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호의 경제 이야기-약팽소선(若烹小鮮)] 새 정부가 집중해야 할 경제정책

입력 2021-12-06 05:00

건국대 석좌교수,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제 올해도 한 달이 채 남지 않았다. 새해에는 대통령 선거를 포함한 중요한 선거들이 예정되어 있는데 새로 들어서게 될 정부가 어떤 경제정책에 집중을 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는 것도 의미 있다 하겠다.

다음 정부는 무엇보다도 부동산 정책을 바로잡아야 한다. 이에 대해서는 지난 4년간의 부동산 정책이 반면교사가 될 것이다. 부동산 가격 안정을 목표로 한 정책들이 오히려 그 반대의 효과를 가져온 것을 지금 우리가 목도하고 있다. 이런 문제는 처음부터 많은 부작용이 예상되는 정책수단을 활용했다는 데에 기인한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어쨌든 이미 벌어진 일의 원인을 탓하는 것보다 이러한 부작용들을 해소하는 데 노력을 집중해야 하는데, 사실 대폭적인 공급 확대 등 그 해법 역시 대부분 제시되어 있다고 본다. 새 정부는 그러한 조치들을 과감히 시행해 주기 바란다.

다음으로 이미 훼손된 재정의 여력을 회복시켜야 할 것이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우리나라 국채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은 최근 급격히 상승해 왔다. 이 비율이 아직 다른 국가들에 비해 낮다고 해서 안심할 일이 아니다. 지금의 추세대로라면 머지않아 70~80% 수준에 도달하게 되는데 이는 이른바 ‘우려스러운’ 수준으로 평가된다. 아울러 이 난에서 이미 지적한 바 있지만 부채비율이 너무 급격히 상승하는 것은 그 규모 못지않게 불안 요소가 된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부채비율 증가의 원인이 되는 재정적자의 규모를 줄이는 일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최근 재정적자의 원인으로는 이른바 ‘퍼주기’ 지출이 많았던 것이 지적되는데 이러한 지출은 과감히 폐지해야 한다.

셋째, 이번에야말로 노동개혁의 가시적 성과를 달성해야 한다. 이 역시 그 중요성이 강조된 것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닐 뿐 아니라 해법도 상당히 마련되어 있다. 흔히 독일의 하르츠 개혁을 그 모델로 드는데 그러한 개혁의 내용에서 많은 것을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하르츠 개혁에서는 고용의 유연성을 높이는 조치들이 많지만 그렇다 해서 노동자에게 불리한 내용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노동개혁은 어느 일방에게만 이득이 되거나 손해가 되는 것이 아니라는 바탕에서 대타협이 이루어져야 한다.

넷째, 규제개혁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지금까지 역대 어느 정부도 규제개혁을 내세우지 않은 경우가 없다. 그럼에도 지금 또다시 이를 강조하는 것은 역설적으로 노력에도 불구하고 별로 이룬 것이 없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따라서 새 정부는 이 분야에서도 많은 성과를 내주기 바란다.

마지막으로 공적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등 사회보험 전반에 걸친 재정의 장기안정 방안을 강구해 나가야 한다. 이 보험들은 개인이 감당할 수 없고 역선택 등의 문제도 있고 소득재분배적 요소도 있어 민간보험이 담당하기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부득이 국가가 담당하는 제도이므로 재정의 불안은 곧 국민 모두의 부담이 된다. 그런데 최근 보장성 확대, 고용 증대에 사용되는 지출 등으로 보험재정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의 해결을 위해서는 보험료 인상, 불요불급한 지출 축소 등 상당한 고통이 수반될 수밖에 없지만 그래도 가야 할 길이다.

물론 다음 정부가 노력해야 할 일은 이런 것에만 국한되지는 않을 것이며 이 외에도 중요한 과제는 많을 것이지만 우선순위를 두어야 할 정책들을 필자 나름대로 정리한 것이다.

이렇게 정책을 추진함에 있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포퓰리즘에 경도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선거에서는 표를 많이 얻어야 하므로 인기 있는 정책을 우선 공약하게 된다. 그러나 인기 있는 정책이 반드시 바람직한 정책은 아니다. 그리고 필자가 강조한 정책들 중에는 인기가 없는 것도 많다. 어렵더라도 필요한 일을 하는 것이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새 정부를 담당할 사람들이 가져야 할 자세이다.

다음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정책의 부작용을 간과한 것은 없는지 그것을 최소화할 방안은 무엇인지 잘 찾아내는 신중한 자세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물론 정책 추진의 과감성, 과단성은 당연히 필요하지만 그와 아울러 신중함도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책은 나만 옳다고 믿는 과신에서 밀어붙이면 그르치는 법이다. 이 칼럼의 제목 ‘약팽소선’이 의미하듯이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매우 세심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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