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재계는 '시나리오 경영'이 대세

입력 2009-01-27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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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계획 못 세우고 그때 그때 시장상황에 대처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경영환경 악화로 주요 기업들이 해가 바뀐지 한달이 다 돼가지만 여전히 새해 경영계획을 잡지 못하고 있다.

상당 수 기업들은 올 한해 대신 분기 단위로 운용 계획을 내거나 정확한 수치나 투자 규모를 제시하기 보다는 유동성 확보에 초점을 둔 사업계획을 짜고 있다. 또 일부 기업들은 지난해에 비해 올해 매출 및 생산 목표를 보수적으로 낮춰 잡았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던 대기업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올해가 더욱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첫 영업적자를 기록한 만큼 시나리오 경영을 통해 시장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경기 상황의 불확실성이 더 심화할 것으로 보임에 따라 변화에 신속하고 능동적으로 대처하고자 시나리오 경영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LG전자도 공격적인 경영보다는 방어 경여에 주력할 방침이다.

LG전자는 "올해 사업환경이 지난해보다 더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만큼 무리한 성장전략을 추진하기보다는 경기침체에 침착히 대응하면서 중장기 성장 기반을 견고하게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 시무식에서 판매 목표치를 공개했던 현대·기아차는 지난 2일 시무식에서는 이례적으로 목표치를 발표하기 않았다. 대신 현대·기아차는 1분기 생산 목표량을 잡았다. 두 회사 모두 지난해 동기보다 목표량을 상당폭 낮췄다.

특히 현대차는 불확실한 시장 상황을 고려해 브라질 공장 착공을 잠정 유보하기로 결정했다. 또 유연경영체제, 지역별 특화, 핵심경쟁력 제고, 녹색경영을 4대 경영방침으로 정하고 연간 사업계획을 수립하지 않고 분기별 사업계획만 세워 시장 상황에 탄력적으로 대응키로 했다.

GS그룹은 올해 매출목표를 36조원으로 크게 낮춰 잡았다. 그룹 전체 투자는 2조3000억원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지만 비상경영 상황인 만큼 비용 절감을 최대 목표로 잡았다. 무엇보다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주력 계열사인 GS칼텍스가 그룹 경쟁력 강화를 위한 주대상이다.

SK그룹은 올해 경영 상황이 워낙 불안정해 아직 그룹 매출규모 등 전반적인 경영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이달 말까지 계열사별로 서바이벌 경영 플랜을 보고받은 뒤 이를 취합해 오는 2월경 올해 그룹 사업 목표치를 제시할 예정이다.

SK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경영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구체적인 목표치를 제시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SK그룹의 주력사인 SK에너지는 올해 매출목표조차 세우지 못했다. 또 경영계획도 확정하지 못했다. 올해 구체적인 신규 투자규모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많게는 2조 원에서 적게는 1조 원대에서 탄력적으로 투자한다는 계획만 세워놓고 있다.

경기상황에 맞춰 미리 짜놓은 경영전략에 따라 대응하는 이른바 '시나리오 플랜' 경영체제로 올해 경제위기를 헤쳐나간다는 구상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환율과 유가 변동 폭이 커지자 올해 사업 계획 수립을 설 연휴 이후로 늦추기로 했다.

금호타이어는 국내 자동차 업계가 분기별로 판매 목표를 정하기로 하면서 연간 계획을 수립하는 데 기준을 정하기 어렵게 됐고 아시아나항공도 환율, 유가 예상치를 반영해 경영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편 공격적인 경영계획을 세운 그룹도 있다.

두산은 지난 15일 투자, 고용계획, 경영목표 등을 담은 2009년도 경영계획을 발표하면서 원천기술 확보, 신규시장 진출, 글로벌 생산라인 구축 등에 지난해와 비슷한 1조5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두산은 이를 통해 "2010년 하반기 이후 예상되는 경기 회복기에 타 기업보다 앞서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두산은 특히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목표를 지난해보다 높게 잡아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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