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전 변호사, 갑자기 공식입장 발표…왜?

입력 2021-06-22 15:28 수정 2021-06-22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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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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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의혹에 휩싸인 국가대표 출신 기성용(32, FC서울)의 변호를 중단한 법무법인 서평 송상엽 변호사가 "기 선수의 결백을 믿는다"고 입장을 발표했다. 송 변호사의 갑작스런 변호 중단으로 기 선수를 둘러싼 의혹이 증폭되자 입장 발표에 나선 것이다.

송상엽 변호사는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공복 혈당 수치가 200을 넘길 정도로 건강이 나빠졌다. 기성용 대리를 원활하게 진행하기 어렵다는 판단하에 이런 결정을 내렸고, 기성용 측에도 이 상황을 전달했다"고 사임 의사를 밝힌 이유를 밝혔다.

이어 "사건에서 물러났음에도 보도 자료를 배포한 이유는 상대방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현의 박지훈 변호사의 비양심적 언론 플레이를 짚고 넘어가야 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송 변호사는 사임을 앞두고 박지훈 변호사를 직접 만났다고 밝혔다. 그는 "소송 과정에선 격한 공방이 오갔지만 사임 후까지 서로 얼굴 붉힐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 '혹여 서운한 것이 있다면 미안하게 생각한다. 털고 갔으면 좋겠다. 마음 풀어라'란 취지로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소인 측의 수사 지연 의혹(관할 경찰서 교체 요구)에 대한 문제제기를 한 것에 엉뚱하게 대리인을 고소하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부분에 대해서도 취하를 요청했다"고 했다.

그런데 박 변호사를 만난 후 '단독' 기사가 올라왔다고 송 변호사는 설명했다. 박지훈 변호사는 "기성용의 변호사가 미안하다, 잘못했다는 식으로 말했다"고 인터뷰 했다는 것.

송 변호사는 "전후 맥락은 다 잘라버리고 마치 기 선수에게 대단한 약점이라도 생겨 변호사가 사임한 것처럼 독자에게 오인과 오독의 여지를 두고 교묘한 언론플레이를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변호사는 법을 다루는 변호사라면 언론 플레이와 선동이 아닌 팩트와 근거를 바탕으로 정정당당하게 승부하길 바란다"면서 "본인이 수차례 말한 결정적 증거는 온데간데 없고 결국 현재까지 보여준 것은 실체없는 소란 뿐이다. 합리적으로 추론해보건데 결정적 증거란 없다는 결론 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 변호사는 "서로가 본인들의 입장을 밝히기 위해 의견표명을 한 건 명예훼손이나 모욕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판례를 제시하며, "끝까지 도움을 드리지 못한 기성용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 기성용의 결백이 반드시 밝혀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월 축구 선수 출신인 C씨와 D씨는 전남의 한 초등학교에서 축구부 생활을 하던 2000년 1~6월 A선수 등 선배 2명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C씨와 D씨 측은 A선수의 실명을 밝히지는 않았으며, A선수가 '최근 수도권 모 명문구단에 입단한 국가대표 출신의 스타플레이어'라고 설명했다. 이후 기성용이 A선수로 지목됐다.

기성용은 2월 27일 기자회견을 통해 결백을 주장했다. 이후 그는 C씨와 D씨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했고 5억원 손배소 소송도 제기했다. 기성용은 지난 3월 31일 서울 서초경찰서에서 고소인 자격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다음은 송상엽 변호사 입장 전문

법무법인 서평의 송상엽 변호사입니다.

최근 지병인 당뇨가 악화돼 기성용 선수 측에 사임 의사를 밝혔습니다. 공복 혈당 수치가 200을 넘길 정도로 건강이 나빠져 기성용 선수 대리를 원활히 진행하기 어렵다는 판단하에 이런 결정을 내렸고, 기 선수 측에도 이같은 상황을 전달했습니다. 저는 여전히 기 선수의 결백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다만 사건에서 물러난 제가 이번 보도자료를 배포한 이유는 상대방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현의 박지훈 변호사의 비양심적 언론 플레이를 짚고 넘어가야 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이번 사임을 앞두고 그동안 공방을 벌여온 박지훈 변호사를 직접 만났습니다. 팩트와 근거로 맞붙어야 하는 소송 과정에선 서로 격한 공방이 오갔지만, 사임 후까지 서로 얼굴을 붉힐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 "혹여 서운한 것이 있었다면 미안하게 생각한다. 털고 갔으면 좋겠다. 마음을 풀어라"는 취지로 이야기했습니다. 고소인 측의 수사 지연 의혹(관할 경찰서 교체 요구)에 대해 정당한 문제제기를 한 것을 두고 엉뚱하게 대리인을 고소하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부분에 대해서도 취하를 요청했습니다.

