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신춘문예’ 출신 김영민 변호사…“늦은 나이 로스쿨 도전 용기 갖길”

입력 2022-02-1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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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민 법무법인 천우 변호사 (김영민 변호사 제공)
▲김영민 법무법인 천우 변호사 (김영민 변호사 제공)

‘신춘문예’로 이름을 알린 변호사가 있다. 글짓기에 푹 빠져 사법시험에 집중하지 못하고 늦은 나이로 로스쿨에 입학했지만 그래도 꿈은 아동문학가다.

김영민 법무법인 천우 변호사는 17일 이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오히려 늦은 나이가 경쟁력이 될 수 있으니 용기를 갖고 로스쿨에 도전하라”고 말했다.

2007년 사법시험 1차에 합격한 뒤 이듬해 2차를 준비 중이던 김 변호사를 흔들어 놓은 것은 신춘문예다. 대학교 1학년 때부터 8년 동안 매년 응모했던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봄 길’이라는 동시로 당선되며 글쓰기 세계에 푹 빠져들었다.

신춘문예 당선에 운을 다 써버렸던 것일까. 신춘문예 당선이란 쾌거를 이뤘지만 그해 사법시험 2차, 다음해 1차에서 연거푸 낙방이란 쓴 맛을 봤다. 군 복무 후 2013년 사법시험 1차에 합격했으나 2014년 2차에서 또다시 떨어졌다.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다 33세란 나이로 사법시험을 준비하면서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도 들었다. 아르바이트로 어렵게 생활비를 마련하던 도중 김 변호사의 어려운 형편을 지켜본 친구가 로스쿨 입학을 제안했다. 당시 김 변호사는 경제적 취약계층(차상위계층)으로 분류돼 로스쿨 입학시험인 리트(LEET, 법학적성시험) 응시료 전액을 면제받고, 3년 동안 등록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그제야 알 수 있었다. 김 변호사는 “로스쿨에 이러한 제도가 있는 줄 알았더라면 군 전역 후 바로 입학을 시도했을 것”이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김 변호사는 리트에 응시한 뒤 의외로 높은 점수를 받고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고 전한다. 김 변호사는 “당시 리트 학원에 다니며 로스쿨 입학에 전력을 다하던 친구보다 저의 점수가 더 높게 나왔다”며 “제 자신이 오랫동안 공부해 지식을 쌓아 치르는 사법시험보다 리트처럼 주어진 자료를 짧은 시간 동안 해석해서 적용하는 유형의 시험에 더 강하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렇게 34세의 노장 수험생이었던 김 변호사는 중앙대학교 로스쿨 8기로 입학할 수 있었다.

입학생 53명 중 가장 연장자였고 입학 동기와 최대 11살 나이차가 나기도 했지만 로스쿨 생활은 어렵지 않았다고 한다. 김 변호사는 “학생 자치 논문집 편집부 활동과 기독교 동아리, 가인법정변론대회에 참여했고, 헌법재판소‧사법연수원‧경찰‧검찰에서 실무실습을 했다”며 “교내 학점 이수도 3년 동안 120학점이나 채울 수 있었는데 아마 전국 로스쿨 8기생 가운데 제가 가장 많은 학점을 이수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법무법인 에이펙스에서 수습변호사를 마친 뒤 ‘법조윤리협의회’에서 사무국장을 지낸 바 있다. 그는 “로스쿨에서는 나이가 많은 학생이었지만 사회에 나와보니 나이가 많은 것은 아니었다”며 “오히려 의뢰인들은 나이가 있는 변호사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장점도 있었다”고 말했다.

“늦은 나이에 도전, 리트·영어 점수·자소서에 집중”

늦은 나이에 로스쿨 진학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김 변호사는 “학부 때 학점이 요즘 학생들처럼 높지 않기 때문에 과연 입학이 가능할지, 졸업 이후 취업이 잘 될지 걱정한다”며 “학점은 바꿀 수 없으니 과감히 제쳐 두고 노력으로 바꿀 수 있는 리트와 영어 점수, 자기소개서의 질을 올리는 데 집중하라”고 조언했다.

변호사가 되기 전 신춘문예로 이름을 알린 김 변호사는 아동문학가를 ‘부캐(부캐릭터)’로 삼고 싶다고 말한다. 김 변호사는 “도진기 변호사와 문유석 전 판사와 같이 법률가이면서 작가로 활발히 활동하고 계신 분들이 있다”며 “변호사이자 아동문학가로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동화나 에세이를 내고 어린이들을 위한 법률교육까지 자연스럽게 시도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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