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블루스] 최공필 온더디지털금융연구소 소장 "테라ㆍ루나 문제...머니게임에서 벗어나야"

입력 2022-05-22 17:00 수정 2022-06-07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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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ㆍ루나 사태가) 썩은 살을 도려내는 의미가 더 크다고 보고 있다. 긴가민가하던 사람들도 돈놀이는 더는 하면 안 되겠구나 하는 인식을 할 것이고, 금리도 오르고 유동성도 경색되는 만큼 함부로 투기하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다만 그간 역마진, 머니게임으로 불려온 생태계에 대해서는 조정이 필요하다."

최공필 온더 디지털금융연구소장<사진>은 최근 이투데이와 만나 이같이 진단했다. 최 소장은 IMF(국제통화기금) 경제위기를 최초로 예측한 금융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1997년 3월 '경제전망과 금융 외환시장 동향' 보고서를 통해 선제적으로 경보를 울렸다. 영화 '국가부도의 날'에서 김혜수 배우가 열연한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의 모델로 알려져 있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국정원, 금융연구원 미래금융연구센터를 거쳐 지난해 8월 온더에 둥지를 틀었다.

최 소장은 테라(UST)ㆍ루나(LUNA) 코인 사태가 불거지기 전 일찍이 우려를 표해왔다. 테라폼랩스 재단에서 비트코인 리저브를 확충할 때부터 신뢰 시스템에 부하가 걸리기 시작했던 것으로 파악했다.

최 소장은 "화폐의 안정성이라는 것이 굉장히 비싸고 귀중한 공공재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라며 "기존 법정의 신뢰 주체는 법에 따라 안정성을 향유해왔는데, 민간에서 이를 흉내를 내려다 보니 너무 큰 비용이 들고 안정성 차원의 문제가 터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암호화폐에서 촉발된 충격이 제도권으로 파급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간 제로금리 환경에서 가계ㆍ기업ㆍ정부 모든 경제 주체가 꾸준히 부채를 축적해왔는데,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며 묻어두던 문제들이 촉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 소장은 "현재 크립토(가상자산) 분야에 들어간 자산 포지션이 적고 제한적이라 제도권으로 전이될 가능성은 작다"면서도 "(프로젝트들의) 지급 불능 문제가 레거시(전통 금융)로 확대되지 않을지 좀 더 깊은 연구가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테라ㆍ루나 사태가 그간 내재해있던 크립토 생태계 내 머니게임 문제를 고스란히 드러낸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퍼블릭 블록체인에서 서비스와 시스템을 개발하려면 리워드가 요구되고, 이 과정에서 프로젝트에 유동성을 불어넣기 위해 코인이 도입되면서 불투명한 자금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최 소장은 "결국 자기 발에 총 쏘기"라며 "유동성 확보를 위해 너무 많은 노력을 하다 보니 폰지 게임(다단계 금융사기)으로 변질이 되는 측면이 있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신산업 분야인 크립토에 진출하려는 전통금융과 기술을 매개로 탈중앙화 금융을 꿈꾸는 크립토 간 간극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최 소장은 "은행은 담보대출도 뚜렷하지 않은 크립토 분야에 돈을 빌려주면 위험성 지수가 치솟아 기존 규제에 위배될 수밖에 없다"라며 "크립토 종사자들은 은행의 도움을 못 받아 코인을 발행하고 이걸로 스테이킹을 하면서 자기 범주 안에서만 유동성이 뱅뱅 느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금융당국에 온전히 암호화폐 규제와 테라ㆍ루나 사태 구제를 맡기는 것에 대해서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최 소장은 "기존 금융은 은행, 증권, 보험 등 권역별로 나뉘어서 관리가 가능하고, 권역 내에서 책임소재가 분명하다"라며 "크립토는 전공이 없는 이슈이고 모든 게 연결돼있어 특정 부서에서 문제를 인식하고 대응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라고 꼬집었다.

결국, 생태계 내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고객확인제도(KYC), 자금세탁방지(AML) 등을 첫 단추로 불공정 거래, 자전 거래를 금지하는 등 자율규제 체계를 갖춰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최 소장은 "정부에게 항상 지시받고 개입도록 하는 게 익숙해 민간 스스로도 본인들에 대한 확신이 없다"라며 "그래도 생태계가 어떻게 이어지는지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사람들이 가이드라인을 다듬고 준수하는 질서 있는 모습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동전(코인) 중심의 과도한 머니게임에서 벗어나 진정한 책임 있는 혁신을 중시했으면 한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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