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방로] 코로나 19 바이러스와 한국 축산의 미래

입력 2021-06-1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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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수 동국대학교 석좌 교수(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코로나 19 사태가 길어지고 있다. 전문가들도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완전 종식은 어려우니 같이 사는 방안, 즉 ‘위드 코로나’(with Corona)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고 한다. 오명돈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 청정 대한민국이 아닌 위드 코로나 전략으로 가야 할 것”이라고 한다. 겨울철부터 연례행사처럼 치르는 조류 인플루엔자(AI)가 사실상 토착화됐다고 주장하는 것과 비슷하다.

코로나 19 사태 속에 묻힌 것이 가축 질병이다. AI는 4월 6일 이후 추가 발생이 없어 종식으로 가는 것 같으나 안심하기는 이르다. 3000만 마리에 이르는 엄청난 조류가 살처분되고 매몰됐다. 매몰된 땅속에 동물 바이러스가 살아 있을까 우려된다. 전파속도가 빠르고 높은 치사율을 보이는 아프리카 돼지열병(ASF)도 안심해서는 안 된다. 닭, 오리, 돼지 등 동물에게 국한된 바이러스 질병이 사람에게 전염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인수(人獸) 공통 전염병이라 해서 동물에서 사람으로 혹은 사람에서 동물로 전염되는 병이 1400여 개나 된다. 감염병 팬데믹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인 조나 마제트(Jonna Mazet) 미국 UC 데이비스 대학 감염병학 교수는 야생에서 인간으로 옮겨올 수 있는 인수 공통(zoonotic) 감염 바이러스는 50만 종이며, 그중 밝혀낸 것은 0.2%에 불과하다고 한다. 바이러스, 박테리아, 곰팡이, 기생충 등 여러 매개체를 통해 얼마든지 동물 질병이 사람에게 생길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전염 경로도 다양하다. 동물의 타액이나 배설물, 진드기, 야채, 고기, 과일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 지구상에는 약 160만 개의 바이러스가 존재하는데 정체가 파악된 바이러스는 약 3000개 수준에 불과하다고 한다. 동물 질병에 대한 더욱 심도 있는 연구와 대책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사람의 건강에 못지않게 동물의 건강과 지구의 건강이 중요한 시대임을 코로나 19 사태로 알았다.

코로나 19 위기를 보며 한국 축산의 미래를 걱정한다. 축산은 농촌 경제를 뒷받침하는 중요한 축이다. 그동안 소고기, 돼지고기, 계란 등 축산물 가격과 수급 안정에 중점을 뒀다. 계란 가격이 오르자 수입해서 대처하는 상황이다. 가축질병과 분뇨처리 등 비관심 분야를 상대적으로 소홀히 했다. 분뇨처리도 퇴비나 액비로 만들어 논밭에 뿌리거나 전기나 가스를 생산하는 방식으로 대처해 왔다. 과거의 생각과 방식을 바꿔야 한다. 바이러스 등 신종 질병이 겹쳐 왔기 때문이다. 과거 방식으로 연간 5200만 톤의 가축 분뇨를 처리하기에 한계가 왔다. 2012년부터 해양투기도 금지됐으며 올해 3월부터 토양에 뿌리는 퇴비 부숙도 규정도 강화됐다. 오도 가도 못하는 가축 분뇨가 동물 질병이나 신종 바이러스 원인이 될까 두렵다. 동물유래 바이러스나 질병이 너무 많고,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도 많다. 동물 질병은 이제는 인간 질병과 같은 차원에서 다뤄야 한다. 동물도 살리고, 사람도 살리고 환경도 살리는 통합적 접근 방법을 찾아야 한다. 한국 축산의 미래는 얼마나 효과적으로 통합적 방법을 찾고 과거 방식에서 탈피하느냐에 달려 있다.

코로나 19 바이러스의 원인으로 기후변화를 든다. 기후변화로 지구 온도가 높아지자 서식지를 잃어버린 박쥐 등 야생동물이 인간의 거주지로 침입해와 바이러스가 침입하였다는 주장이다. 지구 온난화로 동토에 갇혀 있는 사체가 녹아 새로운 바이러스를 발생시킨다는 주장은 여러 곳에서 나온다. 시베리아 동토에서 발견된 사체에서 추출된 바이러스가 과거 스페인 독감으로 1억 명이 사망한 것과 같은 유형의 H1N1이라는 보고도 있다. 가장 피해가 심했다는 스페인 독감으로 1918~1919년에 걸쳐 약 1억 명이 사망하였다. 당시 16억 명의 세계인구 중 1억 명이 사망했다고 하는 것은 엄청난 피해다. 스페인 독감은 유럽과 소련,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에도 전파돼 1918~1919년에 약 14만 명이 사망했다. 당시 우리나라 1700만 인구 중 14만 명이 사망한 엄청난 피해였다.

스페인 독감이 발생하고 100년이 지났다. 100년 주기의 인류 위기설이 다가온다. 2020년 연말부터 코로나 19 바이러스로 전 세계가 고통을 받고 있으며 한국도 비껴갈 수 없는 총체적 위기이다. 한국 축산도 바이러스 위기에 대비하여 대안을 찾아야 한다. 경상북도에서 처음으로 축산 분뇨를 고체화하여 처리하는 방안을 시도한다. 발상을 전환한 혁신적 대책이다. 연구개발과 실증 시험을 통해 현실화되어 간다. 농식품부, 환경부, 산업자원부도 부처 이기주의를 벗어나 지자체와 협력하는 새로운 협업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사람, 동물, 환경을 포함하는 통합적 방안을 만들어 성공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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