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체, ‘강달러’에도 역대급 운임 급락에 ‘울상’...“하반기만 54% 하락”

입력 2022-10-04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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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강세가 지속되는 와중에도 '강달러 수혜업종'으로 꼽히는 해상 업종들의 주름살이 깊어가고 있다. 해상 운임 하락세가 연일 확대되면서 환율 상승분을 고스란히 되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70원 내린 1426.50원에 거래를 마쳤다. 9월 한 달 동안 원·달러 환율은 종가 기준 92.60원(6.92%)이 올랐다. 지난달 원·달러 환율은 3거래일(8ㆍ16ㆍ29일)을 제외하고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운임을 달러로 받는 해운 업종에 환율 상승은 통상 쾌재로 여겨진다. 한국신용평가가 지난달 펴낸 '달러 강세, 주요 산업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해운업의 순수출 익스포저(수출액-수입액)는 23.4%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17개 업종 중 6위로 상위권에 해당된다. 해운업종이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원화 매출 효과가 높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해상 운임비가 2년 내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환율이 올라도, 해상 운임 하락폭이 더 크기 때문이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30일 전주대비 149.09포인트(-7.2%) 내린 1923포인트 기록했다. SCFI가 2000선이 깨진 것은 2020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 6월 10일 이후 SCFI는 16주 연속 내리막길이다. 특히 올해 하반기 들어 54% 급락했으며, 9월 한 달 동안에만 32%가 내렸다.

이에 해운주들의 주가 흐름 또한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국내 최대 해운사 HMM은 최근 3달간(6월 30일~9월 30일) 24.80% 하락했다. 특히 9월 한 달 동안에만 16.85%가 하락했다. 해상 운임의 하락 전철을 해운주가 뒤따라 밟는 셈이다. 같은 기간 대한해운(-14.69%), 팬오션(-12.62%)도 마찬가지다. 이 기간 코스피 하락률(-12.81%)을 대체로 웃도는 수치다.

최근의 해상 운임 하락세는 과거보다 늘어난 컨테이너 플레이어가 영향을 미쳤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기존에는 3대 해운동맹 얼라이언스 이내만 원양어선을 띄웠다면, 최근에는 과거 원양어선을 접었던 19~20위권 선사들까지도 어선을 띄우고 있다"라며 "기존 시장에 있지 않던 업체들이 유입되면서, '덤핑 영업'을 하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해상운송 사업이 치열해지면서 해상 운임 경쟁 또한 치열해진 셈이다. 예상을 뛰어넘는 해상 운임 하락에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컨테이너 해운업들의 이익 컨센서스 전망치도 점차 쪼그라들고 있다. 블룸버그 컨센서스 기준 내년 선사 6곳(Maersk, Cosco, Hapag-Lloyd, Evergreen, Yang Ming, HMM)의 합산 영업이익은 올해보다 60%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증권가에서는 내년까지 경기 둔화에 따라 해운업체들의 연간 추정치 하향 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운임 하락은 단순히 물류대란 수혜가 끝난 피크아웃 이상으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까지 반영하고 있다"라며 "코로나 19로 인한 지난 2년간의 상승세보다 현재의 해상운임 하락세가 더 가파르다. 팬데믹 기간 운임이 오버슈팅됐던 것과 반대로 이제는 수급 펀디멘털 대비 과도하게 조정받을 가능성을 주의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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