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넷플릭스’ 전선 확대…유럽도 “망 사용료 내라” 압박

입력 2022-02-16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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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게티이미지뱅크)
▲넷플릭스. (게티이미지뱅크)

글로벌 빅테크(대형 IT기업)에 대한 이동통신사업자의 ‘반대 전선’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넷플릭스 등 빅테크 기업이 망 사용료를 부담해야 한다는 논의가 한국을 넘어 유럽으로, 나아가 전 세계로 번지는 모양새다.

16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 대한 유럽 이동통신사업자의 망 사용료 부담 요구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 14일(현지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독일 도이치텔레콤, 프랑스 오렌지, 스페인 텔레포니카, 영국 보다폰 등 유럽 4개국 이동통신사 CEO가 공동으로 유럽연합(EU) 의회에 망 사용료 관련 공개 서한을 보냈다.

4개 기업 CEO는 공개 서한을 통해 사실상 빅테크 기업이 망 사용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영상 스트리밍, 게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기업의 인터넷 네트워크 트래픽 사용량이 크게 늘면서 통신사는 인프라에 수십억 유로를 투자하고 있다”며 “디지털 전환으로 이익을 얻는 모든 시장 주체들은 공정하고 비례적으로 공공재, 서비스, 인프라 비용에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들은 넷플릭스, 유튜브(구글) 등 콘텐츠 제공자(CP)와 이동통신사의 협상력에 차이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동통신사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반면, CP가 제공하는 콘텐츠에 트래픽이 몰리며 망 투자 필요성은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공개 서한에는 “네트워크 사업자는 강력한 시장 위치, 비대칭 협상력, 수준 높은 규제 경쟁의 결여 등 거대 플랫폼과 공정한 조건을 협상할 위치에 있지 않다”며 “중요한 투자에 대해 실현 가능한 수익을 낼 수 없어 추가적 인프라 개발이 위험해지게 된다”는 입장이 담겼다.

이처럼 최근 유럽을 중심으로 넷플릭스, 구글 등 CP에게도 망 투자·관리 비용을 물려야 한다는 논의가 확산하고 있다. 올해 초 프랑스에서는 이동통신사가 모인 프랑스통신연맹(FFT)이 대선 후보들에게 CP에 망 사용료 지급 의무를 부과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정책 제안서를 보냈다. 지난해 11월 말에는 유럽 13개 이동통신사 CEO가 글로벌 IT기업이 망 구축 비용을 부담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글로벌 CP와 통신사업자간 갈등은 이어지고 있다.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간 소송전이 대표적이다. 양 측은 지난해부터 망 사용료 지급에 관한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으며, 내달 1차 변론기일을 앞뒀다. 또한 우리 정부와 정치권은 빅테크의 망 사용료 지불을 법제화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아직 유럽과 아시아 지역에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동영상 스트리밍 시장이 성장 중인 만큼 빅테크 기업의 고민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넷플릭스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 가입자가 354만 명, 아시아에서 258만 명 각각 늘어나며 지역별 가장 큰 증가세를 기록했다. 아직 성장 중인 만큼 해당 지역에서 정부와 이동통신 사업자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글로벌 이동통신사업자까지 가세하며 압박 수위는 더욱 높아지게 됐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까지 이달 말 열릴 MWC 2022 행사에서 글로벌 CP에 망 사용료를 부담하라고 주장할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GSMA에는 영국·스페인·독일 등 유럽뿐만 아니라 AT&T, 버라이즌 등 미국, 중국 등 전 세계 이동통신사업자가 가입돼 있다. 국내에서도 KT, SK텔레콤 등이 명단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넷플릭스의 경우 망 사용료 부담 요구에 대해 부담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넷플릭스가 자체적으로 서버를 구축하고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트래픽 부담을 줄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넷플릭스 사업의 본질은 ‘콘텐츠 제공’이란 점도 명확히 했다. 강동한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총괄 VP는 지난달 열린 온라인 간담회에서 “소비자가 넷플릭스에 기대하는 것은 좋은 콘텐츠와 그것을 잘 구현할 수 있는 프로덕트 서비스이고, ISP에게는 원활한 인터넷 접속 등 통신 부분을 기대한다”며 ISP와 넷플릭스가 해야하는 일이 서로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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