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

입력 2022-08-31 05:00 수정 2022-08-31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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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야, 문제는 경제야(It's the economy, stupid)"

1992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다윗' 빌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가 '골리앗' 조지 H. W. 부시 공화당 후보를 꺾을 수 있었던 유명한 슬로건이다. 변방의 아칸소 주지사였던 클린턴은 이 슬로건을 바탕으로 부시 행정부의 경제정책 실패를 부각시켰고, 결국 국민들의 마음을 얻어 승리를 쟁취했다.

경제는 이처럼 대선 판도를 바꿀 정도로 중요한 이슈다. 국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와 직결돼있어서다. 특히, 경제는 오히려 경제가 어려울수록 빛을 발한다. '경제 대통령'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던 이명박 전 대통령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며 지지율 반등에 성공했다.

24점.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에 매겨진 초라한 성적표다. 한국갤럽이 지난 16∼18일 전국 18세 이상 1000명에게 물은 결과, 경제 정책 분야에서 긍정 평가는 24%에 그쳤고, 부정 평가는 48%에 달했다. 오로지 '민생'만 생각하겠다는 대통령의 포부치고는 국민들의 평가가 좋지 않다.

한국 경제는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高)'의 복합적 위기에 봉착해 있다. 한국은행은 최근 내년 초까지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6%대의 높은 오름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잭슨홀 연설에서 당분간 금리를 인상하겠다고 밝혔고, 이에 따라 한은도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29일 원/달러 환율은 13년 4개월 만에 1350원을 돌파하면서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당장의 경제 위기가 심각한데도 대통령은 말로만 '민생'을 외치는 모양새다. 심각한 경제위기 상황에서 아직까지 눈에 띄는 정책을 제시하지 못해서다. 물론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글로벌 경제 위기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어 대통령의 말처럼 '근본적으로 대처할 방법'이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경제보다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정치적 상황에만 관심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게 문제다.

'오직, 민생'을 슬로건으로 걸었던 여당도 '오직, 대통령'으로 슬로건을 바꿔야 할 것 같다. 대통령처럼 말로만 민생을 외치고 내부 정치에만 급급할 뿐, 경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어떠한 해법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거대한 폭풍이 눈앞까지 와 있는데 각자의 짐만 챙기고 있는 모양새다.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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