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개월 딸 살해・유기한 父 구속, “울음소리 짜증 나”…다리 부러질 때까지 폭행

입력 2021-07-14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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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개월 딸을 살해하고 아이스박스에 방치한 20대 아버지가 구속됐다.

14일 대전지법 조준호 영장전담부장판사는 아동학대살해 및 사체유기 등 혐의를 받는 양씨(29)에 대해 “증거인멸 및 도주의 우려가 있다”라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양씨는 지난달 15일 음주 상대로 대전 대덕구의 자택에서 20개월 된 딸을 폭행해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양씨는 딸이 잠을 자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불에 감싸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밟아 사망에 이르게 했다.

딸이 다리가 부러져 사망하자 양씨는 사체를 아이스박스에 넣어 화장실에 약 한 달간 방치했다. 범행은 지난 9일 정씨와 연락이 닿지 않자 직접 찾아 나선 정씨의 어머니의 신고로 알려졌다.

경찰은 “아이가 숨져 있다”라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아이스박스에 담긴 시신을 발견했다. 당시 양씨는 신고 사실을 알고 도주했으며 사흘만인 지난 12일 한 모텔에서 붙잡혔다. 아내 정씨 역시 같은 날 방조 및 사체 유기 혐의로 구속됐다.

양씨는 경찰 조사에서 “생활고로 스트레스를 받던 중 어느 순간부터 아이 울음소리가 짜증 나기 시작했다”라며 범행 당일에도 아이가 잠들지 않고 칭얼대자 순간 화가 나 그런 짓을 저질렀다고 시인했다.

한편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지난 13일 딸의 오른쪽 대퇴부가 골절됐을 뿐 아니라 전신이 손상을 입어 죽음에 이르렀다는 부검 결과를 발표했다. 다만 시신의 부패 정도가 심해 특정 부위 출혈 여부는 정밀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경찰은 일각에서 제기한 성폭행 여부에 대해 “국과수 부검 결과와 친모 추가 조사 등으로 확인할 예정으로, 현재로선 확인할 수 없다”라며 친모에 대한 심리검사 등을 추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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