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재원의 4차 산업혁명] 데이터에 기반한 정책논의의 틀을 마련하자

입력 2022-07-0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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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천대 교수, 전 경기과학기술진흥원장

파란(波瀾)으로 시작한 2022년 상반기가 끝나고, 격난(激難)이 예상되는 하반기로 돌입했다. 야당이었던 국민의힘의 윤석열 후보는 3월 9일 대선에서 승리, 5월 10일 제20대 대통령에 취임했다. 이에 맞춰 3월 18일 출범한 대통령 인수위원회는 47일간의 활동을 마치고 5월 4일 110대 국정과제를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5월 20일 바이든 미국 대통령 한국방문을 맞았고 6월 29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회의에 참석하는 것으로 상반기를 마쳤다.

윤석열 정권의 상반기는 국내외 정세 탐색과 진로설정 그리고 갈라진 민심의 가닥을 잡는 데 노력이 집중된 모습이다. 이러한 노력 속에서도 여론의 중심은 역시 경제로 모아지고 있다. 상반기 경제 성적표는 ‘무역적자 역대 최악’과 ‘대기업들 하반기 투자 재검토’로 집약된다. 윤 정권의 책임은 아니지만 곧 새 정권에 대한 허니문 기간이 끝나면서 경기침체와 불황의 화살이 윤 정권을 향하게 될 것이다. 당장 윤 정권에 대한 찬반 여론이 막상막하로 나오는 걸 보면 허니문 기간이 벌써 지나간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 윤 정권으로서는 일한 지 얼마나 됐다고 하는 억울한 측면이 없지 않다. 이는 집권당과 새 정부의 숙명이다.

대외여건 악화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본격적인 3高(고물가·고환율·고금리)의 와중에 들어간 한국 경제를 어떻게 추스르고, 안정되게 끌고 나갈 것인가. 여기서 우리는 특히 세계기업에 나타나고 있는 4개의 큰 이변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첫째, 재고가 급증하고 있다. 둘째, 주요 증시의 전 종목이 주가 하락을 겪고 있다. 셋째, 기업 간의 인수합병(M&A)이 감소하고 있다. 넷째,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가 둔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추세에 우리 기업도 자유롭지 못하다. 정부는 “7월 중에 ‘민관합동 수출상황점검회의’를 열고, 금융·물류·마케팅, 규제개혁 등을 다각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라고 한다. 경제전문가들은 “투자가 줄면 일자리도 위축되고, 이후에도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세금 부담 완화, 규제 개혁, 노동시장 개혁 등 정부가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부의 방침이나 오피니어 리더들의 지적은 모두 맞는 말이다. 그러나 이는 경제가 나빠지면 계절송처럼 나타나 미디어를 장식하고 있다는 사실도 웬만한 사람은 안다.

불황기의 정부는 어떻게 재빨리 국민이 체감하는 정책을 내놓는가가 승부수가 된다. 윤 정권은 이제 8월 15일 광복절과 8월 17일 취임 100일이라는 정치적 절목(節目)를 앞두고 있다. 그런데 하반기의 정치환경은 국회의 여소야대 지형으로 정권에 결코 우호적이지 않을 것이다. 정치가 교착되거나 정체할 때에도 대응할 수 있는 경제정책과 새로운 경제운용 방식을 모색해야 한다. 경제가 정치를 설득해야 한다. 정치는 ‘B2B’이고 경제는 ‘B2C’이다. 경제가 잘 안 돌아가면 바로 정부의 책임으로 전가되지 정치 책임은 그 후의 일이다. 따라서 하반기 윤 정권의 본격적으로 펼칠 ‘Y노믹스’는 민심을 끌어들이고, 정치와 소통하는 것이 성공하는 길이다.

여기서 최근 선진국에서 채택하고 있는 ‘증거 기반의 정책결정’(EBPM) 방식을 도입하는 게 좋은 방안의 하나가 될 듯싶다. 증거에 따라 정책을 입안하는 것은 행정의 효율적 운영에 큰 도움을 줄 뿐 아니라 정치대결 속에서의 정책논쟁에도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아직은 이용 가능한 데이터의 제약이 있지만 데이터를 중시하는 자세는 정책 형성의 프로세스를 합리적으로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경제정책 전반을 살펴봤을 때 데이터에 기반한 논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윤 정권이 가장 크게 기치로 내건 ‘디지털 플랫폼 정부’를 실현할 위원회가 곧 출범한다. 디지털 플랫폼 정부는 행정과 경제를 잇고 중앙과 지방을 일체화하는 연결축이다. 이것이 활성화되면 정치와의 소통도 수월해질 것이다. 디지털 플랫폼 정부도 데이터 기반이란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하반기 Y노믹스가 새로운 모멘텀을 갖고 경제 재흥(再興)을 꾀하려면 데이터에 기초한 정책논의의 틀을 마련하는 게 급선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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