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동계올림픽] 한복에 편파판정, 욕설 세례까지…중국의 도 넘은 텃세 어디까지

입력 2022-02-07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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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현지시각)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한복을 입은 공연자가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4일 오후(현지시각)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한복을 입은 공연자가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개막식 한복에 석연찮은 판정, 부적격 선수 출전에까지. 중국의 도 넘은 텃세는 어디까지 일까.

올림픽 개회식에 등장한 한복... 문화공정 vs 조선족 문화 존중 논쟁

지난 4일 개막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초반부터 시끄럽다. 논란은 개회식에서부터 불거졌다. 개막 공연에 한복을 입은 조선족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현장에서 송출된 영상 등에서 윷놀이, 떡메치기, 김장, 강강술래, 한과, 삼고무, 풍물놀이 등 한국 문화가 다수 등장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비판의 목소리는 더 커졌다.

대중의 시선은 당시 한복을 입고 개회식에 참석했던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쏠렸다. ‘중국에 강하게 항의해 달라’는 바람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황 장관은 “소수민족으로 조선족을 과감하게 표현한 것은 양국 간 오해 소지가 있고, 안타깝다”며 “한편으로는 우리 문화가 이렇게 많이 퍼져나가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라고 했다. 우리 정부의 미온적 태도에 누리꾼들은 더 분노했다. 누리꾼들은 “중국이 올림픽을 문화공정의 도구로 사용한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치권도 가세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개막식이 끝난 후 ‘중국의 문화공정을 반대한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게재했다. 원희룡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정책본부장도 “동북공정 멈춰”라는 글을 썼다.

여야 가리지 않고 중국에 대해 각을 세운 가운데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는 “중국의 국민으로 살아가는 조선족 동포 역시 자신들의 문화와 의복을 국가로부터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면서 “중국의 다양한 민족의상 중 한복만 제외됐다면 중국에서 살아가는 동포들의 관점에서 어떤 느낌으로 다가왔겠느냐”고 반문했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4일 오후(현지시각)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 한복을 입고 참석해 있다.
 (사진 =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4일 오후(현지시각)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 한복을 입고 참석해 있다. (사진 =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쇼트트랙 혼성계주 석연찮은 판정... 홈 어드벤티지 논란

판정시비도 벌어졌다. 5일 저녁 열린 쇼트트랙 2000m 혼성계주 준결승에서 헝가리, 미국, ROC(러시아올림픽위원회)를 만난 중국 대표팀은 3위를 기록하며 결승 진출이 좌절될 뻔했으나 미국과 ROC의 페널티로 2위로 결승에 진출해 첫 금메달을 획득했다.

중국은 런지웨이와 장위탕을 교대하던 순간 ROC 선수의 방해로 터치 없이 레이스를 이어갔다. 미국 역시 앞선 코너에서 중국 선수를 방해했다. 러시아와 미국, 중국이 모두 페널티 소지가 있는 레이스를 펼쳤으나 2위 미국만 실격처리 됐다.

실격 판정에 대해 미국 선수는 “접촉은 없었다”고 반박했으나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결국 판정에 의해 중국이 결승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쇼트트랙은 실격규정이 많은 종목 특성상 판정으로 경기 결과가 뒤집히는 경우가 많다. 혼성계주에 이어 남녀 계주와 개인 종목들이 남아있는 가운데 석연찮은 판정으로 시비가 이어질 가능성이 작지 않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이는 이후 치러질 다른 종목에서도 마찬가지다.

한국 쇼트트랙 남자 대표 곽윤기는 문제가 된 판정을 두고 “터치가 안 된 상황에서 그대로 경기를 진행한 것은 지금까지 보지 못했다”라며 “동료선수들과 ‘중국 선수와 바람만 스쳐도 실격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5일(현지시각) 베이징 캐피털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녀 혼성 계주 결승전에서 중국 선수들이 우승을 확정 지은 뒤 오성홍기를 들고 링크를 돌고 있다.
 (연합뉴스)
▲5일(현지시각) 베이징 캐피털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녀 혼성 계주 결승전에서 중국 선수들이 우승을 확정 지은 뒤 오성홍기를 들고 링크를 돌고 있다. (연합뉴스)

중, 출전 자격 없는 선수가 대표팀에?…국제아이스하키연맹 비난 쏟아져

중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에는 부적격 귀화 선수가 합류했으나 큰 문제 없이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돼 홈 어드벤티지 논란을 더 했다.

중국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개최국 자격으로 첫 동계올림픽 본선 자격을 얻었다. 올림픽 대표로 출전하는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총 25명인데, 이 중 19명이 귀화선수다. 대부분 북미에서 자라거나 성장한 선수들이다.

이 중 미국 출신 주전 골리인 제러미 스미스가 부적격 논란에 휩싸였다.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규정에 따르면 대표선수로 IIHF 공식 대회에 출전한 경력이 있는 선수는 새로운 국적을 취득한 경우 취득한 국적 실업팀에서 4년 이상 뛰어야만 올림픽 출전할 수 있다. 그러나 스미스는 2019~2020시즌 중국 하키팀 쿤룬 레드스타에 이적해 3시즌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규정상 중국 대표팀으로 이번 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다.

그러나 IIHF는 스미스가 포함된 중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명단을 그대로 승인했다. 이렇다 할 골리가 없던 중국이 스미스를 대표팀 명단에 막무가내로 올리고, IIHF가 중국의 사정을 고려해 눈감아줬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중국 여자 피겨스케이팅 대표 주이
 (연합뉴스)
▲중국 여자 피겨스케이팅 대표 주이 (연합뉴스)

“수치스럽다” …선수들에 SNS 욕설 세례

중국의 텃세는 경기장 밖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중국 누리꾼들은 올림픽 참가 선수들에게 무차별적인 욕설을 퍼붓고 있다.

곽윤기가 지난 2일 “중국의 텃세는 작년 10월 월드컵 때 이미 경험했다. 걱정된다”는 발언을 한 것을 두고 일부 중국 누리꾼들은 곽윤기의 SNS에 욕설이 담긴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이를 캡처해 SNS에 공개했다.

자국 선수에게도 화살을 겨누고 있다. 미국에서 태어나 중국 피겨 스케이팅 대표팀으로 합류한 주이가 피겨 단체전 여자 쇼트 프로그램에서 넘어지자 중국 누리꾼들은 “정말 수치스러운 일”, “애국심에 관해 이야기하기 전에 중국어부터 배우게 하라”는 등 조롱을 했다.

홍콩, 신장웨이우얼, 티베트 등 인권 탄압과 외교적 보이콧 등으로 시작 전부터 비판 여론이 높았던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대회 진행 과정에서도 잡음을 내며 ‘그들만의 축제’로 퇴색하고 있다. 미국 온라인 매체 인사이드더게임즈에 따르면 4일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을 본 미국 내 시청자 수는 최대 1600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2830만 명) 대비 43% 감소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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