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가계부채 규제 강화, 서민 ‘금융사다리’ 보호해야

입력 2021-10-2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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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6일 가계부채 대책을 다시 내놓았다. 지난 7월부터 시행한 가계부채 관리 방안에 이어 3개월 만에 추가 대응에 나선 것이다. 그동안 전방위로 가계대출을 조여 왔지만 증가세가 잡히지 않고 있는 데 따른 더 강력한 규제다.

종전의 담보 위주에서 차주(借主)의 소득에 주안점을 둔 상환능력 중심으로 대출한도를 줄이고, 대출의 분할상환을 유도하는 것이 핵심이다. 모든 대출의 갚아야 할 원리금을 연소득으로 나눈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의 시행이 당초 예정됐던 시기보다 크게 앞당겨지고, 2금융권의 DSR 기준도 엄격해진다.

이에 따라 내년 1월부터 주택담보대출·신용대출·유가증권담보대출 등의 총대출액이 2억 원을 넘을 경우 DSR 40% 규제를 적용한다. 7월부터는 1억 원 초과 대출자도 해당된다. 2금융권의 개인별 DSR 기준도 현재 60%에서 50%로 강화되고, 대출만기도 줄어든다. DSR 산정 때 지금은 빠져있는 카드론도 포함키로 했다. 주택담보대출을 처음부터 갚아나가는 분할상환 비율은 내년 80%로 책정했다. 이를 통해 내년 가계부채 증가율을 4∼5% 수준에서 관리한다는 목표다. 올해는 7%다. 다만 서민층 실수요자의 피해를 고려해 올해 4분기에는 전세대출을 총량규제 한도에서 제외키로 했다.

가계부채는 이미 우리나라 경제규모(GDP)를 넘고 있는 상태다. 2분기말 가계신용 잔액은 1805조9000억 원으로 지난 1년 사이 168조6000억 원(10.3%) 불어났다. 코로나19 사태로 금융완화가 지속돼왔고, 집값 폭등에 따른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과 ‘빚투’(빚내서 주식투자)가 두드러졌던 탓이다.

문제의 심각성은 더 강조할 필요도 없다. 과도하게 늘어난 가계부채가 자산 거품을 초래했고, 더구나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금리 상승기에 들어가면서 막대한 빚의 이자부담도 급증하게 된다. 앞으로 누적된 부채 해소과정에서 다중 채무자와 자영업자, 20∼30대 등 취약계층 중심으로 부실이 확산되고 실물경제 충격이 불가피하다. 우리 경제의 뇌관이 될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돈줄을 조이기만 해서는 부작용을 키울 수밖에 없다. 영세 소상공인과 청년층 등 저신용자, 무주택 서민들의 대출 문턱이 더 높아져 집중적인 타격을 받게 된다. 이들이 당장 필요한 급전을 구하기 어려워져 고금리의 대부업체로 내몰릴 공산이 크다. 무주택자들의 ‘금융 사다리’를 통한 내집 마련도 더 힘들게 된다. 이에 대한 불만과 우려가 벌써부터 많다. 가계부채 관리의 시급성은 부인할 수 없지만 금융약자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보다 정교한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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