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코앞인데…대기업 절반은 내년 투자계획 못 세웠다

입력 2021-12-13 06:00 수정 2021-12-13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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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액 500대 기업 대상 2022년 투자 계획' 조사
경제 회복 제한하는 위험 요인 많아
응답 기업의 52.9% "내년 최대 리스크는 원자재 가격"

우리나라 주요 기업 중 절반은 내년 투자 계획을 아직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기업들은 연말까지 내년 사업 계획의 얼개는 물론, 구체적인 추진 계획까지 마련해놓지만, 올해는 급증한 대외 변수로 인해 계획 수립조차 쉽지 않은 상황에 부닥친 것이다.

13일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발표한 '매출액 500대 기업 대상 2022년 투자 계획' 조사 결과, 응답 기업의 49.5%가 계획을 세우지 못했거나 투자계획이 없다고 응답했다.

'아직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라고 답한 기업이 40.6%, 내년도 투자계획이 없다는 기업이 8.9%였다.

내년 투자계획을 세운 기업 비중은 50.5%로, 이 중 절반 이상(62.7%)이 내년 투자를 올해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응답했다. 내년 투자를 올해보다 늘리겠다는 기업은 31.4%, 줄이겠다는 기업은 5.9% 수준이었다.

한경연은 "올해 3분기까지 매출액 500대 기업의 63.8%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투자를 줄였다"라며 "2022년에도 오미크론 바이러스 확산 등 경제 회복을 제한하는 위험 요인이 많아 기업들이 선뜻 투자를 결정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할 우려가 있다"라고 밝혔다.

내년 투자 올해보다 늘리지 않겠다고 한 기업들은 그 이유로 △2022년 경제 전망 불투명(31.8%) △주요 투자 프로젝트 종료(31.8%)를 가장 많이 꼽았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교역환경 악화(19.7%) △경영악화에 따른 투자 여력 부족(12.1%) △과도한 규제(7.6%) △투자 인센티브 부족(1.5%)도 투자를 선뜻 늘리기 어려운 이유로 지목됐다.

내년 투자를 늘리겠다는 기업들은 그 이유에 대해 △산업 내 경쟁력 확보(50.0%) △신성장 사업 진출(25.0%) △노후설비 개선(12.4%) △2022년 경기 개선 전망(6.3%) △제품 수요 증가 대응(6.3%) 순으로 응답했다.

기업들이 체감하는 국내 투자환경은 100점 만점에 65.7점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은 ‘고용 및 노동규제’(35.3%)가 국내 투자를 위축시키는 대표적인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 외에 △지자체의 인허가 심의규제(29.4%) △환경규제(17.6%) △신사업에 대한 진입 규제(11.8%) △공장 신·증축 관련 토지규제(5.9%)도 기업 투자환경을 저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경연은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긴축과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경기둔화, 미·중갈등, 국제원자재 가격 및 물류비 상승 등 대내외 불확실성에 노출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투자 활성화를 위해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에 대해서는 자금조달 등 금융지원 확대(40.6%)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세제 지원 확대(33.7%) △투자 관련 규제 완화(28.7%) △대외 불확실성 해소를 위한 외교적 노력(17.8%) △반기업 정서 완화(9.9%) △확장적 거시정책(5.9%) 등이 그 뒤를 이었다.

500대 기업의 절반 이상(58.4%)은 2022년 경제환경은 올해와 비슷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올해보다 개선될 것이라는 비중은 24.8%, 악화할 것이라는 응답은 16.8%였다.

내년도 투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리스크로는 응답 기업의 52.9%가 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른 생산비용 부담 증가를 지적했다. △글로벌 공급망 훼손에 따른 생산 차질(17.6%)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신흥국 금융 불안 우려(17.6%) △가계부채 등 국내 금융 불안 요인(17.6%) △미·중 갈등 장기화 및 중국 성장률 둔화(11.8%) 등이 주요 투자 리스크로 꼽혔다.

반면 내년도 투자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요인으론 △위드 코로나 전환에 따른 글로벌 소비회복(44.0%) △반도체, 2차전지 등 신성장 분야 경쟁력 우위(32.0%) △글로벌 교역량 회복에 따른 수출 호조(20.0%)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대규모 인프라·친환경 투자 집행(8.0%) 등이 지목됐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내년에도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 원자재 가격 상승 장기화,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 경영 불안요소가 여전히 산적해 있어 기업들이 섣불리 투자를 확대하기에는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투자는 한국경제의 지속성장과 국내 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초석”이라며 “규제 완화, 세제 지원 등 투자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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