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아이 윌 비 백(I’ll be back)

입력 2022-09-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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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영 자본시장2부 기자

▲박기영 자본시장2부 기자
▲박기영 자본시장2부 기자
“아이 윌 비 백(I’ll be back).”

‘터미네이터’ 시리즈 중 가장 인기가 많았던 2편(1991년 개봉)에서 주연인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남긴 명대사다. 우리 말로 번역하면 ‘나는 돌아올 것이다’란 뜻이다.

이 대사대로 터미네이터 시리즈는 우리 곁으로 계속 돌아왔다. 이 시리즈는 1984년 개봉한 터미네이터1을 시작으로 2019년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까지 35년간 무려 6편이 이어졌다. 주연을 맡았던 아널드 슈워제네거는 원래 유명한 보디빌더 겸 영화배우였으나 터미네이터 시리즈 히트 후 인기에 힘입어 정계에 입문, 캘리포니아 주지사로 돌아왔다.

지금 변동성 압박에 시달리는 우리 증시를 보고 있으면 이 명대사가 간절하다. 우리 증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직후 2년에 걸쳐 활황을 이루다가 금리 인상 등으로 조정장세에 진입했다.

지난 1년 사이 코스피와 코스닥은 20% 넘게 내렸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감소액을 살펴보면 코스피 380조457억 원, 코스닥 81조5769억 원씩 총 461조 원 넘게 증발했다. 증권가에서도 당분간 ‘박스권 장세’를 점치는 목소리가 주류다. 화려한 액션을 펼치다가 용광로에 들어가는 터미네이터의 한 장면을 보는 기분이다.

특히 최근 주식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무척이나 커진 상황이라 더 안타깝다. 실제 필자의 지인 중에도 국내 주식을 샀다가 ‘존버(의도치 않은 장기투자)’ 중인 이부터 ‘서학개미(미국 등 해외 주식 투자자)’ 등이 골고루 있다. 대부분 불과 3년 전까지만 해도 ‘주식’과 ‘도박’의 실질적 차이를 구분하지 못했을 만큼 관심이 없던 이들이다.

물론 비관적일 이유는 없다. 과거 증시 역사를 살펴보면 일정 기간을 주기로 활황과 조정장세가 반복해왔다. 국내 증시 역사에서 수없이 반복된 패턴이다.

그러나 수많은 개미(개인 투자자들)에게 이런 설명은 무의미하다. 당장 땀과 노력이 어린 소중한 자산이 뭉텅이로 증발했는데, 탁상공론 같은 이야기가 귀에 들어올 리 없다.

지금 개미들에게 필요한 것은 ‘아이 윌 비 백’을 외쳐 줄 누군가다. 지금 현 증시는 불행이나 비극으로 종결된 것이 아니며, 마치 ‘터미네이터 시리즈’처럼 결국은 다시 화려하게 우리 곁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확신시켜 줄 이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개미, 다른 말로 국민에게 ‘나아질 것이란 믿음’을 주는 것은 정부가 해야 할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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