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세븐, 페이퍼컴퍼니 통한 ‘수천억’ 현금흐름 은닉 의혹

입력 2021-09-15 18:00 수정 2021-09-23 09:03

본 기사는 (2021-09-15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금융 다단계 혐의로 경찰의 조사를 받는 아쉬세븐이 수천억 원대에 달하는 현금흐름을 숨긴 정황이 확인된다. 서류상 회사(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자금을 모집하고 조합원들에게 만기 투자금을 상환 절차 없이 즉시 다른 투자 프로그램에 가입할 것을 종용해 원금 상환을 미뤘다. 회사는 자금 입출금이 국내 증시 상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논리로 조합원들을 설득했다.

◇고수익 미끼로 원금 재투자 유도=14일 아쉬세븐 한 조합원은 “상장을 준비 중이기 때문에 돈이 자꾸 들락날락하면 좋지 않다고 했다”며 “기존 투자금을 상계처리하지 않으면 고수익 상품에 가입할 수 없다며 원금 상환 없이 재투자할 것을 강요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계처리 요구는 아쉬세븐의 드러나지 않는 자금흐름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쉬세븐은 3~5개월 단위 프로그램을 통해 자금을 끌어모았다. 투자 프로그램은 지점과 개인별로 차이가 있었으나, 투자 1~4개월까지는 매달 5% 상당의 일정한 수익을 지급하고 5개월 차를 건너뛰어 6개월 차에 원금을 돌려주는 방식 등이다. 아쉬세븐 본사 측이 본지에 밝힌 이자율은 5개월에 17%가량이다.

아쉬세븐 사업 모델이 정상적으로 가동했다면 조합원이 1000만 원을 1년간 투자했을 때, 2000만~4000만 원 수준의 현금 유입이 생긴다. 투자 기간(3~5개월)마다 화장품을 구매하기 때문에 새로운 자금유입과 매출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를 아쉬세븐 주장대로 소매가격(마진율 50%)으로 판매했다면 3000만~6000만 원의 매출이 따로 발생해야 한다. SBS보도에 따르면 아쉬세븐은 1조 원을 끌어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순수 투자금 1조 원 기준으로 계산하면 2조~4조 원 규모 매출이 발생해야 한다. 규모 기준으로 5조 원을 끌어모은 조희팔 사건 이후 최대 수준이다. 1조 원이 거래 규모일 경우 순현금흐름 기준에 따라 차감하면 실제 투자금은 2300억~4000억 원 수준이 된다.

그러나 표면적으로 드러난 아쉬세븐 매출액은 지난해 기준 130억 원에 불과하다. 수천억 원대 현금흐름이 사라진 셈이다.

◇본사 빠지고 왜 ‘비타아쉬’ 였나=회계전문가들은 아쉬세븐이 투자금을 본사가 아닌 ‘비타아쉬’ 계좌로 받았다는 점에 주목한다. 비타아쉬는 엄모 아쉬세븐 대표가 운영하는 회사로 2018년 설립된 회사다. 올해부터는 ‘비케이뷰티글로벌’ 계좌로도 입금을 받았다. 수익과 원금 지급은 ‘아쉬25’, ‘비타아쉬’, ‘비케이뷰티글로벌’ 등의 명의로 이뤄졌다. 비케이뷰티글로벌은 아쉬세븐 감사인 엄모 씨가 대표로 재직 중인 회사다.

이 두 회사는 비상장 회사인 데다, 외감법 대상이 아니므로 정확한 매출 규모를 파악할 수 없는 ‘베일에 싸인’ 회사다.

아쉬세븐의 사업이 실제로 이뤄졌다면 비타아쉬는 수 천억 원의 현금이 오가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자산과 매출로 외감법 대상이 돼야 했지만, 비타아쉬는 설립된 지 3년여 동안 재무구조가 드러난 적이 없다. 정상적이지 않은 회계처리가 의심되는 이유 중 하나다.

전문가들은 비타아쉬가 조합원에게 끌어모은 돈과 중간에 지급한 원금 및 이자를 상계처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외부감사를 피하려고 입금된 돈을 즉시 다른 투자자 이자로 지급하거나 임의로 빼는 등의 방법으로 자산을 쌓지 않고, 매출이 아닌 대여금 처리하는 식으로 ‘껍데기 회사’를 운영했을 수 있는 설명이다. 아쉬세븐이 조합원에게 원금을 반환하지 않고 투자 유지를 종용했던 이유도 이런 일련의 과정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유창우 현대회계법인 회계사는 “모집한 투자금이 1조 원이 맞고, 투자 기간이 오래됐다면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현금흐름이 드러날 수 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어떤 계정과목으로 처리했는지가 모르겠지만, 입금을 받자마자 돈을 빼는 등의 방식이 아니라면 그렇게 대규모 현금 이동을 숨길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쉬세븐 측은 본지와 만난 자리에서 비타아쉬가 ‘입금만 받는 서류상 회사’라고 인정했다. 다만 설립 배경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아쉬세븐 관계자는 “방문판매업 특성상 매출이 정확히 신고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며 “아쉬세븐 매출액과 실제 매출액 차이와 그 이유는 밝힐 수 없으며, 수사 기관에서 밝혀질 문제”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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