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작가 “루간스크 집 먼지 돼” 전주국제영화제서 눈물로 도움 호소

입력 2022-04-29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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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지도 맨 오른쪽 러시아와 맞닿은 도시에 폭탄이 터졌다고 합니다. 그 도시는 루간스크입니다. 우리 집이 루간스크에 있습니다. 아니, 있었습니다. 며칠 전에 집이 있던 자리에 폭탄이 터져 먼지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어머니가 평소에 청소하라고 잔소리를 많이 하셨는데, 이제는 아주 깨끗해져서 청소는 안 해도 될 것 같습니다.”

29일 우크라이나 출신 마리야 첼노주코바(Mariia Chernozhukova) 작가가 전주 영화의거리 중부비전센터에서 열린 영화인들의 우크라이나 전쟁 반대 성명 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해 “두 달 전만 해도 이런 얘기는 역사책에서나 나오는 이야기인 줄 알았다”며 눈물로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자리에서는 국내 9개 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이 모여 전쟁 반대 성명을 낭독했다.

▲우크라이나 출신 배우 올레나 시들축(Olena  Sydorchuk), 작가 마리아 첼노주코바(Mariia Chernozhukova)  (박꽃 기자 pgot@)
▲우크라이나 출신 배우 올레나 시들축(Olena Sydorchuk), 작가 마리아 첼노주코바(Mariia Chernozhukova) (박꽃 기자 pgot@)

마리야 첼노주코바 작가는 “역사는 이 시대를 사는 이들이 하는 작은 행동이 모여 만들어지는 것”이라면서 “독재자가 지배하는 세상, 강대국이 상대적 약소국에 테러를 감행하고 인권을 무시하며 강간, 살인, 테러, 전쟁을 자행하는 세상에서 이러한 것들에 반대하는 여러분의 작은 움직임이 우리의 다음 세대에 역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자리에서는 전쟁 상황을 카메라에 담고 있는 우크라이나 영화인들이 보내온 3분가량의 참혹한 현장 다큐멘터리가 공개됐다.

“저들은 납치, 고문, 추방, 강간, 학살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세계가 이를 알고 침략 규탄하며 행동해야 합니다. 침묵하지 말아 주세요. 목소리를 내주세요.”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 현장 상황을 담은 다큐멘터리의 한 장면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 현장 상황을 담은 다큐멘터리의 한 장면

현장의 간절한 목소리가 담긴 다큐멘터리를 함께 관람한 우크라이나 출신 올레나 시들축(Olena Sydorchuk) 배우도 무대에 나서 “너무 많은 러시아발 가짜뉴스가 퍼져 진실을 왜곡하고 있다. 지금도 러시아 국민은 (전쟁이) 우크라이나 내부의 나치 소행이라고 믿고, 독재자 푸틴의 지지율은 올라가고 있다”면서 “이 다큐가 진실을 알리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보탰다. 올레나 시들축 배우는 정형석 감독의 단편영화 ‘선산’으로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 공식초청 받은 바 있다.

이날 성명 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한 전주국제영화제, 부천국제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등 9개 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들은 촉구 사항을 한 문장씩 나눠 읽으며 지지를 선언했다.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 현지에서 전쟁의 참상을 영화로 기록하던 영화인들이 러시아의 무차별 공격에 숨졌다는 외신 보도가 들려오고 있다”며 리투아니아 영화감독 만타스 크베다라비시우스, 영화감독이자 전직 뉴욕타임스 기자인 브렌트 르노를 언급했고 “카메라를 통해 우크라이나 시민과 연대하고 전쟁에 반대했던 동료 영화인들의 숭고한 죽음을 추모하며, 더 이상 이런 비보가 이어지지 않기를 기원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성명 발표중인 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들 (박꽃 기자 pgot@)
▲성명 발표중인 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들 (박꽃 기자 pgot@)

영화인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무력 침공 즉각 중단 및 군사병력 철수 △러시아와 서방국가의 조속한 외교협상 △UN과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 확대 및 난민 수용 △한국 정부의 외교적 조치와 인도적 지원 △우크라이나 현지 영화인의 안전과 표현의 자유 보장 등을 촉구했다.

이날 성명 낭독에는 전주국제영화제 이준동 집행위원장, 서울국제여성영화제 박광수 집행위원장, 울주세계산악영화제 배창호 집행위원장,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조성우 집행위원장,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 김상화 집행위원장,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신철 집행위원장,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정상진 집행위원장, 부산국제영화제 허문영 집행위원장, 평창국제평화영화제 방은진 집행위원장 등 9명의 집행위원장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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