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공채 유지’…엇갈리는 대기업 채용 판도 영향은

입력 2021-08-26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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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ㆍ현대차ㆍSK 등 수시채용 전환 추세…불확실성ㆍ빠른 시대 변화 대비
수시채용에 목마른 수험생들, 삼성 공채에 더 몰릴 수도
삼성 “채용시장 안정성ㆍ예측가능성 위해 공채 유지”

▲삼성그룹 대졸(3급)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위한 GSAT(Global Samsung Aptitude Test) 시험장에 수험생들이 들어서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그룹 대졸(3급)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위한 GSAT(Global Samsung Aptitude Test) 시험장에 수험생들이 들어서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이 240조 원 투자·4만 명 고용 계획안을 발표하면서 공채 제도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대기업들이 수시채용으로 전환하는 것과는 엇갈린 행보로, 향후 대기업 채용시장 판도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26일 삼성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는 다음 달부터 3급 대졸 신입사원 모집을 시작한다. 이번 공채에는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물산, 삼성생명, 제일기획 등 대부분의 계열사가 참여한다.

삼성은 지난 24일 투자·고용 계획을 발표하면서 청년들에게 공정한 기회와 희망을 제공하기 위해 공채 제도를 지속 유지한다고 밝혔다. 삼성은 “대한민국에서 공채를 처음 시작한 기업이기도 하다”라며 “국내 채용시장의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주요 대기업 가운데 LG, SK, 현대차그룹 등은 수시채용으로 전환하는 추세다. LG그룹은 지난해부터 정기 채용을 없애고 연중 상시 채용으로 전환했다. 현대차와 기아도 상·하반기 정기 공채를 폐지하고 직무별 수시채용 제도를 도입했다. 이후 그룹사 전반에 걸쳐 연중 수시채용이 확대되고 있다. SK그룹은 올 하반기에 주요 계열사들이 참여하는 마지막 그룹 공채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밖에 KT그룹, 현대중공업그룹, 만도 등도 필요인력에 따라 신입 사원을 상시 모집하고 있다.

업계는 삼성의 공채 유지가 채용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은 신입 채용시장의 ‘가늠자’ 역할을 해왔다. 국내에서 처음 공채 제도를 실시한 이래 다른 기업들도 공채 제도를 도입했고, 인·적성 및 직무적성 검사 도입의 기준이 되기도 했다. 삼성이 대규모로 신입을 채용하는 공채 시즌을 피해 채용공고를 내는 기업들도 많아졌다.

다만, 삼성이 공채 제도를 유지한다고 해서 다른 기업들도 다시 공채로 돌아서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불확실성이 커진 경제상황과 빠른 시대 변화에 따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수시채용은 확대 추세에 있기 때문이다.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 관계자는 “삼성이 공채를 유지한다고 해서 다른 기업들도 공채로 바뀌거나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시채용 흐름은 지속적으로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삼성은 구직자가 선호하는 그룹이고, 채용규모도 크다. 수시채용이 확대하면서 신입 채용이 줄 수 있다는 불안감을 느낀 구직자들에게 삼성의 공채는 위로와 심리적 안정감 줄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사업장에서 감독관들이 상반기 온라인 GSAT를 실시간으로 원격 감독하는 모습.  (사진제공=삼성전자)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사업장에서 감독관들이 상반기 온라인 GSAT를 실시간으로 원격 감독하는 모습.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의 공채 유지로 응시자가 소폭 증가할 수도 있다. 다른 대기업들이 필요한 직무에 사람을 채용하는 수시채용으로 가게 되면서 채용규모가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삼성이 공채로 대규모 채용을 할 때 수험생이 좀 더 몰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공채 제도와 상시채용은 둘 다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상시 채용은 지원자 입장에서 공채 시기를 놓쳐 오랜 기간 다시 취업을 준비할 필요가 없고, 평소 관심이 있던 업무를 찾아 수시로 지원할 수 있다.

회사 차원에서도 공채 시즌에 무더기 입사 원서를 내는 ‘묻지마식’ 지원자를 걸러내고, 직무별 역량을 갖춘 인재를 언제든지 뽑을 수 있다. 또 정기 공채와 같이 6개월 이상 걸리던 준비 기간도 단축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빠르게 변화하는 사업 환경과 수요에 맞춰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현업 부서에서 필요한 인재를 즉시 뽑는 속도감 있는 채용 제도로 전환하는 추세”라며 “이러한 인재 채용 방식의 전환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뉴노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차원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반면, 공채는 능력 위주의 선발을 하기 수월해 양질의 인재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직무에 적합한 인재를 못 구할 수도 있는 수시채용과 달리 공채는 안정적으로 인력을 확보할 수도 있다.

임영태 한국경영자총협회 고용정책팀장은 “수시채용이 특정 분야에 특화된 스페셜리스트(specialist)를 모집한다면, 공채는 전반적인 능력을 갖춘 제너럴리스트(generalist)와 같은 양질의 인재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수시채용은 직무에 따라 필요에 따라 인재를 뽑을 수 있다는 장점도 분명하지만, 그럼에도 취업준비생과 사회를 위해 공채 제도를 유지하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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