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제로 코로나’에 다국적 기업 경영진 발 묶여…아시아 비즈니스 허브 지위 흔들

입력 2022-01-10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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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강도 국경 통제에 경영 차질 속출
크리스마스 휴가 맞아 고국 방문 임원들 복귀 못해
피치 “홍콩 경제성장 전망 저해”
‘내로남불’ '친중파 정치인은 대규모 생일파티

▲홍콩 국제공항에서 캐세이퍼시픽 항공 지상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홍콩/AP뉴시스
▲홍콩 국제공항에서 캐세이퍼시픽 항공 지상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홍콩/AP뉴시스
홍콩이 중국의 고강도 방역정책인 ‘제로 코로나’에 발맞추기에 나서면서 현지에 지역 본부를 둔 다국적 기업들의 경영에도 차질이 속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홍콩 당국의 유연하지 못하고 모순적인 방역 규제에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크리스마스 휴가를 맞아 고국을 방문했던 다국적 기업 홍콩지사 임원들이 홍콩으로 복귀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홍콩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을 막겠다며 미국과 영국을 포함한 8개국에서 출발한 항공편의 입국을 중단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앞서 홍콩 당국은 지난 5일 중대한 발병 위험에 직면해있다며 미국과 영국, 호주, 캐나다, 프랑스, 인도, 파키스탄, 필리핀 등 8개국서 출발하는 여객기의 입국을 2주간 금지한다고 밝혔다. 해당 조치는 8일부터 2주간 적용된다.

홍콩 정부의 갑작스러운 입국 차단에 각국 정부와 기업들의 원성이 커졌다. 홍콩주재 영국 상공회의소는 “‘유감스러운’ 비행 금지 조치에 많은 사람이 놀랐다”면서 “크리스마스 시즌에 가족과 함께 영국을 방문한 많은 홍콩 임직원들과 1월 초 홍콩에 돌아가려는 임직원들에게 상당한 불편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홍콩 주재 미국 상공회의소도 “입국 제한은 홍콩에 거주하는 기업 경영진에 또 다른 스트레스 요소이자 비용과 불확실성을 가중시킨다“고 비판했다. 홍콩 주재 미국 영사관도 ”홍콩 정부가 거주와 비즈니스에 영향을 주는 여행 제한, 검역 조치 등에 대해 더 많은 대화와 투명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이러한 조치가 홍콩의 아시아 비즈니스 허브로서의 위상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강화된 국경통제가 홍콩의 다국적 기업의 지역본부 역할에 더 많은 난관을 만들게 될 것”이라며 “이는 홍콩의 경제성장 전망을 저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에 캐세이퍼시픽 항공 소속 승무원이 방역 규칙을 어기고 돌아다녀 지역사회에 오미크론 변이를 전파했다며 해당 항공사 조종사와 승무원에 대해 7일간의 자가격리 의무화 조치를 내린 것도 비판을 받고 있다. 해당 조처로 캐세이퍼시픽 화물 운송의 20%가 줄어들면서 공급망 혼란을 가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FT는 캐세이퍼시픽 항공편 취소로 홍콩 식품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홍콩이 국경을 걸어 잠근 배경에는 중국 본토 정부 눈치 보기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정부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본토 곳곳에서 오미크론 확산으로 인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속출하자 도시 봉쇄 등 고강도 정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는 홍콩 안팎에서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 3일 입법회(국회 격) 의원 19명과 정부 고위관리 13명이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홍콩 대표 중 하나로 유력한 친중파 정치인 위트먼 헝의 생일파티에 마스크도 쓰지 않고 참석했다가 자가격리 대상이 된 사실이 밝혀지면서 홍콩 정부가 궁지에 몰리게 됐다. 해당 파티 참석자는 170명가량 됐는데 이 중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0일 소식통을 인용해 홍콩 고위직 수십 명이 대거 참석한 ‘내로남불’ 생일파티의 파장이 커지자 중국 정부가 해당 관료들에 대한 신속한 조치를 주문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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