, 연구개발(R&D) 센터 등이 있다. 근무 인원만 1500명에 달한다. 냉장고, 오븐, 식기세척기, 정수기의 생산 거점이다. 스마트파크2에서는 에어컨과 세탁기, 압축기, 모터 등을 만든다.

서영원 LG전자 H&A경영관리담당 팀장은 “과거에는 이곳을 1공장, 2공장으로 불렀는데 새로운 네이밍 공모를 통해 올 1월부터 스마트파크로 부르게 됐다”며 “지상 20층, 지하 2층 규모의 창원 연구개발센터는 글로벌 가전 R&D의 중추 기지”라고 설명한다.

가전업계 최초 등대공장…똑똑한 기술 한자리에

▲직원들이 LG스마트파크의 지능형 공정시스템이 보여주는 버츄얼 팩토리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직원들이 LG스마트파크의 지능형 공정시스템이 보여주는 버츄얼 팩토리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올해 3월 창원 LG스마트파크는 국내 가전업계 최초로 세계경제포럼(WEF) ‘등대공장’으로 선정됐다. 등대공장은 밤하늘에 등대가 불을 비춰 길을 안내하는 것처럼 첨단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세계 제조업의 미래를 이끄는 공장을 말한다.

LG전자는 그 배경으로 △공장 물류 자동화 △디지털트윈 △예지 보전 △인공지능(AI) 플랫폼 검사 △지능형 생산 등의 기술력 덕분이라고 설명한다. 타이틀에 걸맞게 스마트파크1 통합생산동에서는 ‘지능형 자율공장’의 면모를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이수형 LG전자 H&A(가전) DX(디지털전환)ㆍ혁신운영팀 선임은 “창원 스마트파크는 자동화, 정보화, 지능화를 통한 지능형 자율 공장을 지향한다”며 “까다롭고 위험한 공정을 바꿈으로써 생산 효율을 높였으며 제조혁신의 글로벌 롤 모델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한다.

LG스마트파크1 통합생산동 1층 로비로 들어서자 18장의 LED 사이니지로 만들어진 대형 화면이 보인다. 마치 게임 시뮬레이션을 보는 것 같았는데 기계나 장비, 사물 등을 컴퓨터 속 가상세계에 구현한 ‘디지털 트윈’ 기술이다.

화면에서는 현재 가동 중인 생산설비와 부품 이동, 재고 상황, 설비 이상 유무, 제품 생산 실적 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LG스마트파크는 이 디지털 트윈과 함께 로봇, 디지털 정보화 기반의 유연 생산시스템 등을 활용해 1개의 생산설비에서 최대 58종의 모델을 생산한다.

로봇과 작업자의 협업으로 업무 효율 극대화

▲LG스마트파크 통합생산동 1층 지상에서 5G 전용망 기반 물류로봇(AGV)들이 바쁘게 돌아다니고 있댜.  (사진제공=LG전자)
▲LG스마트파크 통합생산동 1층 지상에서 5G 전용망 기반 물류로봇(AGV)들이 바쁘게 돌아다니고 있댜. (사진제공=LG전자)

냉장고 조립설비가 있는 3층에 들어서자 ‘따르릉 따르릉’ 소리를 반복적으로 내는 물류로봇(AGV)이 가장 먼저 취재진을 반긴다. 알보고니 ‘길막’(길 막음)하지 말고 비키라는 신호다. 똑똑한 AGV는 생산동 바닥에 있는 큐알(QR) 코드를 따라 움직인다. 앞에 장애물 있으면 멈춘 채 소리를 낸다.

이날 생산설비에서 직접 물건을 옮기는 작업자는 한 명도 볼 수 없다. 짐꾼 역할은 로봇들이 착실히 수행한다. 작업자들은 드릴로 나사를 조이거나 붓으로 먼지를 털고 냉장고 문이 잘 결합했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AGV는 저상형, 컨베이어형, 중량물형 등이 있으며 5G 전용망을 갖췄다. 이들은 지상에서 최대 600kg의 적재함을 자동 운반한다. 이날 라인에서 부품을 작업자에게 전달하는 ‘LG 클로이 서브 로봇’도 볼 수 있다.

▲LG스마트파크 통합생산동 생산라인에 설치된 로봇팔이 20kg이 넘는 냉장고 문을 본체에 조립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LG스마트파크 통합생산동 생산라인에 설치된 로봇팔이 20kg이 넘는 냉장고 문을 본체에 조립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이와 함께 20kg이 넘는 커다란 냉장고 문을 가뿐히 들어 본체에 조립하는 로봇팔도 눈에 보인다. 상ㆍ하 냉장고 4개 문을 모두 달면 80kg이다. LG스마트파크는 로봇을 통해 도어자동화를 이뤘다. 또 화염이 발생하는 용접, 손이 많이 가는 나사 체결도 로봇팔이 진행한다.

이수형 선임은 “위험하고 무거운 일은 모두 로봇이 수행해 사람이 할 필요가 없다”며 “특히 용접 같은 작업을 할 때 작업자의 숙련도나 근무 피로도에 결과물이 들쭉날쭉할 수 있는데 로봇을 통해 일관성 있는 작업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한다.

이런 LG스마트파크의 지능형 공정시스템은 작업자의 안전을 챙길 뿐 아니라 생산성도 크게 높였다. 시간당 제품 생산 대수는 20% 가까이 증가했고 자재 공급시간은 기존 대비 25% 단축, 물류면적은 30% 정도 감소했다. 예기치 못한 설비 고장으로 작업이 중단되는 시간도 96% 줄었다.

LG전자, 글로벌 생산거점에도 ‘지능형 자율공장’ 도입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전자전(KES 2022)’ LG 부스에 색깔이 바뀌는 디오스 오브제컬렉션 무드업 냉장고가 전시돼 있다.  (이투데이DB)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전자전(KES 2022)’ LG 부스에 색깔이 바뀌는 디오스 오브제컬렉션 무드업 냉장고가 전시돼 있다. (이투데이DB)

LG전자는 창원 스마트파크 공정 혁신 기술을 전 사업장에 확대할 방침이다.

지난 4월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사장)는 “창원 스마트파크는 LG전자 가전의 역사가 시작된 곳”이라며 “생산 시스템의 유사성을 바탕으로 다른 LG의 제조 지역에서도 쉽게 적용할 수 있는 모듈화된 솔루션을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장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또한, LG스마트파크가 최종 완공되는 시점인 2025년에는 고도화된 냉장고 생산설비 1개를 추가하고 오븐, 식기세척기 라인도 확대 구축해 생산 효율과 품질을 향상시킬 계획이다.

끝으로 창원 R&D 센터 1층에 있는 쇼룸인 ‘인스퍼레이션 갤러리 창원’을 찾았다. 거실, 키친, 런드리 등 3가지 테마로 꾸며진 이곳에서 LG전자의 최신 가전 라인업과 LG UP가전, LG ThinQ(씽큐)도 한 번에 체험할 수 있었다. 최근 ‘IFA 2022’에서 공개된 무드업도 만났다.

LG전자 관계자는 “이곳은 일반 소비자가 아닌 거래처, 고객사들을 위해 마련된 공간으로, 출시 전인 신제품을 비롯한 다양한 LG의 가전을 보기 위해 세계 각지에서 찾아온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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