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정부는 곧 기업…기업인들, 저녁 언제든 전화달라"

"기업과 정부는 따로 존재하는 게 아냐"
"국가는 기업 하나하나 노력 담긴 결과물"
"위기일 수록 민간, 시장 주도로 체질 확 바꿔야"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판교 제2테크노밸리 기업성장센터에서 열린 새정부 경제정책방향 발표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기업과 정부의 관계에 대해 "정부는 기업이다"라고 정의했다. 지금같이 국내외 여건이 매우 엄중한 상황에서 기업의 역할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하다는 의미로 이날 오전 향후 5년간의 '새정부 경제정책방향(경방)'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강조한 키워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대통령께서는 1시간30분에 걸쳐 진행된 경방 토론에서 경제살리기를 위한 민간 주도, 투자, 규제 개혁 등을 많이 말씀하셨다"며 "특히 기업과 정부와의 관계를 '정부는 기업이다"라고 표현하셨다. 민간, 기업 주도라고 말하지만 정부, 기업이 따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기업'이란 의미에 대해선 "이를테면 '항공모함'은 미국의 소유가 아닌 다양한 미국 기업들의 실력 하나하나가 담긴 상징적인 것"이라며 "국가라는 것도 기업 하나하나의 노력들이 담겨있는 결과물로 기업과 정부는 한 몸과 같이 일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이 같은 상징적 의미를 실천하기 위해 윤 대통령은 기업인들에게 "언제든 만나자"고 제안도 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정부가 해낼 수 있다는 역량을 보여주고, 특히 기업인들과 같이 정책을 만들어가야 한다"며 "기업인들이 저녁 언제든지 연락주면 같이 도시락 먹으며 경제 문제를 의논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이날 키워드는 시종일관 '민간·기업'이었다. 모두발언에서도 "민간의 자유와 창의를 최대한 존중하겠다고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며 "위기일수록 민간, 시장 주도로 우리 경제의 체질을 확 바꿔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복합의 위기를 극복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또 "민간이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고, 국민이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정부의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며 민간의 혁신을 위한 여러 방안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낡은 그림자 규제 혁파 △불공정 행위 엄단 △전략산업 지원 등이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민간의 혁신과 신사업을 가로막는 낡은 제도, 법령에 근거하지 않은 관행적인 그림자 규제는 걷어낼 것"이라고 약속했다. 기업 경쟁력을 훼손하고 기업가 정신을 위축시키는 제도와 규제는 과감하게 개선하겠다는 의미다.

또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불공정 행위는 법과 원칙에 따라서 조치할 것이다. 민간 투자의 위축과 생산성의 하락을 더는 방관할 수 없다"며 "경제안보 시대의 전략적 자산인 반도체 등 국가 전략산업의 연구개별(R&D) 지원과 인재 양성에 대해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경제정책방향을 논의하는 자리에는 통상 장관, 경제단체장이 참석했던 것과 달리 벤처기업, 학계, 민간연구원 등 다양한 분야의 21명의 전문가들도 함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