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LG엔솔 IPO 성공 비결…“적정 밸류로 시장 소통·전사적 역량 집결”

입력 2022-02-17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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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송 KB증권 IB1총괄본부장 “대형·중소형 아우르는 명실상부한 IPO 명가 입지 구축 목표”

▲심재송 KB증권 전무가 8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심재송 KB증권 전무가 8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올 1월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이하 LG엔솔)은 국내 자본시장의 지각 변동을 이끌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공모금액 10조 원을 처음으로 돌파했고, 수요예측에서 2023대 1이라는 IPO 역사상 최고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또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증거금 114조1066억 원을 기록하며 국내 IPO(기업공개)의 역사를 새로 썼다.

심재송 KB증권 IB1총괄본부장(전무)은 이번 LG엔솔의 성공적인 상장을 이끌어낸 숨은 주역이다.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KB증권 사무실에서 그를 만나 LG엔솔 상장 뒷이야기를 들었다.

심 전무는 “LG엔솔의 IPO는 유가증권시장 최초, 최고, 최대의 기록을 남긴 의미 있는 ‘딜’이라고 할 수 있다”라며 “당사가 국내 단독 대표주관사 역할을 맡아 성공적으로 딜을 클로징하게 되어 큰 보람을 느낀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전국민적 관심을 받은 딜이었던 만큼 IPO를 준비하면서 신경을 써야 할 것도 많았다. KB증권은 변호사, 회계사를 비롯한 최고의 전문인력들을 최초 상장 준비 시점부터 고객사에 파견해 유관기관·고객사의 요구에 사전적·즉각적 대응이 가능하도록 했다.

심 전무는 “유관부서별 책임자들로 구성된 LG엔솔 IPO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발생 가능한 이슈들을 예상·분석해 사전 조치했다”라며 “대외적으로는 투자자들과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회사의 성장성, 미래가치에 대한 의견을 교류하는 한편, 잠재적 리스크요인에 대한 회사의 대응방안 또한 소통하며 신뢰 확보에 최선을 다했다”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경험해보지 못한 길을 개척하는 단독 대표주관사로의 부담감은 상장 준비 과정에서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 심 전무는 “사상 최대 규모의 딜로 대내외적 이목이 집중된 와중에 급변하는 시장에서의 소화 가능성, 시스템적 이슈 등 사전에 고려해야 할 요인이 많아 개인적으로도 회사 차원에서도 부담감이 있었다”라고 털어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제한적인 세일즈를 해야 한다는 점도 쉽지 않았다. 해외 투자설명회를 통해 투자자들의 반응도 살펴봐야 하는데, 대면 접촉이 막히면서 투자자들의 즉각적 반응을 확인하기 쉽지 않았다. 다행히 투자자들이 비대면 IR(기업설명회)에 적응하면서 코로나19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심재송 KB증권 전무가 8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심재송 KB증권 전무가 8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심 전무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LG엔솔을 비롯해 카카오뱅크, 현대중공업, 롯데렌탈,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미래에셋글로벌리츠, 솔루엠, 제이알글로벌리츠, 현대에너지솔루션 등 굵직한 기업들의 유가증권 상장을 맡아 총괄했다. 이밖에 코스닥에 상장된 기업도 18개에 달한다.

심 전무는 “가장 기억에 남는 딜을 하나만 꼽으라면, 단연코 LG엔솔”이라며 “개인적으로 2021년에 수행한 딜 가운데 ECM(주식발행)본부장으로 부임한 이후 처음으로 조 단위 빅딜을 수행한 카카오뱅크 IPO도 기억에 남는다”라고 말했다.

KB증권은 카카오뱅크, 현대중공업, LG엔솔 외에도 현대엔지니어링, SK쉴더스, 현대오일뱅크 등의 빅딜 수임으로 업계의 큰 주목을 받았다. KB증권이 이처럼 빅딜을 따낼 수 있었던 비결로 심 전무는 전사적인 지원과 노력을 꼽았다.

그는 “먼저 수준 높은 제안서 작성에 심혈을 기울였고, 발행사들에 좋은 평가로 이어진 것 같다”라며 “본부차원에서 제안서 디자인을 통일하고 가독성 높은 양식으로 개선했으며, 합리적인 밸류에이션 산정과 세일즈 역량 강화를 위해 김성현 사장을 필두로 IPO 유관부서가 모여 제안서 리뷰시간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라고 언급했다. 특히, 김성현 사장은 “한치의 실수도 있으면 안 된다”라며 딜 과정에서 문제가 없도록 각별히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KB증권은 시장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조직개편을 실시하고 인력도 꾸준히 보강했다. ICT 서비스 업체의 IPO 수요 증가에 맞춰 지난해 업계 최초로 4개 부서로 조직을 확대 개편했으며, 외부 전문인력 영입 등을 통해 35명 수준에서 46명까지 인력을 보강했다. 이와 함께 250억 원 수준의 대규모 전산시스템 투자도 단행해 청약시 고객 불편사항을 개선했다.

LG엔솔의 영광에서 벗어나 다음 IPO를 준비해야 하는 심 전무는 올해 IPO 시장의 위축을 우려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IPO를 연기하는 등 국내 증시 급변에 IPO 기업들이 영향을 받기 시작한 탓이다.

그는 “작년에도 인플레이션 우려와 중국 헝다그룹 사태 등으로 국내외 증시가 조정을 받으며 상반기에 비해 하반기에 전반적으로 수요예측 및 청약 경쟁률이 하락했다”며 “올해도 전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이슈와 미국의 금리인상, 글로벌 공급망 차질 이슈, 코로나 상황 등에 따라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코로나 사태 이후 급격한 유동성 증가와 청약 열풍 등을 고려하면 작년 상반기처럼 전종목에 걸친 IPO 시장 활황이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MZ세대까지 투자자산으로의 머니 무브가 정착화되고 있고, 2차전지, 메타버스, 위드코로나 관련 종목 등 성장성과 매력이 높은 기업이 다수 포진된 점을 고려하면 종목별 차별화를 바탕으로 IPO 시장은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심재송 KB증권 전무가 8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심재송 KB증권 전무가 8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심 전무가 관심 있게 바라보고 있는 IPO 산업분야는 온라인 커머스 업계다. 그는 “커머스 업체들은 IT기술 기반에 의한 파괴적 혁신과 그 성장성으로 인해 기존 오프라인 유통업체와는 다른 밸류를 받고 있는 영역”이라며 “국내 시장 상장 사례가 거의 없어 온라인 커머스업에 대한 투자자의 컨센서스가 추후 어떻게 형성될지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형 IPO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면서 동시에 우량 중소형사의 IPO 딜에서도 꾸준히 트랙레코드를 쌓아 빅딜, 중소형 딜을 불문하고 명실상부한 IPO 명가로서의 입지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강조했다.

심 전무는 개인투자자들에게 공모주에 관심을 많이 가져달라고 특별히 당부했다. 다만, 지나친 기대 수익률보다는 투자적 관점에서 적정 기대 수익률을 가지고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공모주는 적정 밸류를 산출하고 투자자 기대 수익과 흥행을 위해 IPO 할인율을 적용해 공모가를 산정한다”며 “너무 높게 기대 수익률을 잡기보다는 IPO 할인율을 감안한 적정 수준의 목표를 가지고 공모주에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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