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어용’·‘앞잡이’ 현수막 대로변 게시는 '모욕'”

입력 2021-09-2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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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뉴시스)
▲대법원 (뉴시스)

‘어용’, ‘앞잡이’ 등 표현이 담긴 현수막을 대로변에 게시한 것은 모욕 행위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모욕 혐의로 기소된 A 씨 등에게 각 벌금형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3일 밝혔다.

KT 직원 A 씨 등 3명은 같은 노조 소속으로 회사 내 다른 노조 소속인 B 씨에 대해 사옥이 있는 도심 대로변, 사옥 입구 등에 13회에 걸쳐 ‘어용노조 B는 즉각 퇴진하라’는 내용의 현수막 등을 게시한 혐의로 기소됐다.

A 씨는 별도로 ‘앞잡이’ 등 표현이 담긴 피켓 시위를 20차례 벌인 혐의도 받았다.

재판에서는 사람이 많이 다니는 대로변에 ‘어용’, ‘앞잡이’ 등 표현이 담긴 현수막을 게시한 것이 모욕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 됐다.

1심은 “기재된 문구 전체의 내용, 모욕적 표현의 비중, 피해자가 입었을 사회적 평가 훼손 등을 고려하면 A 씨 등의 행위가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벌금 150만 원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피고인들에게는 각 벌금 70만 원, 50만 원을 선고받았다.

2심도 “‘어용’이란 자신의 이익을 위해 권력자, 권력 기관에 영합해 줏대 없이 행동하는 것을 낮잡아 이르는 말, ‘앞잡이’란 남의 사주를 받고 끄나풀 노릇을 하는 사람이라는 의미를 가질 뿐만 아니라 문구 전체를 볼 때 모욕적 언사에 해당한다”며 1심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은 “이 표현들이 언제나 지칭된 상대방에 대한 모욕에 해당한다거나 사회상규에 비춰 허용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이 사건 현수막, 피켓 등을 장기간 반복해 일반인의 왕래가 잦은 도로변 등에 게시한 행위는 피해자에 대한 모욕적 표현”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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