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열며] 오징어 게임·BTS에 앞선 원조 한류

입력 2021-10-26 13:31 수정 2021-10-26 16:17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가 전 세계인들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달 17일 처음 공개된 9부작 드라마는 전 세계 83개국 전체 1위라는 전례 없는 기록을 달성했다. 이후 한 달이 지난 현재도 수십 개국에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역대 넷플릭스 시청률 1위다.

넷플릭스가 서비스되지 않아 불법으로 시청 중인 중국을 포함하면 이미 수억 명이 오징어게임을 봤을 것으로 추정된다.

'오징어 게임'은 전 세계를 강타한 가장 최근의 한국 문화일 뿐이다. 빌보드 차트를 휩쓸고 있는 BTS(방탄소년단)와 오스카상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 등도 전례 없는 성공을 거뒀다.

한국계 미국인인 수미 테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최근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에 실린 기고문 '한국의 문화침공'(The Korean Invasion)에서 자신도 '오징어 게임' 시청자라며 "한국은 역사적으로 중국과 일본 문화의 침투에 맞서는데 걱정해왔지만, 이제는 세계적인 소프트 파워 강국이 됐다"고 했다.

조지프 나이 미국 하버드대 석좌교수가 처음 내놓은 '소프트파워(soft power)'의 개념은 한 국가의 문화와 이념이 매력적이라면 사람들이 이를 기꺼이 따르게 하는 것을 말한다.

쉽게 얘기하면 영화·드라마·음악 등 다양한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대중문화의 힘을 일컫는 말이다. K콘텐츠의 매력에 전 세계인들이 풍덩 빠지며, 우리나라의 위상도 그만큼 올라가고 있다.

다만 우리가 알아야 할 게 있다. 소프트파워 이전에 전 세계인들을 사로잡은 우리의 원조 한류는 바로 '하드웨어'라는 사실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 세계에서 판매된 TV 2대 중 1대는 한국 브랜드 TV였다. 삼성전자는 31.0%의 점유율로 1위를, LG전자는 19.0%로 2위를 기록했다.

국내 기업 양사가 전체 TV 시장 점유율의 절반(50%)을 차지하며 일본 소니(9.3%)와 중국 TCL(7.4%)·하이센스(7.3%)를 큰 격차로 따돌렸다.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든 지 2년만인 2011년 처음으로 세계 1위에 오른 꾸준히 위상을 높여왔다. 올해 3분기에도 시장 점유율 23%를 차지하며 1위를 유지했다.

TV와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반도체 역시 우리나라가 으뜸이다. 전 세계 D램의 70%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만든다. 낸드플래시 역시 두 회사를 합쳐 50%에 가까운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오징어 게임과 BTS 뮤직비디오를 보기 위해 꼭 필요한 TV와 스마트폰, 그리고 그 제품을 만드는 데 쓰인 핵심 부품들이 대부분 한국산이란 얘기다.

전날 1주기를 맞은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우리나라 선대 기업인들이 맨땅에서 치열하게 경쟁한 결과다. 그들이 흘린 피와 땀이 한국의 성장을 이끌었다.

어려웠던 시절, 머나먼 타국에 있는 교포들이 자긍심을 가질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삼성, LG, 현대차 등 우리 기업 브랜드였다.

지금 우리나라 기업인들에 대한 인식은 어떠한가. BTS에 대해서는 병역특례 혜택을 검토하면서, 우리 기업인들은 나라의 경제를 망가뜨리는 예비 범죄자 취급하기 일쑤다. 일자리 확대 등 필요할 때만 추켜세우고, 뒤로는 개혁 대상으로 여긴다.

제3, 제4의 한류가 꾸준히 등장하기 위해선 소프트파워 못지않게, 기업 경쟁력이 필수다. 기업인들이 자유롭게 전 세계로 뻗어갈 수 있도록 '규제'가 아닌 '지원'이, '질책'보단 '격려'가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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