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톡!] BTS와 퍼블리시티권

입력 2022-01-17 05:00

문환구 두리암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

2016년 케이블 방송에서 ‘꽃미남 방탄 고등학교’라는 프로그램의 국어 선생님으로 등장한 BTS 제이홉은 나태주 시인의 시를 읽어주었다. 지금은 ‘내가 너를’이라는 제목으로 유명해진 그 시는 1980년 ‘막동리 소묘’라는 연작시집에 실린 172번 시였다. ‘막동리 소묘 · 172’가 ‘내가 너를’이라는 이름을 얻고, 나태주 시인의 시집이 베스트셀러에 오르게 된 것은 시가 좋아서기도 하지만 BTS의 추천이 컸음을 부인할 수 없다. 역시 BTS 멤버인 지민이 지난해 12월에 제주시 연동의 누웨마루 거리를 방문해 SNS에 올리자 관광객이 몰려들었고, 제주관광공사는 누웨마루에 ‘BTS 지민 포토존’을 설치했다.

그룹 리더인 RM의 작업실에서 반가사유상이 발견되기만 해도 중앙박물관 기념품이 동나는 상황이므로, 상업적으로 BTS를 활용하려는 수요는 넘친다. BTS가 2020년 유엔총회 메시지 ‘우리 함께 살아냅시다’의 실천으로 20%를 삭감하고도 지난해 올린 광고료 수익은 11개 650억 원으로 추정된다. 이런 상황이니 BTS의 사진이나 이름을 활용한 불법 마케팅도 활개를 친다.

2018년 잡지사에서 BTS 심층취재판이라는 이름으로 화보집을 별책부록으로 발매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이러한 행위에 대해 2020년 대법원은 통상적인 정보제공의 범위 내에서 이름이나 사진을 사용할 수는 있지만, BTS가 쌓은 명성, 신용, 고객흡인력을 이용하기 위해 무단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 부정경쟁방지법에서 규정한 ‘타인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로 보아 이를 부당하게 침해하는 행위를 부정경쟁행위로 판단한 것이다.

특허청과 국회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초상사용권 또는 인격표지권이라고 퍼블리시티권을 부정경쟁방지법에 포함하는 법 개정을 해서 올해 6월 8일부터 시행된다. 앞으로는 ‘국내에 널리 인식되고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타인의 성명, 초상, 음성, 서명 등 그 타인을 식별할 수 있는 표지를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 타인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는 법원에서 따로 다투지 않아도 부정경쟁행위가 된다. 한류스타는 우리가 먼저 보호해야 한다. 그래야 K-컬처가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다.

문환구 두리암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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