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이번 대회 최고 흥행은 ‘골판지 침대’...2024 파리올림픽서도 채용될까

입력 2021-07-30 13:57 수정 2021-07-31 11:06

2020 도쿄올림픽의 흥행 1위는 단연 ‘골판지 침대’다. 올림픽이라 하면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기량을 뽐내는 장으로서 주목받는 게 당연하지만, 이번 대회만큼은 예외다.

올림픽 개막 전부터 소셜미디어에서는 선수촌 숙소에서 선수들이 침대 내구성을 테스트하는 짧은 영상들이 줄을 이었다. 한 명이 뛰거나 여럿이 뛰거나 하는 식이다. 여기에 ‘안티 섹스 침대다’, ‘소변 보면 무너지겠다’ 등 조롱 글도 적지 않았다.

@ilonamaher

Testing out the cardboard beds at the Tokyo Olympics #beastbeautybrains #olympics #tokyoolympics #tokyo2020 #tokyo2021 #usarugby #rugger #teamusa

화제의 침대는 일본 침구회사 에어위브(Airweave)가 2020 도쿄올림픽 선수촌에 공급한 것이다. 이 회사는 폴리에틸렌 매트리스가 깔린 골판지 침대 1만8000개를 제공하고, “조절 가능하고, 튼튼하다”고 홍보했다.

2020 도쿄올림픽 보도자료에도 “모든 침대 프레임은 최대 200kg의 무게를 견딜 수 있는 고저항 판지로 만들어질 것”이라며 “올림픽이 끝나면 종이 제품으로, 매트리스 부품은 새로운 플라스틱 제품으로 각각 재활용 될 것”이라고 밝혔다.

모든 침대와 침구가 완전 재생 가능한 재료로 만들어진 건 올림픽과 패럴림픽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일본이 내세우는 자랑 포인트이기도 하다. 대량의 탄소발자국을 남기는 것으로 악명 높은 올림픽의 환경적 영향을 줄이기 위한 지속 가능한 계획의 일부라는 게 일본 측의 설명이다.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대학의 창의성·혁신 전문가인 데이비드 크로플리는 “나는 이 아이디어가 매우 흥미롭다”며 “디자이너들이 골판지를 이용해 가구를 만든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며 꽤 오랜 전통을 갖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올림픽에서 골판지 침대를 사용하는 주요 이점은 지속가능성”이라고 강조했다.

▲하중 실험을 하고 있는 이스라엘의 벤 웽거와 동료 선수들 (틱톡 영상 캡처)
▲하중 실험을 하고 있는 이스라엘의 벤 웽거와 동료 선수들 (틱톡 영상 캡처)

사실 골판지는 제대로 만들어지면 매우 견고한 자재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심지어 대성당을 지을 수 있을 정도로 강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골판지는 겹이 많을 수록 구조적 결점이 없어지고, 여기에 여러 장을 샌드위치처럼 덧대면 더욱 견고해질 수 있다. 접착제로 추가 강도가 더해져 구조물이 더 단단히 결합되는 것이다. 골판지로 된 가구는 이음새가 가장 약하기 때문에 층 보강이 필요하다. 또 골판지는 경화 수지로 코팅, 폴리머 차단막을 추가해 보드가 수분을 흡수했을 때 약해지는 것을 막는다. 골판지 침대도 얼마든지 나무 침대처럼 강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매트리스의 경우, 폴리에틸렌으로 만들어지는데, 폴리에틸렌은 재활용할 수 있는 플라스틱 수지 섬유의 일종이다.

이런 점들을 감안할 때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화제가 된 골판지 침대는 ‘은메달’ 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코스모스라는 과학 전문 매체는 “침대는 △참신성 △독창성 △정밀성 △유효성 등으로 평가한다”며 “도쿄올림픽 침대는 재활용 골판지로 만들어졌고, 사용된 후에는 다시 종이 제품으로 재활용될 것이라는 점에서 좋은 해법이다. 침대 효과가 없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골판지 침대는 제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또 골판지 가구는 특별히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올림픽에서 나오는 문제에 대한 참신한 해결책이기 때문에, 그것은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올림픽 기간에만 단기적으로 사용하는 것이어서 장기적으로는 의문이 남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코스모스는 종합적으로 봤을 때 도쿄올림픽의 골판지 침대는 ‘은메달 감’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2024 파리 올림픽과 2028 로스엔젤레스 올림픽에서도 골판지 침대가 도입될지 주목된다. 이번 대회에서 조롱거리가 됐긴 하지만, 수면용이라는 점에서는 손색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올림픽이 끝난 후 선수촌 가구들이 처치 곤란이 될 것을 감안하면 더 없이 좋은 대안이다. 크로플리는 ‘골판지 가구에 미래가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마도 올림픽에서 디자인의 유연성과 지속 가능성에 초점을 맞춘다면 골판지 가구에 대한 관심을 다시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다음 단계는 3D 프린팅 가구가 될 것”이라며 “골판지 침대는 다양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위한 출발점”이라고 평가했다.

▲인기 블로거 존 아라보시스가 자신의 트위터에서 도쿄올림픽 선수촌의 골판지 침대를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John Aravosis 트위터)
▲인기 블로거 존 아라보시스가 자신의 트위터에서 도쿄올림픽 선수촌의 골판지 침대를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John Aravosis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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