만남 직후 인터넷에 '단독'을 단 기사가 떴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박지훈 변호사는 해당 기자와의 통화에서 "기성용 변호사가 '미안하다' '잘못했다'는 식으로 말했다"고 합니다. 전후 맥락은 잘라버리고, 마치 기 선수에게 대단한 약점이라도 생겨 변호사가 사임을 한 것처럼, 기사를 읽는 독자로 하여금 오인과 오독의 여지를 두고 교묘한 언론 플레이를 한 것입니다.

박지훈 변호사는 법을 다루는 변호사라면 언론 플레이와 선동이 아니라 '팩트'와 '근거'를 바탕으로 정정당당하게 승부하시기 바랍니다. 본인께서 수차례 말한 '결정적 증거'는 온데 간데 없고, 결국 현재까지 보여준 것은 실체없는 소란뿐입니다. 합리적으로 추론해 보건데 '결정적 증거'란 없다는 결론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박지훈 변호사는 고소와 소송 제도를 악용해 상대측 변호사는 물론이고, 본인에게 불리한 기사를 쓴 기자와 소속 언론사를 난처하게 만들어 소송판을 난장(亂場)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박지훈 변호사가 의뢰인 명의로 기자와 소속 언론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2021가단5109779)만 봐도 그렇습니다. 소송에 익숙하지 않은 비(非)법조인이 소송으로 얼마나 큰 스트레스를 받을지를 알고, 본인에게 불리한 기사를 쓸 때 언론이 움츠러들도록 압박을 가하는 행동이란 것을 다른 변호사들이 몰라서 안 하는 것이 아닙니다.

저 또한 기 선수 사건을 대리하면서 박지훈 변호사에게 의뢰인 명의로 고소와 민사소송을 당했습니다. 고소인 측이 수사 준비가 끝난 담당 경찰서를 돌연 교체해달라고 요청한 부분에 대해 "수사 지연"이라고 문제제기 한 것을 오히려 문제삼은 것입니다. 박지훈 변호사 측은 그간 스포츠계 성폭력의 대물림을 끊겠다며 공익적 목적을 강조했고, 하루라도 빨리 수사를 받을 테니 고소를 해달라고 외쳐왔습니다. 박지훈 변호사는 본인이라면 한두 시간이면 쓸 고소장을 기 선수 측은 왜 이렇게 늦장을 부리느냐며 고소 내용 또한 훤히 안다고 말해왔습니다.

그러던 사람들이 4월 초 서초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겠다고 동의해놓고, 수사 준비가 끝난 수사팀에서 진술 기회를 주니 고소 내용을 모르는 척 고소장을 못봤다며 조사를 미루고, 5월엔 돌연 전혀 수사 준비가 안된 다른 경찰서로 담당서를 바꿔달라고 요구한 것입니다. 이런 모순적 태도를 두고 '수사지연' 문제제기를 한 것이 부당한 것인지 묻고 싶습니다.

법원은 "분쟁 당사자간에 사건에 관하여 상대방이 일방적인 주장을 하여 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이에 반박하면서 자신의 입장에서 보는 사안의 경위를 주장하는 것은 특별히 상대방을 모욕하거나 그 명예를 훼손할 의도하에 한 행위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결하였습니다. (2016나2061366 판결, 같은 취지 대법원 2018. 10. 30. 선고 2014다61654 전원합의체 판결 등)

즉 대중의 큰 관심을 끄는 사안에 대해 법적 공방을 벌이는 과정에서, 상대방 측의 일방적 주장이 담긴 인터뷰가 보도되고, 이후 서로가 본인들의 입장을 밝히기 위해 의견표명을 한 것은 명예훼손이나 모욕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 위 판례의 내용입니다.

박지훈 변호사가 법에 따라 행동하는 변호사라면 이같은 '법리(法理)'를 다시 한번 살펴보길 권합니다. 다시 한번 끝까지 도움을 드리지 못한 기성용 선수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하며, 기 선수의 결백이 반드시 밝혀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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