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양 산업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임박…주요 쟁점은

입력 2022-05-07 08:00 수정 2022-05-07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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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개인 블로그 발언·주요 기업 사외이사 재직 경력 등 논란

▲윤석열 정부 첫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로 내정된 이창양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2분과 간사가 1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원회에서 열린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에서 자리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윤석열 정부 첫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로 내정된 이창양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2분과 간사가 1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원회에서 열린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에서 자리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9일 진행된다. 이 후보자는 산업부 요직을 두루 거친 전문가로 무난한 통과가 가능할 거란 전망이 나왔었다. 하지만 과거 개인 블로그 발언과 꼼수 이직, 이해충돌 논란 등 각종 의혹이 쟁점으로 떠오른 상황이다.

'출산 기피 부담금' 칼럼 논란 후 개인 블로그 돌연 폐쇄

(사진제공=이동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사진제공=이동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이 후보자를 둘러싼 가장 큰 논란은 출산 기피 부담금 내용을 담은 칼럼이다.

이 후보자는 조선일보에 2010년 12월 게재한 칼럼에 "경제학적으로 접근한다면 경제력이 있으면서도 출산을 기피하는 데 부담금을 도입하는 것이 의미 있는 정책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출산 기피 부담금을 주장한 바 있다.

그는 칼럼에서 "우리나라가 직면한 많은 문제 중에 가장 위협적인 것을 들라면 주저 없이 저출산을 들고 싶다"며 "저출산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이고, 이미 그 수준이 심각하여 일반적이고 임기응변식의 방편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출산 기피 부담금 칼럼이 논란이 되자 이 후보자는 자신의 개인 블로그 '이창양 교수의 경제 산책'을 폐쇄했다. 해당 칼럼을 비롯해 블로그에 게시된 글이 논란이 됐기 때문이다.

이 후보자는 블로그에서 고(故) 전두환 씨를 '경제 대통령'이라고 칭하고, 일본식 한자어인 민도(民度)를 사용하는 등 정치적 편향성에 대한 지적을 받았다. 또 최저임금의 가파른 인상에 따른 비판, 중소기업 과잉 상태 등을 주장해 논란이 됐다.

민주당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위원들은 성명서를 내고 "이 후보자는 증거 인멸이나 다름없는 인사검증 방해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며 "전 공직자와 학자로서 소신이자 가치관일 것임에도 그를 지우면서까지 검증을 회피하려는 행태가 심히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이 후보자는 "다양한 SNS가 등장하면서 블로그는 방문객이 적어 효용성이 떨어지고, 일부는 가족 등 사생활과 관련된 내용도 있어 더 이상 운영이 불필요하다고 보고 신학기 시작 즈음 비공개로 전환하고 게시물을 정리한 바 있다"고 해명했다.

SK하이닉스 등 주요 기업 사외이사 재직에 '이해충돌' 논란

▲윤석열 정부 첫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인 이창양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2분과 간사가 1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원회에서 열린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를 마친 뒤 나서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윤석열 정부 첫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인 이창양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2분과 간사가 1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원회에서 열린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를 마친 뒤 나서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이 후보자의 과거 사외이사 경력도 논란이다. 13년간 3개 기업의 사외이사로 활동하며 8억 원가량 보수를 받았는데, 해당 기업 중에는 전범 기업도 포함됐다. 여기에 더해 산업부 장관으로서 사외이사 경력이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이 후보자는 일제강점기 시절 전쟁 물품을 만든 전범 기업인 도카이카본의 자회사 격인 TCK에서 2009년 3월부터 2013년 3월까지 사외이사로 근무했다. 도카이카본은 국무총리실 산하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위원회가 발표한 전범 기업 중 하나다. 당시 이 후보자는 평균 1893만 원~2400만 원 사이의 보수를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2012년 2월부터 2018년 3월까지는 SK하이닉스, 2019년 3월부터 2022년 4월까진 LG디스플레이에서 사외이사로 근무했다. 당시 보수액은 총 7억 원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SK하이닉스에선 2018년부터 2019년까지 경영 자문위원, LG경영개발원에선 2019년부터 2020년까지 자문하기도 했다.

이에 민주당은 산업부 장관으로서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동주 민주당 의원은 “이 후보자는 기업의 사외이사를 맡은 동안에도 산업부장관 경제자문관 등 이해충돌의 우려가 있는 자리를 오래 유지했다"며 "철저히 검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후보자는 이와 관련해 지난달 19일 첫 출근길에서 "사외이사와 장관직 수행은 전혀 별개"라며 "경영대 교수가 기업 경영을 아는 것은 교육과 연구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산자위에 제출한 자료 제출 요구 답변서에서도 "사외이사 경력에 대해 이해충돌 가능성에 대한 걱정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장관의 공적 역할은 기업의 사외이사와 다른 영역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논란을 일축했다.

16년간 공짜 사택 거주하며 수십억 원 재산 축적한 의혹도

(자료=한국과학기술원(KAIST)/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자료=한국과학기술원(KAIST)/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 재직 기간 당시 16년간 교수 사택에 장기 거주하며 수십억 원에 달하는 재산을 모았다는 논란까지 나왔다.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2000년 5월 KAIST 교수로 임용된 후 2016년 9월까지 16년간 사택에 거주했다. 사택 거주 비용은 없었고, 가전과 관리비도 들지 않았다. 이 후보자보다 오랜 기간 사택에 머무른 교수는 단 한 명에 불과했다.

