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 박스피에 투자원정 나서는 서학개미

입력 2021-07-14 14:09 수정 2021-07-14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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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남구에 둥지를 튼 스타트업에 근무하는 박 모씨(30)는 6월 중순 대표적인 ‘밈 주식’인 AMC엔터테인먼트홀딩스(AMC)와 게임스톱 주식을 3000만 원어치 매수했다. AMC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경영난에 몰리면서 파산보호 직전까지 갔다. 박 씨는 “‘게임스톱’ 학습효과 때문인지 주변 지인들도 앞다퉈 AMC에 투자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에 박 씨는 중국 시장도 들여다보고 있다. 특히 팰런티어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공산당 100주년’을 맞이한 중국 정부가 ‘중국몽’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미·중 갈등도 언젠가는 끝을 볼 게 아니냐, 지금이 저가매수에 나서면 돈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씨와 같은 ‘서학개미’들이 늘어나고 해외주식 투자 열풍이 불면서 해외주식 결제 금액이 늘고 있다. 연초 3200을 넘겼던 주식시장이 새로운 박스권에 갇혔기 때문이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과 미국발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면서 투자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다만 2분기 국내 상장사 영업이익이 상승세로 전망되면서 추가 조정보다는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라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新 박스피’, 델타 변이에 경기 둔화 우려도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6월 고점대인 3316선에서 단기 저점인 3200선을 구간으로 박스권을 형성하고 있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3200선을 지지선으로 예상하면서 “6월 말 3266포인트(1월 고점대)를 치고 올라가면서 중기 조정을 마무리 짓는 분위기였지만, 다시 중기 횡보 국면에 접어든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는 위험회피 분위기가 강하다. 델타 변이 확산과 금리 하락이 함께 나타나고 있어서다. 덕분에 시장에는 ‘피크아웃(peak out·경기 정점)’ 공포가 똬리를 틀고 있다. 올해 들어 기업들이 잇따라 ‘V자’로 개선된 성적표를 내면서 주가가 급격히 올랐는데,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으로 경기 개선이 둔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피가 반등하는 중에도 거래대금은 5월 평균 16조 원을 밑돈다”면서 “델타 변이를 비롯한 국내·외 코로나 재확산도 이어지며 금리는 단기적으로 반등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 확인 심리가 강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동성이 커진 유가와 달러 강세도 코스피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증산 없이 시장지배력을 확보해나갈 수 있는 우호적인 상황”이라며 “산유국들이 30년 만에 유지하고 있는 감산합의를 깨고 경쟁적 증산을 초래하기보다는 원만한 합의를 이어갈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고 전망했다.

해외로 눈 돌린 투심...“랜선 타고 직접 투자”
지난해 이어 올해도 해외투자를 찾는 수요가 꾸준하다. 최근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잇따라 경신하면서 상승 분위기를 탄 영향으로 해석된다.

한국은행의 ‘1분기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가계(개인사업자 포함)와 비영리단체의 1분기 가계의 자금운용은 96조1000억 원이었다. 이중 해외주식 취득액은 12조5000억 원으로 2009년 통계 편제 이후 최대로 집계됐다.

해외주식 결제 금액도 크게 증가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미국주식 순매수 금액(12일 기준)은 전년 동기 대비 100.1% 증가한 131억7928만 달러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수금액은 약 369억 달러에서 약 1079억 달러로 192.3% 뛰었다. 올 1월 450억 달러대를 나타내던 미국 주식 보관 잔액도 12일 기준 536억 달러대로 늘었다.

‘서학개미’의 투자 방식도 달라졌다. 과거 미국 대형기술주를 중심으로 매매했던 방식과 달리 가격 변동성이 큰 종목들을 주목하는 분위기다. 특히 ‘밈 주식(인터넷상에서 인기를 얻으며 주가가 급상승하는 주식)’을 중심으로 한 매수세가 뚜렷하다.

게임 소매 체인 게임스톱이나 극장 업체인 AMC 등이 대표적이다. 올해 들어 지난 13일까지 게임스톱의 거래대금(매수+매도)은 약 63억 달러로 테슬라(약 183억 달러)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AMC 역시 거래대금 5위(47억 달러)에 올랐다.

아울러 미국주식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도 늘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들어 13일까지 해외주식형 펀드(북미주식)에 1조7465억 원이 몰렸다. 기간을 좁혀보면, 최근 3개월 사이에만 1조2907억 원이 들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최근 들어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세계 주식시장이 다시 위축될 수 있다는 조언도 잇따른다. 간밤 나온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5.4% 올라 예상 증가 폭 5.0%를 웃돌았다. 이에 인플레이션이 빨라지고 있다는 관측에도 힘이 실린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전년 대비 상승률이 꺾일 줄 알았던 미국 인플레이션이 더 올랐다. 6월 CPI만으로 미국시장에서 금리가 오르고 주가가 내리는 현상을 모두 설명할 순 없지만 팩트(사실)은 인플레이션이 통상적으로 예상한 수준보다 강했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중고차 가격 상승이 더 가팔라지고 서비스 물가도 꾸준히 올랐는데, 후자(서비스 물가)는 계속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할 요인으로도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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