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고성능 반도체 기판에 진심”…삼성전기 부산 패키지기판 ‘전초기지’ 가다

입력 2022-07-17 11:00 수정 2022-07-17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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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20년 전 첫 FCBGA 양산 성공
2026년 패키지기판 시장 22조 규모 전망
올해 하반기 서버용 FCBGA 양산 앞둬
기술 초격차 유지하며 글로벌 3강 목표

▲지난 14일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에서 임직원이 반도체 패키지 기판 제작 공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기)
▲지난 14일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에서 임직원이 반도체 패키지 기판 제작 공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기)

요즘 가장 핫한 반도체 부품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단연 ‘반도체 플립칩 내장 기판’(FCBGA)을 꼽을 수 있다. 비싼 건 1만 달러에 달한다고 알려진 고집적 반도체 패키지기판 FCBGA의 인기는 최근 더 높아지는 중이다.

업계에선 BGA, FCBGA를 포함한 패키지기판 시장은 연평균 10% 수준으로 성장해 오는 2026년에는 170억 달러(22조 5250억 원) 규모로 전망된다. 특히 반도체 수요 급증에 따라 패키지기판의 품귀현상이 지속하고 있어 앞으로도 높은 성장세가 예상된다.

이런 시장 상황을 예견이라도 한 듯 삼성전기는 일찌감치 FCBGA 사업에 뛰어들었다. 무려 20년 전 첫 양산에 성공한 삼성전기는 이제 △서버 △네트워크 △전장(자동차) 등 하이엔드 제품에 적용될 ‘서버용 FCBGA’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기자는 이 몸값 높은 주인공을 만나러 400km를 달려 부산으로 향했다.

지난 14일 부산 강서구에 있는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에서 둘러본 FCBGA 생산라인은 가동률 100% 수준을 증명하듯 쉴 새 없이 분주했다.

생산라인 투어를 위해 입은 하얀 클린복에서는 FCBGA를 향한 삼성전기의 ‘진심’이 느껴졌다. 가슴팍에 새겨진 ‘I♡FCBGA’ 문구 때문이었다. 게다가 확장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던 FCB동을 보고 나니 FCBGA의 인기를 가늠할 수 있었다.

안정훈 삼성전기 패키지솔루션 사업부 지원팀장(상무)은 이날 “2002년 FCBGA를 처음 양산한 후 부산사업장이 FCBGA의 핵심 거점으로 발돋움하고 있다”며 “향후 5년간 FCBGA 같은 하이엔드 기판의 높은 수요가 반도체 패키지 기판 시장의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술의 정점 FCBGA…삼성전기, 하반기 양산 목전

▲삼성전기 반도체 패키지기판 제품 (사진제공=삼성전기)
▲삼성전기 반도체 패키지기판 제품 (사진제공=삼성전기)

삼성전기는 올 하반기 서버용 FCBGA 양산을 눈앞에 두고 있다. 서버용 FCBGA는 패키지기판 중 가장 기술 난도가 높지만 삼성전기는 그간 축적된 기술력과 노하우로 이 시장에서 글로벌 3강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반도체 패키지 기판은 반도체 칩과 메인 기판 사이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로, 반도체와 메인 기판 간 전기적 신호를 전달하고 반도체를 외부의 충격으로부터 보호한다.

이 가운데 머리카락 굵기의 1/40 수준 크기의 FCBGA는 기존 와이어 본딩 방식과 달리 반도체 칩과 기판을 플립칩 범프로 연결한다. 빠른 속도, 작은 전기저항 등이 특징이다.

FCBGA는 주로 PCㆍ서버ㆍ네트워크 등 고성능 및 고밀도 회로 연결을 요구하는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에 쓰인다. 특히 서버용 FCBGA는 최근 데이터센터 서버용 칩 수요 급증으로 그 수요가 매우 커지고 있으며 향후 자율주행차 등에서도 높은 수요가 예상된다.

다만 서버용 FCBGA가 일반 PC용보다 기판 면적이 4배 이상 크고 층수도 20층 이상으로 2배 이상 많아 제품 신뢰성 확보 및 수율 관리가 핵심이다.

황치원 삼성전기 패키지솔루션 사업부 개발팀장(상무)은 “층수가 늘고 기판이 커질수록 (FCBGA의) 수율은 기하급수적으로 떨어진다”며 “수율을 올리기 위한 여러 가지 노력을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생산거점 확대ㆍ기술 초격차로 FCBGA 시장 선도

▲삼성전기 부산사업장 전경 (사진제공=삼성전기)
▲삼성전기 부산사업장 전경 (사진제공=삼성전기)

삼성전기는 FCBGA 시설 구축을 위해 올해 부산, 세종사업장 및 해외 베트남 생산법인에 총 1조9000억 원 투입을 결정했다. 시장 잠재력과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 투자에 나선 것이다.

삼성전기의 패키지솔루션 사업부는 전사 매출에서 비중이 가장 작지만 대규모 투자, 생산거점 확대를 비롯해 기술 초격차로 시장을 선도한다는 전략이다.

지난 1분기 삼성전기의 △컴포넌트(MLCC 및 칩인덕터) △광학통신솔루션(카메라 및 통신 모듈) △패키지솔루션(반도체 패키지 기판) 사업부는 각각 1조2293억 원, 8679억 원, 5196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삼성전기의 패키지솔루션 사업은 점차 성장 중이다. 패키지솔루션의 주요제품 시장 점유율은 2020년 25%에서 올 1분기에는 28%로 늘었다. 매출 비중 또한 △16.84%(2020년) △17.36%(2021년) △19.86%(2022년 1분기)로 늘었다. 서버용 FCBGA의 본격 양산에 따라 이 비중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황치원 상무는 “FCBGA의 갑작스러운 공급 과잉은 없을 것이며 2026~2027년까지 타이트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생산량이 가장 많은 부산사업장은 연구개발 거점 및 하이엔드 제품 생산거점으로, 베트남은 부산에서 연구ㆍ검증된 제품을 생산하는 거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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