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코로나 치료제' 등장에도 백신 접종 강조하는 이유는?

입력 2021-12-28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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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약사 화이자의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제약사 화이자의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 로이터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를 위한 먹는 약이 이르면 다음 달 중순부터 국내에서 사용된다. 본격적인 재택치료의 길이 열리면서 코로나19 방역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

28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국내 첫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로 승인한 화이자의 '팍스로비드'는 국내에 도입되는 대로 병원, 약국 등에 공급돼 코로나19 재택치료자, 생활치료센터 입소자, 병원 입원자 등에 쓰일 예정이다. 정부는 화이자와 36만2000만 분의 선구매 계약을 체결했으며, 빠르면 내년 1월 중순 국내에 도입한다.

획기적인 '먹는 약'…복용 불가능 환자와 부작용은?

팍스로비드는 코로나19 경증~중등증 고위험 비입원환자 2246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증상 발현 5일 이내 투여했을 때 입원·사망으로 가는 환자를 88% 감소시키는 높은 효능을 확인했다. 기존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의 경우 정맥주사 방식으로 의료인의 도움을 받아 투약해야 하지만, 팍스로비드는 알약이기 때문에 재택치료하는 환자도 스스로 복용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코로나19 환자가 팍스로비드를 복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팍스로비드는 체중 40kg이 넘는 12세 이상 환자에게 허가돼 12세 미만 어린이에게는 사용할 수 없다. 임부는 위해성보다 유익성이 높을 때만 투여하고, 팍스로비드를 투여하는 해당 기간 수유를 중단해야 한다.

▲팍스로비드 작용 기전 (자료제공=식품의약품안전처)
▲팍스로비드 작용 기전 (자료제공=식품의약품안전처)

팍스로비드는 하루 2회 각 3알씩 5일간 복용하는 약이다. 1회 복용분은 항바이러스제 니르마트렐베르 2알과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 리토나비르 1알로 구성된다.

니르마트렐비르는 단백질 효소가 증식되는 것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리토나비르는 CYP3A라고 불리는 핵심 간효소의 항바이러스제 분해 기능을 억제해 니르마트렐비르의 약효가 체내에서 오랫동안 작용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문제는 리토나비르가 CYP3A를 활성화하는 약물과 만나면 유독한 상호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CYP3A 활성제는 혈액 희석제, 항지혈제, 부정맥, 고콜레스테롤 약물, 항우울제, 항불안제, 면역억제제, 스테로이드 등 광범위하게 쓰인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항우울제나 콜레스테롤을 줄이는 스타틴 계열 약물, 혈액 희석제와 함께 사용하지 말라는 의견을 냈다. 다만, 무조건 금지가 아니라 팍스로비드를 복용할 때 이런 약물의 복용량을 낮추거나 다른 약물로 대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식약처 역시 팍스로비드의 긴급사용을 승인하면서 CYP3A 기질로서 리토나비르 병용투여 시 해당 약물의 체내 노출이 증가해 생명을 위협하는 반응이 발생할 수 있는 경우나 CYP3A 유도제로 니르마트렐비르나 리토나비르의 노출을 현저히 감소시킬 수 있는 약물의 병용금기 정보를 제공하도록 했다.

아울러 중증 간장애나 신장애 환자는 복용을 권장하지 않으며, 중등증 신장애 환자는 니르마트렐비르 용량을 반으로 감량해야 한다. HIV 환자의 경우에는 약물의 내성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

팍스로비드의 주요 부작용으로는 미각이상, 설사, 혈압 상승, 근육통 등이 있다. 증상은 대부분 가벼웠으며, 팍스로비드의 투약을 중지하면 해소됐다.

팍스로비드 승인을 위한 전문가 자문을 맡은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설사나 오심은 다양한 약물에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으로 이 약물이 항바이러스제이기 때문에 장운동에 영향을 주는 것이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면서 "미각이상은 정확한 기전을 알기 어렵지만 대부분 약물 사용 이후 호전되는 경과를 보였고 가벼운 양상이었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되는 이상 반응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먹는 약으로만 코로나 통제 어려워…백신 접종이 최우선"

방역당국은 경구용 치료제의 도입이 고위험·경증·중등증 환자의 입원과 사망 감소, 의료 방역체계의 유지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경구용 치료제는 감염 초기에 복용해야 효과가 있고, 다양한 금기증과 부작용이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백신 접종을 통한 예방을 방역의 최우선 사항에 놓고 있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치료제만으로는 현재 유행 상황에 대한 통제가 어렵다"라며 "치료제는 치료 시기를 놓치면 회복이 어려울 수도 있고, 복용 후 예기치 않은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으므로 가장 강력한 대응은 여전히 백신 접종을 통해 개개인의 감염을 최소화하고 위중증과 사망을 예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구용 치료제의 등장에 따라 이른바 '위드 코로나'로 불리는 단계적 일상회복 전환에 대한 기대도 싹트고 있지만 아직은 가늠하기 어렵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전 세계적으로 공급되는 경구용 치료제를 통한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감소 효과가 현실에서 어느 정도 나타날 것인지도 오미크론 변이의 등장과 함께 방역 대책의 중요한 변수"라며 "총괄적으로 분석하면서 전체적인 대응체계를 정비하겠다"고 말했다.

1월에 들어오는 팍스로비드 초도물량에 대해서는 아직 실무 협의가 진행 중이다. 이후 물량은 월별 공급 방식으로 도입된다.

김옥수 방대본 자원지원팀장은 "협상에서 확정된 물량에 대해서만 공개할 수 있다"며 "계약상 확정된 이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팍스로비드가 국내에 들어올 때까지 처방기준을 확립한다는 계획이다. 재택치료 환자의 경우 재택치료관리의료기관 협력의사의 처방에 따라 담당 약국에서 조제한 후 지자체별로 보건소나 지역약사회 등과 협의해 환자에게 배송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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