앞서 언급했던 사외이사 경력 재직 당시 이 후보자는 사택에 머물렀기 때문에 수십억 원을 벌어들였다는 것이 민주당 측의 주장이다. 실제 이 후보자는 2016년 성북구 소재 아파트를 대출 없이 7억 6000만 원에 구매하기도 했다. 2014년에는 BMW, 2018년엔 도요타 등 외제 차 2대를 산 바 있다.

송 의원은 "경제력이 있으면서도 출산을 기피하면 부담금을 도입하자는 이 후보자의 주장보다 경제력이 있으면서 16년간 공짜 사택에 거주하며 재산을 불린 얌체 공직 후보자에게 초과이익 환수제를 도입하는 것이 국민에게 훨씬 와 닿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딸 삼성장학금 '아빠찬스' 의혹…실무책임자, 증인으로 청문회 참석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원회에서 열린 제5차 전체 회의에서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왼쪽)가 이용호 정무사법행정분과 간사와 대화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원회에서 열린 제5차 전체 회의에서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왼쪽)가 이용호 정무사법행정분과 간사와 대화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나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처럼 '아빠찬스' 의혹도 제기됐다.

송갑석 의원실에 따르면 이 후보자의 딸 이 모 씨는 삼성장학금을 받았는데, 이 장학금이 저소득층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제공했던 방식과 다르게 주어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본래 삼성꿈장학재단이 제공하는 삼성장학금은 저소득층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성적이 우수하지만 경제적 여건이 어려운 학생들이 선발됐다. 반면 이 씨가 받은 삼성화재 장학금은 성적 상위 10% 학생 중 학교장이 추천해 선발하는 방식이었다.

송 의원은 이 씨가 받은 장학금이 사실상 부모의 지위를 활용한 특혜가 아니냐고 지적했다.

송 의원은 "삼성화재의 장학금이 고위관료 출신 인사 등의 자녀들을 특별관리할 목적으로 운영되다가 슬그머니 폐지된 것 아닌지 의문"이라며 "이 씨의 스펙쌓기에 아빠찬스가 있었는지 철저히 검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비 유학 후 5개월 만에 퇴직…육아 휴직 제도 악용 주장도 나와

▲윤석열 정부 첫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로 내정된 이창양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2분과 간사(오른쪽)가 1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원회에서 열린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에서 임이자 인수위 사회복지문화분과 간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윤석열 정부 첫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로 내정된 이창양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2분과 간사(오른쪽)가 1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원회에서 열린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에서 임이자 인수위 사회복지문화분과 간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이 후보자의 과거 국비 유학 경험에 대한 논란도 제기됐다. 국비를 활용해 유학에 간 후 두 차례 육아 휴직을 활용하는 등 3년 4개월 동안 미국에서 석·박사 과정을 마쳤는데, 박사 취득 후 5개월 만에 퇴직했기 때문이다.

김성환 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상공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사무관 재직 시절인 1993년 국외훈련 유학에 나선 후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다만 국비 유학 후 산업부에 실제 근무한 기간은 해외 유학 기간인 3년 4개월보다 짧은 3년 3개월에 불과했다. 이에 김 의원은 국비로 자신의 경력을 늘린 후 꼼수로 사외이사 재직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공직사회의 기강과 공무원 사기에 심각한 악영향을 줄 것이 분명하다"며 "하버드 석사학위 과정에서 국비 지원된 수만 달러 이상으로 추정되는 교육비, 여비, 체재비와 국외훈련 및 유학휴직 중 받은 급여, 퇴직 시 위 금원의 반납여부에 대한 자료를 국회에 즉시 제출하고 국민 앞에 낱낱이 소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부 관계자 "무난하게 통과할 듯"…李도 의혹 반박 준비

▲윤석열 정부 첫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인  이창양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2분과 간사가 1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원회에서 열린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를 마친 뒤 나서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윤석열 정부 첫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인 이창양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2분과 간사가 1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원회에서 열린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를 마친 뒤 나서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각종 논란에도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통과 가능성은 '청신호'다. 민주당은 이 후보자를 철저히 검증하겠다곤 했지만, 확실한 한 방이 없는 상태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자의 능력을 앞세우겠다는 의견이다. 정의당은 이 후보자의 과거 발언에 초점을 두고 집중 공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출산 기피 부담금 등 블로그 발언은 사적인 영역이라는 것이 이 후보자 측의 주장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블로그에 올린 글을 가지고 뭐라 하는 건 웃기다"며 "사적인 영역에서 쓴 글을 공적인 영역으로 끌고 오는 건 무리"라고 주장했다.

아빠 찬스 의혹이나 사외이사 경력, 공짜 사택 논란도 뜬구름 잡기라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이 후보자의 논란은 김인철 전 후보처럼 확실한 논란이 있는 것도 아니다"라며 "무난하게 통과하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이 후보자 역시 각종 논란에 철저한 반박을 준비 중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9일 국회 산자위 전체회의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각종 논란 외에도 윤석열 정부의 핵심 과제인 탈원전 정책 폐기, CPTPP 가입, 에너지 안보 등 산업·통상 현안이 다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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