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보험사 설명 없었으면 통지의무 위반 아냐”

입력 2021-09-22 09:00

▲대법원 (뉴시스)
▲대법원 (뉴시스)

약관에 대해 보험사가 설명하지 않았으면 가입자가 통지할 내용을 알리지 않았더라도 의무 위반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A 씨가 B 보험사를 상대로 낸 보험금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부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2일 밝혔다.

2009년부터 2014년까지 B사에서 5개 상해보험에 가입했던 A 씨는 2015년 배달업을 하다 미끄러져 넘어져 경추부 척수손상 등 상해를 입었다.

A 씨는 보험금을 청구했으나 B 사는 첫 보험계약의 경우 특약 때문에 보험금 지급 의무가 없고 나머지 계약은 알릴 의무를 위반했다며 계약을 해지했다. ‘이륜자동차를 계속 사용하게 된 경우 지체없이 보험사에 알려야 한다’는 약관을 어겼다는 이유다.

A 씨는 보험사가 특약, 약관에 관해 설명하지 않았다며 소송을 냈다.

재판에서는 A 씨가 보험사로부터 약관규정에 대한 설명을 듣지 못했음에도 알릴 의무(통지의무) 위반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 됐다. 약관규정에 대한 보험사의 명시·설명 의무가 면제되는지다.

1·2심은 보험사 손을 들어줬다. 첫 계약은 계약을 담당한 보험설계사 C 씨가 A 씨에게 ‘이륜차의 경우 사고가 나면 일체 보험금을 받지 못한다’고 설명한 점을 인정했다.

나머지 계약에 대해서는 “보험사가 이를 개별적으로 명시·설명해야 하는 사항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1·2심 재판부는 “A 씨로서는 이륜차 운전이 보험사고 발생 위험의 현저한 변경·증가에 해당하고 보험인수, 보험료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이미 잘 알고 있거나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고 봤다.

그러나 대법원은 “A 씨가 이륜차를 계속 사용하게 된 경우 보험사에 통지해야 하고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계약이 해지될 수 있다는 사정까지 예상할 수 없었다고 봐야 한다”며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했다.

그러면서 “이 약관규정이 단순히 법령에 의해 정해진 것을 되풀이하거나 부연하는 정도에 불과하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이에 대한 보험사의 명시·설명의무가 면제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상해보험 내용, 약관, 용어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인에 대해 보험사의 명시·설명의무가 면제되는 경우는 가급적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토바이 운전이 객관적으로 위험하다는 사실은 일반인도 인식하고 있으나 그러한 인식을 넘어서서 통지의무 대상이 된다거나 계약을 해지당할 수 있다는 사정은 일반인이 쉽게 예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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