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오르는데 쌀값만 '뚝'…농민들 "추가 시장격리 서둘러야

입력 2022-04-19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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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쌀값 평년보다 높아…올해 쌀 생산조정제 시행"

▲전국농민회총연맹과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등이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앞 인도에 나락을 쌓고 쌀 값 보장 등을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전국농민회총연맹과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등이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앞 인도에 나락을 쌓고 쌀 값 보장 등을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최근 코로나19 사태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까지 겹쳐 물가 상승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유독 쌀값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이달 5일 기준 산지 쌀값은 20㎏ 한 포대당 평균 4만8464원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수확기 5만3535원에서 약 5000원이 떨어졌다. 지난해 5만5390원과 비교하면 6000원 이상이 하락했다.

쌀값 하락은 '풍년의 역설'이다. 2020년 흉작에 생산량이 줄어 쌀값이 오르자 지난해 쌀 재배면적과 생산량은 크게 늘었다. 지난해 벼 생산 면적은 73만2477㏊로 20년 만에 증가세를 보였다. 여기에 생육기간 큰 피해도 받지 않으면서 쌀 생산량도 338만 톤으로 6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쌀 수요는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2012년 69.8㎏에서 지난해 56.9㎏으로 매년 줄어들고 있다. 코로나19로 급식이 중단되면서 쌀 소비는 더욱 감소했다.

이에 쌀 과잉생산에 대응해 정부는 결국 공급과잉 물량 27만 톤을 시장격리하기로 했다. 올해 2월 8일 1차로 20만 톤 격리를 추진했지만 14만5000톤만 낙찰됐다. 때문에 1차 미낙찰분 5만5000톤과 나머지 7만 톤 등 12만5000톤의 시장격리가 남아 있는 상태다.

하지만 농민들은 쌀값이 더 떨어지기 전에 과잉 생산된 쌀의 추가 격리를 요구하고 있다.

광주·전남 미곡종합처리장(RPC) 운영 농협 조합장들은 최근 1차 시장격리 잔여분에 쌀값 안정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13만5000톤을 더해 26만 톤의 쌀을 격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양용호 광주·전남 농협 RPC 운영협의회장은 "전남농협은 농업·농촌의 어려운 시기에도 전남 쌀 생산량의 54%를 매입해 쌀산업 기반 마련과 농가소득 증대를 위해 제 몫을 다하고 있으나, 정부의 미흡한 대책으로 쌀값 하락이 이어지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정부는 쌀값이 아직 평년 수준 이상을 보이고 있어 추가 격리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쌀값은 아직 평년 대비 7% 높은 상황으로 당초 정부가 계획했던 27만 톤 이상 매입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는 올해 쌀값 안정을 위해 벼 재배면적 감축 사업(쌀 생산조정제)도 대대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쌀 생산조정제는 벼 대신 콩이나 사료용 옥수수 등을 재배하는 농가에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농식품부는 2022년산 국내 쌀 생산량과 예상 수요량을 감안해 벼 재배면적을 전년보다 3만2000㏊가량 줄어든 70만㏊로 조정했다. 각 시도는 다음달 31일까지 해당 시·군 읍면사무소를 통해 벼 재배면적 감축 협약 및 타작물 재배 지원사업 신청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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