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공포 확산, 증시 ’블랙스완’되나

입력 2021-11-28 08:29 수정 2021-11-29 10:56

유가·인플레 압박 등 줄악재에 연말 산타랠리 기대감 ‘찬물’
작년 ‘코스피 폭락’ 재현 우려에 경기 후퇴까지…최악엔 ‘패닉셀’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26일 밤 11시. 정보통신회사에 근무하는 이 모(39) 씨는 블룸버그TV를 켰다. 한국 시각으로 오후 11시 30분 열리는 미국 증시를 기다리면서 코로나 19 변이인 ‘오미크론(Omicron)’ 바이러스가 미칠 영향을 살피기 위해서다. 걱정은 현실이 됐다. 26일(현지 시각)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53% 떨어진 3만4899.34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도 각각 2.27%, 2.23% 폭락했다. 그는 “코로나 19 사태가 터진 지난해 초 악몽이 떠올랐다”면서 “‘울며 겨자먹기’지만 이날 절반가량을 현금화했다”고 했다. 박 씨는 7000만 원 정도를 미국 주식에 투자 중이다.

29일 우리나라 증시는 ‘오미크론’공포가 터진 후 열리는 아시아 첫 증시여서 ‘검은 월요일(Black Monday)’ 우려가 현실화될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미크론(Omicron)’이 뉴욕과 유럽증시를 집어삼킨 터라 지난해 3월 악몽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지난해 2월 14일 2243.59를 기록한 코스피는 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자 3월 19일 1457.64(종가)까지 35.03% 폭락했다.

오미크론, ‘블랙스완’ 될까

“눈에 보이는 변동성은 안전하다. 보이지 않고 예측하기 힘든 리스크가 훨씬 무서운 것이다.” 리스크 분석가이자 ‘블랙 스완’의 저자 나심 탈레브가 한 말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오미크론’의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한국증시, 한 발 나아가 글로벌 경제에 ‘블랙스완’(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전혀 예상치 못한 위험의 습격)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 9월 영국, 10월 인도, 12월 브라질 변이 바이러스가 나타났을 때, 코스피는 고점 대비 저점까지 -7%(9월)와 -6%(10월) 하락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오미크론이 코스피를 2810까지 끌어내릴 수 있다고 봤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공급망 불안한 가운데 ‘오미크론’이 동남아와 중국으로 확산한다면 글로벌 공급망에 충격을 줄 수 있다면서 “최악의 경우 ‘패닉 셀’이 나올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의 금융그룹인 바클레이즈는 “많은 주식시장이 사상 최고 수준이나 신종 변이 바이러스로 인해 확진자가 다시 증가할 경우 중앙은행은 긴축정책을 공격적으로 전개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살아나던 경기가 후퇴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빅토리아 팬과 딘 재미슨, 로런스 서머스 등 경제학자들이 2017년 발표한 논문을 보면 전 세계적인 전염병으로 인한 연간 손실은 대략 5000억 달러로 전 세계 수입의 0.6%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경험적으로 전염병이 전 세계적으로 경제적 비용을 늘리지만, 증권시장에서 제약주와 언택트 관련주들은 반사이익을 누리는 경향을 보였고, 호텔, 항공, 사치품, 소비재 등 여행 관련 주식들은 급락했다. 시장을 떠받쳐 온 동학개미는 이달 들어 1조7646억 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연말랠리 물 건너갈까

연말 랠리에 대한 기대감도 뚝 떨어졌다. 유가·인플레이션·실적둔화 우려 등이 시장을 짓누를 것으로 보여서다. 다음 달 2일은 주요 산유국 간의 협의체인 OPEC플러스(OPEC+) 회의가 예정돼 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주 미국 등 주요국들은 약 7000만 배럴 정도의 비축유(SPR) 방출을 결정했다”면서 “이에 맞대응 방안으로 사우디와 러시아 등 주요 OPEC+회원국들은 기존 합의 증산 안(하루평균 40만 배럴) 중단을 검토할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OPEC+산유량 생산 규모가 기존 대비 축소된다면, 유가의 상방을 자극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는 다시금 인플레이션 우려가 가중되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1일에는 주요국의 PMI 지표와 한국 11월 수출입 지표가 발표된다. 뒤이어 3일에는 미국 부채한도 임시 상향 안이 종료되고 미국의 11월 비농업 고용자 수 변동과 실업률 지표가 공개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채권 매입속도와 금리 인상 시기를 당길 가능성도 거론된다. 시티(Citi)·골드만삭스(GS)·JP모건(JPM)·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주요 투자은행(IB)은 지난달 18일 이후 연준의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한 전망을 6~12개월가량 앞당겼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3일에 발표되는 11월 고용지표 결과는 전년 동기와 견줘 5.0% 오른 시간당 평균임금 증가율에 주목할 것”이라면서 “여전히 높은 물가 상승세가 유지되며 테이퍼링 가속화와 금리 인상도 조기에 이뤄질 거라는 관측을 확산시킬 수 있는 만큼 연준의 통화정책 절차에 대한 재해석과 함께 증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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