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혼돈의 신라젠, 살아날 수 있을까

입력 2022-02-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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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가 신라젠에 대해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현재 코스닥 위원회의 판단만 남았다. 소액주주들의 속은 까맣게 타들어간다.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자택 앞까지 찾아가 상장폐지 철회 집회를 여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소액주주의 절박함과 별개로 거래재개를 결정하지 못한 거래소 입장도 이해는 간다. 신라젠은 태생이 7000억 원대 범죄행각을 벌인 VIK(밸류인베스트코리아)의 투자를 받아 시작했다. 신라젠의 신약물질 펙사벡은 2014년부터 내부적으로 임상 성공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었다.

최대주주가 엠투엔도 바뀐 후에도 잡음이 있었다. 신라젠 임상을 새롭게 디자인한 인물이 상장폐지된 회사 출신 A기 때문이다. A씨는 전 회사가 상장폐지 되기 전 국제적 제약기업 네오파마 한국지사를 만들겠다고 밝혔었다. 당시 시장에서는 네오파마가 아랍왕자와 관련있다는 소문에 '만수르(아랍왕자) 펄(주가부양 재료)'이라고 불렸다. 그는 엠투엔이 인도 코로나 치료제 개발 업체 '락사이'에 투자하도록 중개하기도 했다. 엠투엔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락사이 투자금 61억 원을 손상차손으로 분류했다.

손상차손이란 '못 받을 가능성이 있는 돈'이란 뜻이다. 회사 측은 현행 규정상 임상 비용은 손상 차손으로 분류된다고 설명했지만 회수 여부는 알 수 없다. 그는 과거 에이치엘비에 글로벌 제약사 '네오파마'와의 JV(조인트벤처) 설립을 중개하기도 했다. 에이치엘비에 따르면 해당 JV는 몇 개월 유지되지 못하고 취소됐다.

엠투엔은 A씨에게 락사이 소개 댓가로 CB(전환사채) 59억 원 분량 콜옵션(매수청구권)을 넘겼다. 해당 CB는 전환가액 3995원으로 지난해 중순 전환권 전량이 행사됐다. 엠투엔 주가가 지난해 최고 2만9000원까지 올랐다가 점차 내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대 300억 원이 넘는 차익을 얻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최근 신라젠과 엠투엔에 제기된 파산신청의 원인이 됐다. A씨와 함께 일했던 B씨가 자기 몫을 달라며 공격했다. B씨는 A씨와의 중재를 위해 서모 엠투엔 회장도 만났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서 회장이 엠투엔 주가를 자신이 '한화그룹 친척'임을 이용해 상승시켰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고 했다. 특히 락사이 관련해서도 부정적인 언급을 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엠투엔 측이 취재를 거절한 것을 보면 의구심은 커진다.

A씨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주변인에게 자신이 가진 인프라만 이용당하고, 자신은 졸지에 사기꾼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한다. 신라젠에 대해서는 '정말 잘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신라젠 주주들은 이미 이전 경영진 때문에 큰 상처를 입었다. 거래소는 신라젠에 대해 상장 폐지를 결정한다면 그 배경을 소상히 설명해 납득시켜야 한다. 그리고 대안이나 개선 가능성이 있다면 최선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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