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도 채권도 못 믿겠다”…불확실성에 현금으로 눈 돌리는 월가

입력 2022-04-26 15:55 수정 2022-04-26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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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금리 상승, 기업 자금조달 역풍 우려
위험자산, 인플레·전쟁 등으로 부진 면치 못해
MMF 운용자금 한 달 새 32% 이상 급증

▲미국 10달러 지폐. 신화뉴시스
▲미국 10달러 지폐. 신화뉴시스
그간 미국 월가에서 외면받던 현금성 자산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 사태, 미국과 유럽 인플레이션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주식과 채권 투자가 리스크에 비해 수익률이 매력적이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한 영향이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최근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현금 보유량을 늘렸다. 향후 최소 2개월에서 6개월간은 지금과 같은 변동성이 이어질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릭 라이더 블랙록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과거보다 훨씬 더 (현금에) 가중치를 부여해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현금 보유량을 50% 이상 늘렸다”면서 “현재로서는 인내심을 갖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일 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블랙록뿐만이 아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이달 글로벌 자산운용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이들의 현금 보유 비중은 2020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스테이트스트리트글로벌어드바이저의 수석 투자전략가인 가우라브 말릭은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을 생각하면 지금은 현금이 최고”라 말했다.

이러한 월가 분위기는 지표로 고스란히 나타난다. 미국 자산운용협회(ICI)에 따르면 미국에서 프라임 머니마켓펀드(MMF) 운용 자금이 2월 1460억 달러(약 182조 3000억 원)에서 3월 1930억 달러로 한 달 새 32% 넘게 급증했다. 이는 올해 들어 최고 수준이다. MMF는 마땅한 투자처를 찾을 때까지의 보관 용도로 쓰이는 대기성 상품이다. 주로 단기 국채나 신용등급이 높은 회사채, 기업어음에 투자하는데, 금리 인상기에는 금리가 오르는 것과 비슷한 수준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WSJ는 설명했다. 미국 기준금리가 내년 초에는 3%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MMF 수익률이 현재 S&P500 지수의 배당수익률인 1.4%보다 두 배 가까이 높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월가는 통상 현금 보유보다 주식과 채권 등에 투자해서 수익을 추구하는 성향이 강하다. 이 때문에 월가에서는 ”미국 주식에 대안이 없다“는 말이 오랜 격언으로 통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0일 1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는 장중 2.98%까지 치솟아 2020년 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 향후 10년간 예상되는 미국 연평균 인플레이션율을 뛰어넘었다. 이는 투자자들이 채권을 만기 보유하면 물가상승률 이상의 이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기업의 자금조달 부담이 커졌다는 이야기기도 하다. 즉 성장주 등 주식 투자 매력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권오성 BOA 미국 주식 전략가는 “현금성 자산의 수익률이 정말 3%에 이르게 되면 ‘미국 주식에 대안은 없다’는 격언과 관련한 논쟁은 줄어들 것”이라면서 “현재는 위험자산에 최상의 환경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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