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요동치는 이커머스 시장

입력 2021-06-20 15:04

화재로 삐걱되는 쿠팡...이베이 품은 신세계ㆍ요기요 눈독 유통가의 도전

▲<YONHAP PHOTO-2111> 폭격 맞은 듯한 쿠팡 덕평물류센터    (이천=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지난 17일 화재가 발생한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물류센터가 19일 폭격을 맞은 듯 처참하게 뼈대를 드러내고 있다. 2021.6.19    xanadu@yna.co.kr/2021-06-19 13:25:01/<저작권자 ⓒ 1980-2021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연합뉴스)
▲<YONHAP PHOTO-2111> 폭격 맞은 듯한 쿠팡 덕평물류센터 (이천=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지난 17일 화재가 발생한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물류센터가 19일 폭격을 맞은 듯 처참하게 뼈대를 드러내고 있다. 2021.6.19 xanadu@yna.co.kr/2021-06-19 13:25:01/<저작권자 ⓒ 1980-2021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연합뉴스)

파죽지세 쿠팡이 물류센터 화재 대처에 관해 논란에 휩싸이면서 탈퇴 운동 등 된서리를 맞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온라인 쇼핑 시장 시장점유율 13%의 쿠팡을 바짝 뒤따르고 있는 국내 3위 사업자 이베이코리아의 새주인이 신세계그룹으로 윤곽이 잡히면서 이커머스 업계가 요동치고 있다. 여기에 퀵커머스 역량을 한 번에 강화할 수 있는 주문ㆍ배송 플랫폼 요기요 본입찰을 앞두면서 그야말로 온라인쇼핑 업계가 요동치고 있다.

◇ 승승장구 쿠팡, 화재 대응에 불매운동 ‘활활’...성장 제동?

쿠팡이 물류센터 화재로 가파른 성장세에 브레이크가 걸릴 위기에 처했다. 쿠팡의 덕평 물류센터는 신선식품을 제외한 일반제품을 취급하는 곳으로 지상 4층, 지하 2층 규모의 대형 시설로 연면적은 축구장 15개를 합친 크기인 12만7178.58㎡에 달한다. 센터 가동 중단이 장기화하며 일부 품목의 배송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김범석 이사회 의장의 국내 직책 사임 논란이 불거지며 불매 및 회원 탈퇴 운동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 17일 김 의장이 쿠팡의 국내 법인 의장·등기이사 자리에서 물러나며 “글로벌 경영에 전념하겠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는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의 처벌대상에서 빠지기 위한 행보라는 시각이 높다.

국회가 올해 1월 통과시킨 이 법은 사업장에서 △사망자 1명 이상 발생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 2명 이상 발생 등을 초래한 산업재해가 발생했을 때 안전·보건 확보 의무가 미비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사업주나 경영책임자에게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의 벌금을, 법인이나 기관에게 50억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한 것이 골자다.

쿠팡은 이커머스 업체지만 전국에 170여개의 물류거점을 두고 1만5000명의 배달 전담 직원을 직접 고용하고 있어 재해 관련 사건ㆍ사고 우려가 높다. 이미 오프라인 유통기업을 이끌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 등은 모두 미등기 임원으로 중대재해처벌법에서 자유롭다.

문제는 소식을 알린 시점이 덕평 물류센터 화재 발생 5시간 뒤라는 점이다. 그는 작년 12월 31일 대표직을 그만둔 데 이어 이달 11일부로 한국 이사회 의장, 등기이사직을 내려놨다. 물류센터 화재에 대한 진압이 한창 이뤄지는 시점에 일주일 전 마무리된 사항을 굳이 자료까지 냈어야 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화재 진압을 위해 투입됐다가 실종된 경기 광주소방서 소속 김동식 119구조대장이 지난 19일 오전 숨진 채 발견되면서 쿠팡 불매·탈퇴 움직임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전날 오후 2시께 소셜미디어 트위터엔 ‘쿠팡 탈퇴’가 ‘대한민국 트렌드 순위’ 4위까지 올랐다. 최저가 판매로 납품업체 갑질까지 이슈되며 한 트위터 이용자는 “사회적 책무를 다하지 기업은 소비자가 나서서 퇴출시켜야 한다”고 비난했다.

(BGF리테일 제공)
(BGF리테일 제공)

◇ “쿠팡, 잡는다” 신세계, 이베이 인수 유력…이번주 중 요기요 본입찰

위기에 처한 쿠팡의 빈 자리를 노리는 대표적인 업체는 정용진 부회장이 이끄는 신세계그룹이다. 신세계는 지난 7일 열린 본입찰에서 3조 원대 중반을 적어내며 이베이의 새 주인에 가까워졌다. 40년 업계 라이벌 롯데는 2조 원대를 제시했다가 철회하며, 이변이 없는 한 미국 이베이 본사는 신세계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시장 1위 업체로 평가받는 곳은 네이버로 27조 원의 거래액과 점유율 17%를 기록했으며, 이어 쿠팡이 거래액 22조 원과 13%의 점유율로 2위 사업자다. 3위는 매각에 나선 이베이로 20조 원의 거래액과 12%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거래액 3조9000억 원, 점유율 2%에 불과한 SSG닷컴을 보유한 신세계가 이베이 인수로 단숨해 쿠팡을 넘어서게 된 것이다.

여기에 컨소시엄을 구성한 네이버까지 더하면 신세계·네이버 연합의 거래액은 단순 합계로만 지난해 기준 50조 원 가량으로 쿠팡의 2배를 넘는다. 양사는 지난 3월 2500억 원 규모의 지분 교환을 통해 쿠팡에 대응하기 위한 혈맹을 맺고, 빠른 배송과 플랫폼 노하우 등을 공유하기로 한 상태다.

이베이 인수전에 출혈을 우려한 네이버가 발을 뺄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신세계 그룹은 단독으로라도 이베이를 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당초 네이버는 인수가의 20% 수준을 부담하는 조건으로 컨소시엄에 참여했지만, 신세계가 이베이 지분 80%에 대해 3조5000억 원 가량을 제시한 점에 대해 네이버 내부적으로 ‘비싸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게다가 거래액 기준 1ㆍ3위 업체간 M&A로 향후 인수 시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 결합 심사도 부담이다. 지난 2009년 이베이코리아가 당시 오픈마켓 1위인 옥션에 이어 G마켓을 인수할 당시 양사의 합계 점유율 36.4%에 불과하지만 공정위는 3년 동안 판매 수수료를 올리지 못하고, 광고 수수료도 소비자 물가 인상률 이내로 제한하도록 한 바 있다.

쿠팡이 삐걱거리면서 요기요 인수전에 대한 흥행 기대감도 한층 높아지게 됐다. 익일배송과 당일배송이 이커머스 업계의 핵심 경쟁력으로 부각되는 가운데 요기요는 1시간 내 즉시 배송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온라인 쇼핑업계서 군침을 흘릴만한 매물이다.

현재 SSG닷컴 등 주요 유통 대기업와 MBK파트너스, 텍사스퍼시픽그룹(TPG), CVC캐피탈등 국내외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당초 17일이던 본입찰이 1주일 가량 늦춰지면서 이베이 입찰에서 소외된 롯데의 참전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 강희태 롯데쇼핑 부회장은 이베이 본입찰 하루 뒤인 18일 올린 사내망을 통해 “시너지 및 가치평가 적정성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고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M&A는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며 “그로서리(식음료)와 럭셔리, 패션·뷰티, 가전 카테고리에 특화한 플랫폼을 구축해 차별화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요기요와 함께 2019년 인수설이 불거진 티몬도 롯데의 관심 기업으로 지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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