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의 경고 “신흥국, 긴축발작 못 견딜 것”…국내 영향은 ‘제한적’

입력 2021-08-30 14:40 수정 2021-08-30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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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고피나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 신화뉴시스
▲기타 고피나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 신화뉴시스
국제통화기금(IMF)이 신흥국들이 이번에는 2013년 긴축발작 사태의 재연을 견뎌낼 여력이 없다고 경고했다.

기타 고피나스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9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불균형하게 고통받고 있는 중·저소득국가의 경제적 압박을 강조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 위협을 이유로 예상보다 빠르게 긴축정책을 펼칠 경우 신흥국들이 감당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그는 “신흥시장은 (8년 전보다) 훨씬 더 심한 역풍을 맞고 있으며, 여러 방면에서 어려움에 놓였다”며 “연준의 결정에 따른 금융시장의 급격한 움직임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주 잭슨홀 미팅 연설에서 연내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사실상 공식화한 뒤 나왔다. 파월은 물가가 테이퍼링을 시작하는 조건으로 삼아 온 ‘더욱 현저한 진전’을 충족했으며, 최대 고용을 향한 분명한 진전 역시 나타났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다만 인플레이션 압력은 일시적일 것이라는 인식을 유지했다.

하지만 고피나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 압력에 연준이 양적완화를 더 빨리 거둬들일 수도 있는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인플레이션과 공급 병목 현상 등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많은 문제는 세계 여러 지역에서 전염병이 확산하고 있다는 사실과 관련이 있다”며 “이런 가운데 예상보다 훨씬 더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미국이 통화정책을 훨씬 더 빨리 정상화해야 하는 시나리오를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벤 버냉키 당시 연준 의장이 테이퍼링을 예고해 긴축발작을 촉발했던 2013년 신흥국들은 증시 하락, 자국 통화 가치 급락과 그에 따른 부채 부담 등으로 막대한 타격을 받았다.

무엇보다 이번에는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대응 과정에서 중·저소득국의 부채 수준이 크게 불어난 사태라 이러한 피해가 더욱 심각할 것으로 우려된다. 국제금융연구소(IIF)에 따르면 주요 신흥국들의 평균 정부 부채는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60.5%에 달해 전년의 52.2%에서 커졌다.

IMF는 지난달 “신흥국이 선진국의 통화정책 정상화와 낮은 백신 접종률 등 ‘이중적 충격’을 받으면서 오는 2025년까지 전 세계 GDP에서 4조5000억 달러(약 5240조 원)가 소실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신흥시장 통화 가치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상반기 미국 달러 대비 강한 상승세를 보였던 브라질 헤알과 러시아 루블 가치는 6월 말 이후 4.5%나 하락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연준이 연내 테이퍼링을 시작할 수 있다고 시사하기 전에 이미 신흥시장에서는 긴축 사이클이 본격화했다”고 분석했다. 신흥국들의 통화 약세는 자본 유출을 촉발해 경제성장에 차질을 빚고 수입물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을 더욱 높일 수 있다.

고피나스는 긴축발작을 방지할 방법으로 중앙은행과 시장의 매우 명확한 의사소통을 강조했다. 그는 “버냉키의 8년 전 발언 당시 문제 중 하나는 테이퍼링과 기준금리가 예상보다 빨리 인상될 수 있다는 전망이 뒤섞였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우리나라 정부와 시장 관계자들은 한국이 2013년과 같은 긴축발작을 겪을 가능성은 적다고 보고 있다. 한국은행의 선제적 금리 인상으로 테이퍼링에 대응할 여력을 확보했으며 설령 연준이 금리를 올려도 일러야 내년 말 정도여서 큰 파급효과는 없다는 것이다. 파월이 테이퍼링 착수 시기를 연내로 못 박으면서 금리 인상은 아직 멀었다고 분명하게 밝힌 점은 불확실성 리스크를 해소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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