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출연 ‘유퀴즈’, 곪은 게 터졌다

입력 2022-04-2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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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이 제대로 역풍을 맞았다. 20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출연하면서다.

편안한 분위기 속 진행되는 토크쇼로 사랑받던 tvN 예능 프로그램 ‘유퀴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최근 몇 년간 코로나19로 인해 갈피를 잡지 못했고, 기획의도가 퇴색돼 갔다. 여기에 윤 당선인이 출연하면서 곪았던 문제가 터져버리고 말았다.

‘인생의 화두는 어느 날 갑자기 뒤바뀌곤 한다’는 주제로 진행된 방송에서 윤 당선인은 사법시험 준비와 검사 재직 시절 에피소드, 당선 소회, 최근 일상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 ‘민초파(민트초코파)’, ‘밥총무(점심 메뉴를 정하는 사람)’ 등 기존에 이미 알려진 이야기를 또 했다. 정치적 사안은 다뤄지지 않았다.

방송은 굉장히 부자연스러웠다. 녹화는 삼엄한 경비 속에 진행돼 방송 화면에 그대로 전해졌다. MC 유재석과 조세호 또한 얼어붙었다. 유재석은 “여기 분위기가 보통이 아니다”라며 경직된 현장을 띄우려 애썼지만 어정쩡한 분위기는 계속됐다. 평소의 방송 톤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윤 당선인 출연에 시청자들은 크게 노했다. 그의 출연이 프로그램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시청자 게시판은 프로그램 폐지론까지 나오며 들끓었다. 여기에 문재인 대통령의 출연 제의 거부보도까지 전해면서 정치 싸움으로 번져갔다.

원래 ‘유퀴즈’는 길 위에서 만난 ‘자기님’들과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눠 시청자에게 사랑받았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길거리 토크가 사실상 불가해지면서 스튜디오 녹화로 변경했다. 결국 지나가다 우연히 만난 일반인이 아닌 유명인이 출연 섭외 대상이 됐다. 이들의 홍보ㆍ광고 수단으로 전락, 본질을 잃은 지도 오래다. 그래도 애청자들은 프로그램에 대한 충성심을 보였고, 어떤 논란도 포용해왔다.

새 정권에 편승하려는 조짐에 시청자들은 완전히 등을 돌렸다. 신뢰를 저버린 ‘유퀴즈’다. 이 결과에 대한 책임은 누가 져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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