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물가 공포에 얼어붙는 소비심리, 경제고통 커진다

입력 2022-06-3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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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소비자들이 앞으로도 물가가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하면서 소비심리 또한 급속히 가라앉았다. 국제 에너지 및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수입금액 부담이 급증해 교역조건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6월 소비자동향조사’와 ‘5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 자료에서 나타난 결과다. 한은 조사에서 향후 1년간 예상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뜻하는 6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3.9%로 5월(3.3%)보다 0.6%포인트(p) 뛰었다. 2012년 4월(3.9%) 이후 10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기대인플레율이고, 상승폭은 2008년 통계작성 이래 최대치다. 올 들어 계속 물가가 치솟아 5월 5.4%에 이어 6월 상승률은 6%대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은데, 소비자들이 앞으로도 큰 폭의 물가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는 의미다. 당장 다음 달부터 전기와 가스요금 등 공공요금이 잇따라 오른다.

6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6.4로 5월(102.6)보다 6.2p 떨어져 기준선인 100을 밑돌았다. CCSI가 100 아래인 것은 장기평균(2003∼2021년)보다 비관적인 소비심리를 나타낸다. 현재생활형편과 전망, 현재경기판단 및 전망, 가계수입전망, 소비지출전망 등의 지수가 모두 뒷걸음쳤고, 특히 향후경기전망(84→69)과 현재경기판단(74→60)의 하락폭이 컸다. 소비자들의 6월 물가전망지수가 163으로 5월(157)보다 6p 높아진 가운데, 주택가격전망지수의 경우 98로 5월(111)에 비해 13p 떨어졌다. 잇따른 기준금리 상승과 주택거래 부진으로 집값이 하향할 것으로 내다본 결과다.

물가가 오를 요인만 가득하다. 수입금액 급증이 가장 큰 부담이다. 5월 수입금액지수는 176.50(2015년=100)으로 1년 전보다 32%나 상승했다. 광산품 상승률이 75.7%, 1차 금속 42.1%, 석탄 및 석유제품은 40.6%였다. 반면 수출금액지수(146.81)는 전년 동기 대비 19.9% 오르는 데 그쳤다. 수입가격은 뛰는데 수출가격 상승이 따르지 못하면서 교역조건이 계속 나빠지고 있다. 무역수지 적자도 계속 쌓여 한국 경제의 근간을 위협한다.

인플레 장기화에 그치지 않고 경기가 추락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이다. 높은 기대인플레율은 임금인상 압력을 키우고, 임금이 오르면 다시 물가를 자극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계속 올려도 인플레 방어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지금 그런 국면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대기업의 과도한 임금인상 자제를 요청하면서 논란을 빚고 있다. 월급 빼고 모든 물가가 오르는 마당에 무슨 소리냐는 직장인들의 반발도 크다. 그러나 대기업들의 임금인상은 인플레 심리를 더 자극하고, 여력이 안 되는 중소기업과의 임금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킨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경제다. 모든 경제주체들의 고통분담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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