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수 동생, 뇌물 인지했다”…판결문상 대장동 로비 전말

입력 2021-10-14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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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수 동생 제3자 뇌물수수 판결문 분석

2009년 국감서 LH 대장동 공공개발 반대한 신영수
씨세븐, 성남시가 두 차례 민간개발 제안 반려하자 신영수 로비 결심
분당 충청향우회장 통해 신영수 동생 신씨 소개받아 2억 전달 시도
신씨 1.5억 받았다가 반환…LH 철수 앞두고 건넨 5000만원은 받아
5000만원은 신영수 설립 성남발전연합 소속 이덕수 통해 전달
재판부 "신 씨, 뇌물임을 알았다면 받지 않았을 것이라 보이지 않아"
신영수, 뇌물 언급 이재명 등 고소…강득구, 무고죄 고소 검토 맞불

(신영수 전 의원 페이스북 캡쳐)
(신영수 전 의원 페이스북 캡쳐)

현재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사건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오히려 경기 성남시 대장동 공영개발에 대해 민간개발로 추진되던 것을 막았다고 반박하고 있다. 관련해 신영수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 뇌물수수를 빼놓지 않는데, 본지는 진성준 의원을 통해 신 전 의원의 동생 신 씨의 뇌물죄 실형 판결문을 입수해 당시 상황을 정리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신 전 의원은 2009년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대장동 공공개발을 반대한 바 있다.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LH와 민간업체 간의 경쟁을 자제하라는 방침을 내린 데 따른 것인데 관련해 신 씨가 대장동 개발을 추진하던 업체 ‘씨세븐’으로부터 제3자를 통해 돈을 받았다. 씨세븐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핵심인물인 남욱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 등이 자문위원을 맡았던 곳이다.

이강길 당시 씨세븐 대표는 2009년 10월과 11월 두 차례 성남시에 ‘민간 도시개발구역 지정 제안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성남시는 “LH 제안을 수용해 절차가 진행 중이므로 제안을 중복해 수용할 수 없다”며 반려했다. 신 전 의원을 통해 공공개발을 좌초시켜야겠다는 계획을 세운 계기다.

이 대표는 성남 분당 충청향우회 회장이던 김 씨로부터 신 씨를 소개받았다. 그 후 김 씨는 이 대표로부터 현금 2억 원 전달을 부탁받아 2010년 1~2월 신 전 의원 사무실 인근에서 신 씨에게 1억5000만 원이 담긴 쇼핑백을 건넸다. 5000만 원은 김 씨가 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2010년 6월까지 LH 입장은 변하지 않자 신 전 의원이 설립한 성남발전연합의 기획국장이자 씨세븐 자문단으로 참여했던 이덕수 씨가 신 씨에게 “LH가 안 빠져서 너무 힘들다. 정말 잘 부탁드린다. LH가 사업을 철회하면 대장동에서 분명히 인사를 할 것”이라 요청했다. 신 씨는 이에 “알았다. 의원님에게 부탁해보겠다”고 답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지구 전경 (연합뉴스)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지구 전경 (연합뉴스)

이후 LH는 공공개발을 철회한다는 정보가 퍼지면서 이 씨는 이 대표에게 “LH가 빠지면 신 의원에게 감사 인사를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제안했다. 이 대표는 이 씨에게 “신 의원에게 감사의 뜻을 전달해야 하지 않겠나. 돈을 잘 전달하라”며 5000만 원이 들어있는 쇼핑백을 전했다. 이 씨는 마찬가지로 신 전 의원 사무실 인근에서 신 씨에게 전달하고 사무실에서 잠시 대화를 나누고 헤어졌다.

신 씨 재판 과정에서 인정된 건 1억5000만 원의 반환이다. 신 씨가 당시 현금임을 인지하고 다음 날 바로 돌려줬다고 한 증언이 인정됐고, 뇌물에 대해 신 전 의원이 1억5000만 원을 돌려주라고 지시했기에 사전에 협의되지 않은 것으로 여겨졌다. 두 번째로 받은 5000만 원에 대한 추징만 선고된 이유다.

다만 재판부는 “신 씨가 5000만 원 쇼핑백을 책상 아래 두고 이덕수 씨와 (쇼핑백 관련 언급 없이) 잠시 대화하다 헤어져 김 씨에게 1억5000만 원을 받았을 때 행동과 유사하기에 ‘굳이 확인하거나 말하지 않아도 그 내용물이 돈임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상태에서의 행동으로 이해한다”며 “5000만 원은 신 씨가 사용한 사실을 인정했고, 1억5000만 원을 반환한 이후 관련 언급을 한 후임에도 사용해서 ‘뇌물임을 알았다면 받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즉, 신 씨는 5000만 원이 씨세븐의 신 전 의원에 대한 뇌물임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인정한다는 의미다.

한편 신 전 의원은 자신이 LH에 대장동 공영개발을 포기토록 압박했다고 주장한 이 지사와 강득구·김병욱 의원, 최민희 전 의원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고소했다. 이에 강 의원은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검찰에 신 전 의원의 직권남용과 뇌물수수 수사를 촉구하고, 신 전 의원에 대한 무고죄 고소를 검토하겠다고 맞불을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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