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 나라의 지도자가 되려면

입력 2021-07-2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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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는 가볍게 움직이지 말아야 한다.”

노자(老子)는 ‘도덕경’에서 세상을 얻고자 하는 사람의 덕목으로 ‘무거움’을 꼽으며 이런 말을 남겼다. 무거운 것이 가벼운 것의 근본이며 한 나라의 지도자가 되려면 언행을 가볍게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다. 이 말은 백성 위에 군림하고 세상을 통치하는 위정자가 흘려들어서는 안 되는 말이기도 하다.

노자의 말처럼 지도자에 도전하겠다는 사람이면 전보다 무거워질 필요가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좋은 예다. 대표가 되기 전만 해도 거친 발언으로 화제가 됐던 그는 최근 무거움을 겸비한 사람이 됐다. 대표 측근들은 평소보다 조심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얘기한다. 노력의 결과는 놀랍다.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적은 있어도 막말이나 거친 표현으로 논란이 되진 않았다.

지도자에 도전하겠다면서도 오히려 무거움을 잊은 사람이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다. 윤 전 총장은 검찰총장 시절만 해도 똑 부러지는 발언으로 인기를 끌었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 “흔들어대도 몸무게가 100㎏이라 안 흔들린다” 등 무거운 발언으로 화제가 되곤 했다.

그랬던 그가 지난달 29일 정치 참여 선언 후 확 달라졌다. 100㎏짜리 무거움은 사라지고 가벼운 모습만 보여줬다. ‘무도한 행태’, ‘이권 카르텔’, ‘권력 사유화’, ‘부패 완판’ 등의 거친 단어를 사용하더니 20일 대구 방문에선 ‘철없는 미친 소리’, ‘대구 아니면 민란’이라는 말로 논란이 됐다. 한 나라의 지도자가 되려는 사람 치곤 너무나도 가벼운 언행이다.

노자는 지도자의 무거움을 강조하면서 “백성 위에 서고자 한다면 반드시 말을 겸손하게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민의 대표로 서고자 하는 윤 전 총장에게 필요한 건 ‘무거움’이다. 가벼우면 근본을 상실한다. 지지율은 떨어지고 경쟁자들은 치고 올라오는 상황에 조급함이 생길 수는 있다. 그런 상황일수록 본인을 돌아보고 더 낮춰야 한다. 정말 대통령이 되고 싶다면 100㎏짜리 무거움부터 되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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